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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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정을 받으면 편하게 놀고 돈만 타 먹을 것이라는 무지한 편견과는 달리 많은 정신질환자들은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를 간절히 원한다. 낙인과 배제로 적절한 직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어떻게든 직장에 적응하려 하다가 병세가 악화되는 일도 많다. 그 결과 정신장애인의 고용률은 10명 중 1~2명 수준이며, 평균 가구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장애인 가구의 평균 소득보다도 훨씬 낮은 소득을 얻는다. 그럼에도 중증 정신질환자의 장애인 등록 비율은 10퍼센트대에 머물고 있다. 정신질환자 대다수가 기초수급으로 생계를 꾸며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_우리는 모두 정신질환자이다: 신경 다양성으로 바라보는 세상 중 - P267

이런 일련의 과정에 동반되는 것은 토복령 같은 ‘기적의 식물‘을 둘러싼 ‘발견의 수사‘이다. 그런데 유럽이 대체재를 찾기 시작하면서 중국산 토복령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한 기억들은 점차 사라져가고 대신 아메리칸 사르사를 발견한 과정은 인류의 엄청난 발견 혹은 혁신의 순간으로 미화되는 수순을 밟는다.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매독을 인류가 정복해가는 역사에서 토복령이 갖고 있던 약재로서의 권위를 삭제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약재와 그것에 대한 통제를 다루는 의학의 발전사를 ‘중국‘을 뺀 채 유럽이 독점해가는 과정이었다.

_ 근대 약학 시스템으로의 더딘 진입 중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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