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자라는 아이들은 현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덜 건강한 삶을 살 뿐만 아니라 수명도 더 짧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일찍 무덤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먹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함께 무덤으로 끌고 들어가는 식으로 먹고 있는 셈이다.

_ 잉태와 출산 중 - P410

우리 신경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말초신경계는 손상되면 다시 자라서 치유가 되는 반면, 뇌와 척수에 있는 더욱 중요한 신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손가락을 베였을 때에는 그 신경이 다시 자랄 수 있지만, 척수가 손상되었을 때에는 그런 행운을 누릴 수가 없다. 척수 손상은 안타까울 만큼 흔하게 일어난다. 미국에서는 척수가 손상되어 마비된 사람이 100만 명이 넘는다. 미국에서 척수 손상의 절반 이상은 교통사고나 총기사고로 생기며, 짐작할 수 있겠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척수를다칠 확률이 4배나 높다. 특히 16-30세의 확률이 높은데, 총기와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나이는 되었으나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잘못 사용하기가 쉬운 나이이기 때문이다.

_ 신경과 통증 중 - P420

급성 통증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어요. 뭔가가 잘못되었으니까 살펴보라고 알려주는 거죠. 당시 사람들은 만성 통증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목적이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사실 만성 통증에는 목적이 아예 없어요. 그냥 어떤 체계가 잘못되어서 생기는 거예요. 암이 어떤 체계가 잘못되어서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만성 통증의 몇몇 유형들이 뭔가의 증상이 아니라 질병 자체라고 봅니다. 급성통증과 다른 양상으로 악화되고 유지되는 질병이라고요.

_ 신경과 통증 중 - P422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이다. 1차성 두통은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처럼 식별할 수 있는 직접적인 원인이 전혀 없는 두통을, 2차성 두통은 감염이나 종양 같은 어떤 원인이 있어서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_ 신경과 통증 중 - P423

플라세보의 한 가지 단점은 그것이 우리의 마음이 얼마간 제어할 수있는 문제들에는 이따금 효과를 보이지만, 의식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라세보는 종양을 줄이지도, 좁아진 동맥에 달라붙은 판을 떼어내지도 못한다. 더욱 공격적인 진통제도 그런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적어도 플라세보는 그 약을 먹은 사람을 일찍 무덤으로 보내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_ 신경과 통증 중 - P428

당혹스러운 집단 발병, 특히 작은 규모로 일어나는 집단 발병은 우리의 짐작보다 더 흔하다.

_ 질병 중 - P432

어떤 질병이 유행병이 될지 여부는 네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즉 얼마나 치명적인가, 새 희생자를 얼마나 잘 찾는가, 격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백신이 얼마나 잘 듣는가이다. 가장 무시무시한 질병은 사실 이 네가지에 잘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 실제로 그런 질병을 무시무시하게만드는 특성 자체는 전파 효율을 떨어뜨릴 때가 많다.

_ 질병 중 - P435

이렇게 보면 나쁜 일들이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다. 에드 용은 애틀랜틱」에 쓴 글에서 조류와 포유류의 바이러스 중에서 종 사이의 장벽을 넘어서 우리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80만종류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_ 질병 중 - P437

모든 감염병의 약 60퍼센트가 인수감염(zoonotic, 즉 동물에게서 유래)이라는 추정도 나와있다. 농경은 교역과 문자와 문명을 낳았지만, 수천 년 동안 충치, 성장저해, 건강 악화도 가져왔다.

_ 질병 중 - P438

파커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지 2년 뒤인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가 지구에서 박멸되었다고 선포했다. 인간의 질병 중에서최초이자 지금까지 유일하게 박멸된 사례이다. 공식적으로 천연두 표본은 전 세계에 단 두 곳에만 남아 있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CDC의 냉동고와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인근의 한 러시아 바이러스연구소에 있다. 두 나라는 남은 표본을 없애겠다고 몇 차례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2002년 CIA는 프랑스, 이라크, 북한에도 아마 표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연히 남은 표본이 있는지, 있으면 양은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모른다. 2014년 누군가가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 식품의약청의 창고를 뒤지다가 1950년대에 보관한 천연두병들을 발견했다. 균은 아직 살아 있었다. 그 병들은 폐기되었지만, 그사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놓친 표본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_ 질병 중 - P442

하나는 유전병이다. 20년 전에는 알려진 유전병이 약 5,000가지였다. 지금은 7,000가지에 달한다. 유전병의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유전병을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이 향상되었을 뿐이다.

_ 질병 중 - P446

희귀병은 2,000명에 1명 이하로 나타나는 병이라고 정의되는데, 거기에는 역설이 하나 있다. 각각의 희귀 유전병에 걸린 사람은 적지만, 다 합치면 많다. 약 7,000가지의 희귀 유전병을 전부 더하면, 선진국 주민 중 17명에 약 1명꼴로 한 가지 병에 걸렸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그다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 질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아주 소수이기 때문에, 그 병이 연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다. 희귀병 중 약90퍼센트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전혀 없다.

_ 질병 중 - P448

킨치는 이렇게 말한다. "2월부터 8월까지 새로운 독감 백신을 만듭니다. 독감이 유행하는 계절이 왔을 때 대비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그러나 진정으로 강력한 새로운 독감이 출현했을 때,
백신이 정말로 표적을 제대로 맞췄다고 보장할 수는 없어요."

_ 질병 중 - P450

"우리는 몸이다. 몸은 고장이 난다."
-톰 러벅, 다음에 알릴 때까지, 나는 살아 있어(Until Further Notice, I Am Alive)』 - P451

한마디로 암은 섬뜩하게도 자신을 죽이려고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몸이라고 할 수 있다. 허가받지 않은 자살이다.

_ 암 중 - P453

"암은 우리가 진화를 위해 지불하는 대가입니다. 우리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못하면 우리는 결코 암에 걸리지 않을겁니다. 대신에 진화도 할 수 없겠지요. 영구히 고착되어 있을 겁니다. 이 말은 진화가 개인에게는 힘겨울 때도 종종 있지만, 전체적으로 종에게느 이루다는 뜻입니다‘

_ 암 중 - P455

「이코노미스트」에는 우울한 글이 실렸다. "65세 이후에 죽는 미국인의약 3분의 1은 생애의 마지막 석 달을 집중치료실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_ 결말 중 - P494

이제는 조금 화제성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노화에 관한 논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용어가 두 가지 더 있다. "활성산소(자유 라디칼, free radical)"과 "항산화제(antioxidants)"이다. 활성산소는 대사 과정에서 세포에서 잠시 생성되는 노폐물로, 산소 호흡의 부산물이다. 한독성학자(性學者)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다. "호흡의 생화학적 대가가바로 노화이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분자이며, 영양제의형태로 항산화제를 많이 섭취하면 활성산소의 노화 효과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불행히도,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과학적 증거는 전혀 없다.

_ 결말 중 - P496

종합하자면, 65세를 넘은 사람들 중 3분의 1은 치매로 죽을 것이다. 치매가 사회에 안기는 부담이 엄청난데도, 이상하게 거의 모든 사회는치매 연구에 소홀하다. 영국에서는 국민의료보험이 치매 환자에게 쓰는비용이 연간 260억 파운드에 달하지만, 치매 연구에 투자하는 예산은 9,00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심장병 연구에 1억6,000만 파운드, 암 연구에 5억 파운드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적다.

_ 결말 중 - P5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