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은 여하튼 여분을 싫어하는 글이다. 아니, 글이 아니라 그것은 도면에 가깝다. _ 합숙 중 - P53
종종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며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냐고 묻는데, 기쁜지 어떤지는 둘째 치고 ‘끝‘이라는 글자를 써넣은 뒤에는 가슴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 같은 것이 휙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오랫동안 내 안에서 둥지를 틀고 나를 지배해온마귀가 맥없이 사라진 듯한, 안도감 같기도 하고 외로움 같기도 한감각이다. _ 합숙 중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