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면 길이 된다
이상헌 지음 / 생각의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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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층계급에게는냄새가 난다." 오웰은 기득권층이 이 세 마디 무시무시한 단어로 하위계층을 제압한다고 했다.

_ 이모 집의 냄새 중 - P29

2019년 11월 <경향신문>이 그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분들1,200명을 모두 호명해 내었다. 40~50대가 50퍼센트를 넘고, 대부분 50인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셨다. 우리 이모부 같은 사람들이다. 나는 저 많은 분들이 세상에 남겨둔 가족들이 궁금했다. 그들이 견디어 냈을 팍팍한 삶이 그들의 이름 밑에서 훌쩍거리고 있을 것 같았다.

_ 이모 집의 냄새 중 - P31

(다시 날짜 불명)이 모든 것들이 참으로 기괴하여 내 한번 따지려 하니, 나도 숨어 있는 자요, 저 죽음에 기대어 사는 자다.
나도 저 당당한 식인의 풍습에서 평온한 것이다. 그래서 콜럼버스처럼, 나도 편지에 적어 알리지 않고 여기에 홀로 적어둔다. 설마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겠는가.

_ 광인일기, 식인의 풍습을 보았다 중 - P37

따라서 죽을 각오는 비대칭적이다. 죽을 각오를 하거나 권하는 사람 중 죽은 사람은 드물고, 그런 각오의 압력 속에 선택의 여지 없이 묵묵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죽는다. 죽을 각오로 일 하라고 해서 ‘죽을 만큼‘ 일하면 소리 내기도 힘들기 때문에 소리 없이 죽는다.

_ ‘죽을 사회‘를 권하는 사회 중 - P42

명량해전에서 시퍼런 칼날을 세우던 "사즉생"은 오늘날 시뻘건 탐욕과 뻔뻔한 무책임을 감추는 방패가 되었다. 하릴없이 충무공에게 불평한다.

_ "죽을 각오"를 권하는 사회 중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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