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유럽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지금도 기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뮌헨에서 출발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뮌헨에서 취리히까지는 4시간, 뮌헨에서 파리까지가 6시간, 뮌헨에서 피렌체까지는 7시간 반, 뮌헨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8시간, 뮌헨에서 잘츠부르크까지는 1시간 반이면 충분했다. 한 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꿈꾼다면 뮌헨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_ 뭔휀 (독일) 중 - P344
사진의 초점이아닌 마음의 초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자, 그제야 여행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가 ‘단순한 여행의 감상이 아니라, 내 고민과 방황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은 내밀한 여행기를쓰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 장소, 그곳이 바로 ‘먼 곳을 향한그리움‘이 불꽃을 피워 올린 도시, 뮌헨이었다.
_ 뭔헨 (독일) 중 - P354
나는 그날 깨달았다. ‘마음의 봄‘이지닌 감성의 온기만으로도 움츠러드는 겨울 나그네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을 천사의 가이드를 받아 찾아간 던디의 브로우티 페리, 그곳에서 나는 한겨울에도 마음의 봄을 품어 안는 법을 배웠다.
_ 던디 (영국) 중 - P154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인터뷰를 통해 ‘셰어하우스를하며 거리낌없이 ‘낯선 이방인‘을 자신의 삶 깊숙한 곳으로 초대할 수 있는 핀란드 사람들. 가구를 물려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길가에 버려진 가구를 멀쩡하고 어여쁘게 개조하여 가구비 하나 안 들이고 새집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 넓은 집에 욕심을 내어 부동산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있는 집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꾸며 기나긴 겨울 동안에는 ‘내가 직접 꾸민 인테리어 디자인‘의 묘미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
_ 헬싱키 (핀란드) 중 - P164
만약에 어떤 사람이 수백만 개의 별들 중에서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별을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히 행복해질 거야. ‘저 별 어딘가에 내 꽃이 있겠지‘ 하면서 말이야. -생텍쥐페리, 『어린왕자』중에서 - P166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중세의 문화나 역사에 대한 그리움을간직하는 이유는 삶의 과정 한 컷 한 컷이 골목길 곳곳에 묻어나던 정겨운 삶의 현장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까. 실을 한 올한 올 자아내서 옷감을 만들고 그 옷감을 직접 사람의 몸에 대보고 하나하나 치수를 재서 마름질하고 재단이 끝난 옷감을 또 며칠씩 걸려 바느질을 해서야 옷 한 벌이 완성되는 동안, 사람들은 ‘내가 이 옷을 만들어냈구나‘ 하는 뿌듯함, ‘이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모두 내 것‘이라는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충족감을 잃어버렸다. 나 또한 가끔 뜨개질을 하고 싶다는 생각, 요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 재봉틀로 하루 종일 이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 때가 있다. 삶에서 무척 소중하지만 현대인이 한 번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는 그 창조의 기쁨이 그리운 요즘이다.
_ 요크 (영국) 중 - P171
장소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기억을 상기시키며 감정을 풍부하게 해주고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면, 비장소는 우리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생존과 일상의 공간이다. 오래된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는 의미 있는 ‘장소‘들이 많은 기억의 도시일수록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수, 파리의 장소들 중에서 - P174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면, 답장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리운 시공간에 가 닿을 수 있다. 그리움의 위력은 막강해서, 문장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 우리의 그리움은 끝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해줄 테니.
_ 파리(프랑스) 중 - P180
나는 우주가 내 앞에 펼쳐 보이는 광경을 보고 붓이 그것을 증언하도록 했을 뿐이다. (모네)
- 데브라 맨코프, 모네가 사랑한 정원 중에서 - P277
지금은 ‘거리 두기‘야말로 삶의 피로를 견디는 비결임을 알 것 같다. 그가 밉고 싫어서 거리를 두는 것이아니라, ‘나무‘를 넘어 ‘숲‘을 보기 위해, 세상의 평면도를 넘어 조감도를 굽어보기 위해, 나는 모네처럼 대상에서 ‘거리 두기‘를 배우고 싶어진다.
_ 파리(프랑스) 중 - P283
매킨토시가 항상 가슴에 품었던 아포리즘 중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정직한실수에는 희망이 있지만, 차가운 완벽주의에는 희망이 없다."
_ 글라스고 (영국) 중 - P317
글래스고는 그 푸르른 잎사귀들 사이에서 단연 빛나는 붉은 장미였다. 삶 속에서 남몰래 반짝거리는 예술의 순간을 발굴해내는 화가들처럼, 나도 일상이라 불리는 황량한 벌판에서 아슴푸레 반짝이는 황홀경의 순간을 발견해내는 글쟁이가 되고 싶어졌다.
_ 글래스고 (영국) 중 - P327
올바르게 또 떳떳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오직 그런 사실만으로도 능히 불행을 견뎌나갈 수 있는 것을 나는 증명하고 싶다.
_ 베토벤, 1819년 빈 시청에 보낸 편지」에서 - P328
사람들은 내게 ‘작가의 눈으로 여행하는 법‘을 묻곤 한다. 나는 ‘여행을 일상처럼 편안하게, 일상을 여행처럼 짜릿하게‘ 바꾸는삶을 꿈꾼다고 이야기한다. 내게 여행은 문학과 똑같은 것이었기에, 문학이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타인의 삶을 지금 여기에서 살게 해주듯이, 여행은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를 집처럼 다정하고 친밀하게 만들어주었다. 문학이 가만히 앉아서도 떠날 수 있는 최고의 마음 여행인 것처럼, 내게 여행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면서도 끝내 그 모든 곳에서 아름다운 나만의 집을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_ 에필로그 중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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