깊은 시간으로부터 - 발아래에 새겨진 수백만 년에 대하여
헬렌 고든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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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구조론의 확립은 지질학을 꽤 그럴싸한 과학으로 만들어주었다. 당시까지 지질학은 관찰 위주였고, 본질적으로 별개로 보이는 사실들을 수집하는 활동이었다. "모든 과학은 물리학 아니면 우표 수집"이라는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의견(추정)과 다를 바 없었다. 판구조론은 지질학의 거대 이론이 되었다. 생물학의 다윈주의,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지구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판구조론의 발판 위에 확립되었다. "아직 더 알아내야 할 것은 아주 많지만, 그런 규모로 일어날 만한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더럼 대학교의 지구역학자인 필립 헤론은 이렇게 말했다.

_ 언덕 위의 악마 중 - P97

단층은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암석에 응력과 변형이 축적될 때에 만들어진다. 암석은 움직이는 판으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아 휘어지기 시작하다가 어느 날 단층 파열이 일어나면 격렬하게 부서진다. 우리는 이것을 지진이라고 부른다.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에 항상 지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이 특별한 판의 경계 근처에서 살아가면서 감수해야 하는 결과 중 하나이다.

_ 언덕 속의 악마 중 - P103

나는 변화하고 이동하는 암석을 생각했다. 대서양에 있는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서는 확장이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북아메리카와 유럽이 점점 멀어지면서 런던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 편의거리가 해마다 몇 센티미터씩 길어지고 있다. 북쪽으로 이동 중인 아프리카판은 지중해를 점점 더 좁게 만든다. 언젠가는 모로코에서 마드리드까지 일직선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육상에 있는 또다른 판의 경계인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서는 아프리카판이 천천히 찢어지고 있다. 언젠가 그곳에는 새로운 대양이 탄생할 것이다.

_ 언덕 속의 악마 중 - P109

"만약 맨틀과 지각 사이에서 물질을 재활용할 방법이 없다면,
탄소, 질소, 인, 산소처럼 생명에 중요한 원소들이 암석에 갇힌 채로 그대로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판구조라는 컨베이어벨트는 탄소를 많이 포함한 암석을 맨틀 속으로 끌어당겨 녹임으로써 해로운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판구조의 도움으로 우리가 숨을 쉬는 셈이다.

_ 언덕 속의 악마 중 - P111

지진을 예측하려면 암석의 특정 부분에 누적된응력과 변형이 정확히 언제 한계점에 이르는지, 그래서 화강암이나 현무암이나 사암을 산산조각 내고 땅을 뒤흔들 에너지의 파동이 주변 경관을 따라 언제 퍼져나갈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프릭셀이 말했다.

_ 언덕 속의 악마 중 - P112

오늘날 진지한 과학자들에게 예측은 아픈 손가락이다. "미국 지질조사소는 단기적인 예측을 시도하기보다는 건축물의 안전성 개선을 도움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진의 위험을 줄이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의 웹사이트는 이렇게 알리고 있다.

_ 언덕 속의 악마 중 - P122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볼 때, 지진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 규모에서 볼 때는 결정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불규칙하게 일어난다."

_ 엌덕 속의 악마 중 - P128

백악에 대한 연구는 때로는 "연암soft rock" 지질학이라고 불린다. "연암"전문가들은 사암과 석회암 같은 퇴적암을 연구하는 반면, "경암hard rock" 지질학자들은 화강암이나 점판암 같은 화성암과 변성암을 연구한다.

_ 사라진 대양 중 - P138

"영국 남부의 노스다운스와 사우스다운스는 프랑스 북부의 샹파뉴지방과 비슷해요. 따라서 이 남동부 지역에서는 아주 품질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된다고 해요." 크리스 화이트가 내게 설명했다. "우리는온도 조건도 같고, 테루아terroir(풍토에서 오는 특유의 향미/옮긴이)도 같고, 비탈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햇빛도 최대로 받고, 백악질 토양은물을 싫어하는 포도가 뿌리를 물에 적시지 않고도 필요한 양분을 확실히 빨아들일 수 있게 해줘요."
패런트의 말처럼, "영국 해협은 별것 아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퇴적층이므로, 백악에 브렉시트Brexit는 없다."

_ 사라진 대양 중 - P143

노두가 별로 없는 곳에서 백악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패런트가 "경관을 읽는 능력"이라고 부르는 능력의 개발에도 크게 의존해야 한다. 능력은 지표면을 연구함으로써 땅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봄과 가을이 이런 종류의 연구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_ 사라진 대양 중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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