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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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변하는 걸 절감할 때마다 나는 그 사람을 떠올렸다. 기어이 시멘트 틈으로 고개를 내민민들레를 보았을 때, 후텁한 공기에서 물기가 맡아지거나, 인도에 떨어진 은행을 밟지 않기 위해까치발로 걷다가, 창틀을 뒤흔드는 혹한의 바람소리를 가만히 듣다가 문득문득 그 사람과 내가헤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잊으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 떠오르는 거야 당연했고, 그때마다그 사람이 몹시 보고 싶다는 걸 굳이 외면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때가 없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놀랍거나 새로울 것도 없었다.
_ 우리의 정류장 중 - P9

아침에서 저녁으로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계절이 바뀌듯이,

너무 당연해
이유를 붙일 까닭 없이,
그 사람과 나는 만나왔다.

_ 우리의 정류장 중 - P12

오늘은 쓸 수 있을까.

저 창문에 흔들리는
목련 가지에 대해서,

멀리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서,

늦은 밤 귀가하는 이의
가난한 발걸음 소리에 대해서,

갓 시작한 봄의
서늘한 그늘에 대해서.

_ 목련빌라 중 - P24

나는 누구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하게하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집안일을 했지만 나의 노력은 너무 쉽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되었다. _ 목련빌라 중 - P37

. 대가란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그래서 고맙다는 마음이면 되었다. 말뿐이어도 좋으니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_ 목련빌라 중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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