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피하려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므로 때로는 고통을 피하려고 스스로 죽기도 한다. 해피에게는 아이없이 살아가는 삶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건, 희망을 찾은 게 아니라 희망을 버렸다는뜻이었다. 그 사실만은 남편과도 공유할 수 없었다. 희망이라기보다는 살아가야만 하는 최소한의 근거를 찾은 건 그로부터 사 개월뒤의 일이었다.
_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중 - P27
그녀는 점점 고통에 매혹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엄마처럼자신의 인생도 실패했다고 여기게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가 착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력적이기 때문에인생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공이니 실패니 하는 따위의 것들이 아니었다. 그녀가 점점 고통에 끌리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 욕망은 참으로 낯설기만 했다.
_ 기억할만한 지나침 중 - P43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만한 열망이 전혀 없었다. 열망이 없는 것보다 더 비참한 것은 무엇보다도 부끄럽다는 점이었다.
_ 기억할 만한 지나침 중 - P55
우리는 어리석다는 이유만으로도 당장 죽을 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 삶에감사해야만 한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나날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해되기만을 기다리며 어리석은 우리들을 견디고 오랜 세월을 버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_ 세계의 끝 여자친구 중 - P61
스물다섯의 고민이란 그 고민마저도 꼭 그만큼이라는 것. 원하는 만큼이 아니라 꼭 그만큼이라는 것.
_ 세계의 끝 여자친구 중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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