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중개자들 - 석유부터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
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 김정혜 옮김 / 알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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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석유 시장의 반응은 동물적이었고 잔인했다. 전략비축유를 푼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브렌트유 가격은 거의 35퍼센트나폭락했다. 일일 최대 하락폭이 갱신되는 순간이었다. 1991년 1월, 단하룻밤 사이 홀은 1억 달러를 잃었다. 1990년 천문학적인 이익을 기록한 뒤 피브로에너지는 1991년 적자로 마무리했다.

_ 황제 계승식 중 - P201

1990년대의 원자재 중개 업계의 성공 공식은 리치 때와는 달랐다. 패기와 인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제 파생상품의 진화까지 이해해야 했다.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해졌는데, 거래 한 건에 회사를 거는 용기보다 위험을 관리하는 능력이었다. 이제 리치 같은 트레이더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_ 탐욕의 파티가 끝나다 중 - P234

한 시대를 장식한 트레이더는 그렇게 몰락했다. 하지만 돈이 된다면 어디든 달려가고, 위험을 무릅쓰고, 양심이나 도덕심 따위는 집에 두고 와도 좋다는 리치의 철학만은 계속됐다. 리치의 제국을 계승한 이들 모두가 그 철학을 신봉했고, 리치의 발자취를 이어 갈 준비를 마친 셈이었다.

_ 탐욕의 파티가 끝나다 중 - P230

25년간 트라피구라를 진두지휘하면서 도팽은 세대를 초월해 모든 트레이더에게 멘토가 됐을 뿐 아니라, 근면한 직업윤리와 사적인관계를 우선시하고 위험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트레이더를 키우는 ‘사관학교 교장‘ 같은 존재였다.

_ 탐욕의 파티가 끝나다 중 - P233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정·재계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권력의 사유화‘였다. 이 특징은 원자재 중개 업체와 결합해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비시냅스키의 말을 들어 보자.
"모두가 파트너를 찾는 데 혈안이 됐습니다. ‘누가 힘이 될까? 누가 돈이 될까? 누가 돈줄이 될까?‘ 하면서요. 이런 상황은 살아남은모든 당사자에게 윈-윈이었습니다."

_ 쓰레지는 제국 중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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