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여름 몇 달간 나의 주된 직업은 문학이 아니라 그림이다.
나는 눈이 허락하는 한, 우리의 아름다운 숲 언저리밤나무 아래에 앉아 테신의 맑은 언덕과 마을을 수채화로 그렸다. 십년전에 이미 나는 지상의 그누구도 나만큼 그곳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자부했는데, 그 이후로 더 많은 것을 더욱 속속들이 알게되었다. 내 그림 가방은 두툼해졌다. 해마다 그렇듯이 들판은 모르는 사이 조금씩 더 누런색을 띠었고, 새벽공기는 더 시원해졌으며, 저녁 산은 점점 더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_ 뉘른베르크 여행』 전집 7권 - 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