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역사 - 지금껏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소비하는 인간의 역사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도자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유럽의 엘리트는 중국도자기에서섬세하고도 낯선,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이것은 ‘노벨티(novelty, 새로운 것, 참신한 것)‘에 열광하던 당시의 문화적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 이후 감식안이 엘리트의 새로운 미덕으로 떠오른 것과도 관련이 깊다. 메디치 가문 등이 열성적으로 예술작품 생산을 후원하고 수집했던이유는 그것이 세속적인 권력을 뒷받침할 만한 미덕, 즉 교양과 미적 감각을지니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비르투오소(혹은 버튜오소, Virtuoso)라고 불리게 된다. 미덕美德, Virtue에서 유래한 이 말은 예술이나 도덕에 상당히 조예가 깊은 사람을 뜻하는데, 나중에는 특별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중국도자기의 유럽적 변신 중 - P60

즉, 중국도자기를 사들이는 일은 말콤 워터스Malcolm Waters의 주장처럼 "단순히 물질가치만이 아니라 상징가치의 형태로 소비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중국도자기를 사들이고 전시하는 일은 유럽의 지배계급에게 특권에 걸맞은 행동과 미덕을 실천하는 일인 동시에 자신의 지위를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_ 중국도자기의 유럽적 변신 중 - P62

이런 맥락에서 비누로 손 씻기는 개인적 필요에 의한 단순한 행위가 아닌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가 될 참이었다. 나아가 제국은 청결과 불결이라는 이분법으로 사회적 위계를 설정하고 분리를 정당화할 태세였다.

_ 검은 피부, 하얀 비누 중 - P79

비누가 가장 제국주의적인 상품으로 꼽힐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크기가 작아서 운반이 용이했을 뿐 아니라, 진보와 위생이라는 기치아래 제국주의의 강압적 이미지도 희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_ 검은 피부, 하얀 비누 중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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