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호주의 연구자 이사벨 조이 베어와 리처드 G, 토마스는 비의 냄새가 정확히 어디서 오는지를 연구하다가 ‘페트리코어‘ petrichor 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페트리코어(그리스어로 돌을 뜻하는 트라와 신화 속 신의 피를 뜻하는 이코(chor에서온 말)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끝에 비가 내릴 때, 혹은 단순히 마른 땅 위에 비가내릴 때 나는 상쾌한 냄새를 뜻한다. - P116

진화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진화 과정의 복잡함에 대해서 대단히 익숙하더라도, 그 모든 것의 혈통이 얼마나 고대로부터 내려온 것인가를 기억해보는것은 훌륭하고 또 아름다운 일이다. 우리는 다리가 달렸기도 했고 비늘로 덮였기도 했다. 척추가 있기도 했고 없기도 했다. 산꼭대기에서 숨을 쉬었고 수중 호흡은하지 않았다. 날개도 달렸었다. 사랑니는 아직도 남아 있다. - P119

이 같은 연소 과정, 그리고 근사한 풍경을 만드는 잔해 덕분에 ‘다환방향족탄화수소’라 불리는 물질이 온 우주 구석구석까지 흩뿌려진다. 이 화합물들 때문에 우주에서는 뜨거운 금속과 디젤 연기의 냄새,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달콤한 탄내의 향연이 빚어내는 기묘한 냄새가 난다. - P125

우주가 지금은 우주라떼 색일지 몰라도, 영원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별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색은 서서히 바뀌어간다. 젊은 별들은뜨거워서 근사한 파란 빛을 띠고, 더 늙고 차가운 별들은 점차 붉은 빛을 발한다. 수십억 년 전의 과거에는 젊고 격렬한 별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아서 우주는 수레국화 같은 푸른빛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수십억 년 동안에도 우주는 계속변모할 것이고, 짜릿하게도, 점차 베이지색으로 물들어갈 것이다. - P131

남극광이 북극 오로라보다 덜 주목받는 이유는 대개 바다 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육지에서 보려면 위도가 비슷한 호주나 칠레, 뉴질랜드의 남단, 혹은 사우스조지아 섬이나 포클랜드 제도 등 남극 근처로 가야 한다. 육지에서 본다고 해도 지평선 저 멀리에 겨우 보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우리 눈은 빨간색보다 녹색을 더 잘 감지하는데 북극 오로라는 주로 녹색이고 남극광은 좀더 붉은빛을 띠는 경향이 있다. - P137

겨울이 되면, 잎이 없는 나무는 호흡기관 대부분을 잃고 조용히 지낸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없고 누가 집에 데려가지도 않아서 정처 없이 어슬렁거린다. 그러다 6월이 오면 새로 자라난 수십만 개의 푸른 잎이다시 생기고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 공기를 완전히 문자 그대로 청소한다. 더 북쪽의 숲으로 갈수록 이산화탄소는 더 특별히 눈에 띈다. 이 같은 청소는 날이 추워질 때까지 계속되다가 11월이 되면 상황이 뒤바뀐다(그리고 계속 반복된다). - P141

동기화라는 과학 분야는 아직 겨우 걸음마를 떼는 단계에 있다. 수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은 그렇게 흠잡을 데 없이 멋진 현상이 어떻게 아무런 의도나 노력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 P148

태양이 한 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천문학적 1년이라고 하는데, 이는 시속 82만 8,000킬로미터에 해당한다. 이렇게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여도 은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지구 시간으로 약 2억 3천만 년이나 걸린다. - P151

밤하늘을 2차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별자리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밤하늘의 별들을 가상의 선으로 연결해 상상 속의 윤곽을 만들어내곤 한다. - P155

그렇다고 불안해할 것은 없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지식의 성장과 해체에도 다른 어떤 것에 못지않은 형태와 질서가 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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