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사물
조경란 지음 / 마음산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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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오늘 집을 나섰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이야기,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_ 색종이 중 - P176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조그맣고,
닿을 수 있고, 가깝다.

_ 지도 중 - P186

구두든 가방이든 무엇이나 제대로 관리하면
생각보다 오래 쓸 수 있다.

_ 구두약과 솔 중 - P217

만든 것이든 받은 것이든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에는 저절로 이런 말을 하게 되지 않나.
잘 먹겠습니다.

_ 도시락 중 - P238

나이가 들수록 미각을 잃어가는 엄마는 간을 짜게 하니까. 나는 엄마가 끓여놓은 국에 자주 생수를 부어 먹어야 한다. 그래도 국과 반찬이 짜고 입에 맞지 않더라도 내일은 엄마이 가지무침 정말 베리 굿이네, 라고 말해볼까.

_ 밀대 중 - P245

커피 향이 퍼지면
마음은 누그러져버리면서
뭐 이정도도 괜찮잖아?
싶다.

_ 핸드밀 중 - P249

와인이든 독서든 여행이든 저마다의 다양한 방식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순간을 누군가 나에게 만들어주던 시간은 다 지나가버렸을 수도 있고, 이제 스스로 만들어야 할 나이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여간 아직도 빵 한 덩어리에 와인 한 병 있으면 그 저녁은 괜찮다고 여긴다. 아니, 그 정도면 즐거운 거다.

_ 와인 코르코 중 - P260

그날 생각해보니
가장 최근에 엄마께 드린 선물이라면
그 슬리퍼 외에는 떠오르는 것도 없었다.

_ 슬리퍼 중 - P266

좋은 선생, 좋은 작가, 좋은 딸, 좋은 시민, 좋은 사람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하든 무엇이 되든, 매일밤 잠들기전 필통과 책가방을 챙기는 마음으로 비기너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3월 이맘때가 되면 늘 그렇듯.

_ 페이퍼 클립 중 - P271

우리는 이 ‘환경‘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고 있으며 그래서 소중히 보살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면 지나칠까.

_ 에코백 중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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