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편지
너희는 눈부신 햇살이 되라
두려워하지 않는 화살이 되라
무릎을 꿇지 말고 당당히
새벽거리를 걸어가는 북풍이 되라
날개를 꺾지 않는 새들이 되라
너희는 먼동이 트는 새벽이 되라
눈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볏단처럼 쓰러져간 벗들을 위해
벗들의 맑고 슬픈 눈동자를 위해
기다리는 자의 새벽별이 되라
새벽의 고요한 눈길이 되라
밤을 밝히는 자에게만 새벽은 찾아오고
바라보는 자에게만 별들은 빛나나니
떠나온 곳 돌아보면 갈 길은 멀고
다시 가야 할 곳 어둠의 끝일지라도
너희는 저 푸른 보리밭의 청보리가 되라
끝끝내 두려워하지 않는 화살이 되라 - P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