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 못해. 어쩌면 사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무서운 일이라고,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알리바이로 아무 짓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_ 모래로 지은 집 중 - P156
물질은 사라지지 않는다. 변형될 뿐, 산화되어 재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물질은 아주 작은 부분도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한다. 그 과학적 사실은 어린 나에게 세상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다정하게 다가왔었다. _ 모래로 지은 집 중 - P162
그런 식으로 내가 나를 따돌렸던 것 같아. 너희에게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미워 보이고 창피했던 내 모습을 따돌렸어. 예전부터 그랬었어. 왜 내 모습이 그렇게 부끄러웠을까. 왜 나 스스로가 그렇게도 못나 보였을까. 저리 가. _ 모래로 지은 집 중 - P177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그 손으로 상대를 때리고 그 입술로 가슴을 무너뜨리는 말을 주고받아.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_ 모래로 지은 집 중 - P179
나는 무정하고 차갑고 방어적인 방법으로 모래를 사랑했고, 운이 좋게도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았다. 사랑만큼 불공평한 감정은 없는 것같다고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아무리 둘이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누군가가 비참해서도, 누군가가 배열해서도 아니라 사랑의 모양이 그래서. _ 모래로 지은 집 중 - P181
사람들은 내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은 철저히 계산적이며, 자기에게 득이 되지 않는 이상 낯선 사람을 결코 돕지 않는다고. 설사 도와준다 해도 그런 선의의 이면에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다는 오만한 기쁨이 어려 있다고. 그 말은 아마 많은 경우 사실일 것이다. 어쩌면 그도 나를 돕는 행동으로 자기 만족을 얻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지의 결과였든지 내가 당시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_ 아디치에서 - P246
들리는 것이라고는 바람 소리, 바람이 나뭇잎에 부딪치는 소리, 새들 소리, 가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노인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기침 소리, 웃음소리뿐이었다. 이런 소리는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아. _ 아치디에서 중 - P264
근데 그 간호사는 그런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았어. 기계적으로 일은 했지. 손이 빠르고 실수도 거의 하지 않아서 업무 평가도 좋게 받았어. 그런데 그게 끝이었어.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감정적인 요구를 하면 등을 돌려버렸으니까. 환자들 마음 같은 거, 그녀에겐 듣기 싫은 소음이었어. _ 아치디에서 중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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