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무게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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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랜드는 표준 중국어 어학 강좌에 등록했다. 성조 때문에 교사의 도움 없이는 배우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있어서 어려움의 화신인 언어였다. 음반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직접 발음하고 또 발음하며 계속 교정을 받아야 했다. 그는 한 글자 한글자, 성조 하나 하나 읽기 시작했다. 하루에 열 개씩 배운다 쳐도1천 자를 공부하려면 석 달 이상이 걸렸다. 비이성적이고 정신 나간 일이지만 몰락과 사라지는 시간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는 광기를 느끼고 그 광기 속에서 이를 악물었다. 종양이 자라는 뇌는 그가 불굴의 의지, 단어 영역에서 모든 장애물을 넘어서는 집중력, 숙련된 기억력으로 무장하고 맞서는 적이었다. 범죄자이자 독재자, 악령이었다. 2주 후, 아침 여명에 찌르는 두통을 느끼며 그는결국 중국어를 포기했다. - P93

‘내 인생의 시간으로 뭘 했던가?‘ 스스로 이렇게 묻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입에 캐드버리 초콜릿을 물고 지하철 승강장에 서 있을 때는 이 질문에 평소와는 다른 다급함이 드리워 있었다. 이유를 댈 수는 없었지만, 레이랜드는 현재에 목말랐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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