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 매료되지만 아름다움이 어딘지 모를 비린내를 품고 있다는 것에 낙담하는 과정을 겪고, 괴로움인 줄알았으나 괴로움이 종내는 비겁함의 다른 얼굴이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겪는다. _ 간극의 비루함 속에서 중 - P75
간단하게 실수를 인정했고 명쾌하게 용서를 구했다. 벌을 받든이해를 받든, 받을 것을 받았다. 후회를 하든, 반성을 하든, 할 것을 했다. 그랬기 때문에, 실수가 빚어낸 이야기 하나가 미담으로 서서히 변신할 수 있었다. 자꾸 매만져 보석처럼 윤이 나는 돌멩이처럼 반짝거리는 추억이 될 수 있었다. _ 실수가 찬란해지는 일 중 - P95
이야기의 불일치는 어긋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을 가장 제대로 보게 하는 유일한 방식일 수 있다. 우리 삶의 원래 모습과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_ 모든 이의 시점 중 - P116
아무 것도 사소하지 않다는 전제 속에서 구체적인 시어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사소함과 사소하지 않음, 소중함과 소중하지 않음, 쓸모없음과 쓸모없지 않음, 아름다움과 아름답지 않음, 이런 구분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특별함이다. _ 덧없는 환희 중 - P132
첫 시집을 출간하던 시절, 나는 상처와 흉터를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나은 느낌으로 살았다. 상처에는 통증이 수반되지만 흉터에는 통증은 수반되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어떻게든 잘 지나가려 애를 썼다. 그리고 흉터를 흉터라고 부르지 않고 흔적이라고 부르려고 노력했다. ‘흉터‘는 상처가 아문 자국을 뜻하는데, ‘상처‘보다 ‘아문‘에 더 의미를 둘 때에 그걸 흔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_ 피부 뜯기 중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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