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머님, 아버님, 나래는 멍때려서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는 게아녜요. 설명을 못 알아들어서 멍때리는 거예요. 둘은 완전히 다른거예요. 하나는 치료가 되고 하나는 치료가 안 되니까요. 지능검사 한번 받아보시겠어요?"
_ 하긴 중 - P11

문의 딸인 초롱과 보미나래는 동갑이었다. 마누라들이 임신했을 때, 문과 나는 백민투, 조민중, 이애국 같은 이름은 짓지 말자고했다. 최악도 감당하는 아비가 되자고 했다. 자식이 보수 우익의젊은 기수가 되건 서울역에서 기타 치며 포교 활동을 하는 종교인이 되건 내 구미에 맞게 조련해 키우지 않겠다는 급진적인 양육관이었다.

_ 하긴 중 - P14

문은 자연스럽게 아내를 제수씨라고 불렀다. 부탁을 위계로 치환해내는 문의 감각은 원체 탁월했다. 문은 다른 사람의 부탁을 약자 원숭이의 굴복 행위 보듯 본다. 틀린 것도 아니다. 자식의 일 앞에서 부모란 다 그렇게 되는 것이다. 엉덩이도 까고, 털 속의 통통한 이도 잡고, 자존심도 뭣도 없이.

_ 하긴 중 - P16

나는 그 말이 좋았다. 하긴 하는 남자는 당위를 내세우는 남자와 무책임한 남자 사이에 있는 남자다. 하기로 했으면 해야만 하는고지식한 남자도 아니고 한다고 해놓고선 안 하는 불성실한 남자도 아닌, 약간 힘을 뺀 채 나른하게 완수하는 하긴 하는 남자.

_ 하긴 중 - P19

"너, 세상천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아냐? 자식새끼 눈깔이다."

_ 하긴 중 -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