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자신에게 숨기고 싶거나 노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어떤 부끄러운 결함이 있다고 생각될 경우, 이 부끄러움은 타인의 판단 또는 자신의 판단, 둘 중의 하나에 기인한 것이다. 결점을 숨기고자 하는 동기는 남의 비난 또는 나 자신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인것이다. 현재 느끼고 있거나 앞으로 느낄지도 모르는 수치심과 관련해 자기의 존엄성을 지키려고 하는 투쟁은 바로 이 두 가지가 서로 다름을 똑바로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데서 출발한다. 남들이 볼 때 결함이다. 수치다. 치욕이다 하는데 그 관점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불가피한 이유가 내게 있는가? _ 3장 사적 은밀함을 존중하는 존엄성 중 - P201
결국 존엄성을 상실하는 사람은 엿보는 자들이다. 이들은 타인의생에서 흘러나온 비밀스러운 사건을 재미로 소비하며 상품으로 판매한다. 다른 사람에게서 존엄성을 박탈하는 사람은 자신의 존엄성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책에서 여러 번 지켜본 바 있다. 마찬가지 예로, 허락 없이 남의 사적 공간에 살금살금 침입하는 자도 예외가 아니다. 사적 공간에 불쑥불쑥 쳐들어오는 품위 없는 해적질을 일삼는막무가내 파파라치들이 그렇다. 망원렌즈로 무장한 그들은 천박한 행위로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뿐만 아니다. 대중지의 1면을 장식하는, 누군가의 가장 사적인 장면을 찍은 사진들은 정말로 깊고 깊은 혐오스러움을 일으킨다. 그들은 사적 영역에 난입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 돈을 버는 방법 중 가장 치사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일 것이다. _ 3장 사적 은밀함을 존중하는 존엄성 중 - P224
우리의 필요는 타인의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파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타인은 우리에게 자신의 동기를 해명하고 우리는 그를 여러 동기로 이루어진 중력의 구심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동기를 배경으로 한 사건들을 경험하는 주체이며 이런 경험들은 결국 그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에는 그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고 현재 어떠하며 앞으로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가 드러나 있다. 우리는 이야기들을 때로는 경험된 과거 또는 현재의 경험처럼, 때로는 계획중인 미래에 관한 객관적인 보고서처럼 경청한다. 그러나 그런 일을 몇번 경험하면서, 이 보고서가 사실보다는 자아상을 표현하는 것임을 차차 알게 된다. _ 만남으로서의 존엄성 중 - P112
권리는 전횡에 의한 예속을 막아주는 방파제라고 앞 장에서 말한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권리는 우리의 독립성과 존엄성을 떠받쳐주는역할을 한다. 권리는 무력감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어벽이다. 나는 내 주장을 펼칠 수 있는 힘을 권리에서 얻는다. 그러므로 권리는 굴욕을 막아주는 방어벽도 된다. 권리는 내 무력감을 드러내고 누리려는무리의 행동반경을 압박하는 역할을 한다. 타인에게 법적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여 권리를 박탈당하는 경험을 겪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무력감이 특히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_ 만남으로서의 존엄성 중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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