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같은 반이 된 후 줄곧 이 통증은 따끔따끔 가슴을 찔러왔다. 한 번의 상처는 가벼운 것이어도, 무수히 작은 상처가 늘어나면 그것은 불쾌한 동통(疼痛)이 된다. 하지만 자신에게 향하는 증오에 의한 아픔이, 어느 틈엔가 다른 여자아이에 대한 질투로 바뀌어가다니. 다카코는 입 안이 쓴 것을 느꼈다. - P56
그런 의미에서도 이 보행제는 얻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만 하루, 적어도 선잠을 잘 때까지는, 계속 걷는 한 사고가한 줄기 강이 되어 자신의 속을 거침없이 흘러간다. 여행을 떠날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지만, 만약 이것이 수학여행이었다면, 역시 평소 생활 이상으로 빽빽하게 스케줄이 짜여 있어 그 자리마다 의식의 전환을 강요당할 것이다. - P60
바다는 언제나 경계선이다. 그 너머에 뭔가가 있어 이쪽 세계와의 사이를 차단하고 있다. - P83
어른과 아이, 일상과 비(非)일상, 현실과 허구. 보행제는 그런 경계선 위를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가는 행사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냉혹한 현실의 세계로 돌아갈 뿐, 고교생이라는 허구의, 최후의 판타지를 무사히 연기해 낼지 어떨지는 오늘밤에 정해진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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