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한구석, ‘비워 두느니 만들어 놓은 게 분명한 좁은 모래밭, 정말 모래밖에 없는 ‘생짜‘ 모래밭에서도 아이들이 빼곡히 퍼질러 앉아 세상 더없이 진지한 흙공예에 골몰하고 있었고, 걸어서 올라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게 전부인, 장류진 작가의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정체불명 판교 육교‘와 비슷한 통나무 구조물도 인기 폭발이었다. 저걸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즐거울 리가 없으므로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고 너무 없는 게 어이없어서 둘 다 부른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아이들도 혹시 그 어이없음이 신났던 걸까? _ 완주 와이드푸드 축제 중 -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