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중앙의 엘리트 사회에서 지역 출신이 가파르게 준 것도지방지배체제가 쇠퇴한 또 다른 원인이다. 엘리트들의 지위 경쟁에서 지연이나 학연의 중요성이 떨어지면서 지방이 중앙에 영향을 미칠 수단이 사라지게 됐다. 재경 엘리트‘가 줄어든 기본적인 이유는 과거 호남인의 대규모 이동으로 지역 내 학령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과 지역의 격차가 커지고, 명문대 입시 등에 부모의 학력이나 경제적 지위가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지방 출신의 경쟁력은 급격히 하락했다. 과거 호남은 차별 속에서 ‘어느 지역 출신인지‘보다 ‘등수가 중요한 고시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_ 지방지배체제의 균열 중 - P211

현재 중앙정부 장·차관 내지 차관보까지 역임한 60년대생~80년대 학번 재경 엘리트들의 주된 거주지는 서울 강남 3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요직을 맡은 호남 출신 경제 관료들이 서초구, 강남구, 분당 등에 사는 데서 잘 드러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무관 시절에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설움을 느끼기도 했고,
정치권력의 부침도 겪었지만 결국 고위직에 앉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명문대를 나오고 번듯한 일자리를 얻은 이들의 자녀들이가진 핵심 정체성은 ‘강남 출신‘일 것이다. 부자가 대를 이어 장관을 역임한 전북 출신 가계가 있다. 두 사람 모두 훌륭한 인품과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아버지는 압구정동에 살면서도곡동 아파트에 월세를 놓고 있는 2주택자로, 유튜브 보수 우파방송에 다달이 후원금을 낸다. 아들의 경우 도곡동을 거쳐 현재 압구정동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들의 고향에 대해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호남 출신 엘리트 가계의 미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사례다.
_ 지방지배체제의 균열 중 - P213

이 문제는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이기도 하다. 청년이나 중장년이 일할 만한 일자리가 만족스러운 규모로 창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호텔과 복합쇼핑몰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다수가 저임금·미숙련 노동이라 하더라도 매력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이 대전 유성구에 백화점과 복합문화시설을 결합한 초대형 매장을 열면서 3,000명을 채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식을 전한 기사에 광주시와 상인단체, 정치권을 성토하는 댓글이 넘쳐난 것"이이를 방증한다. _ 지방지배체제의 균열 중 - P217

복합쇼핑몰 유치 논란은 이러한 점에서 광주의 기존 지방지배체제 유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건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자본이나 개발사업을 따와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좀처럼 성과를 내기 힘들게 됐다. 경제 구조의 변화로지역의 여건은 전방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원정 쇼핑‘은 소비측면에서도 지역의 주변부화를 보여준다. 함께 일치단결해 파이를 키운 뒤, 나누어 먹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지역민들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격심한 갈등을 빚는다. _ 지방지배체제의 균열 중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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