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선, 고립. 격리. 이는 인류 역사에서 아주 오래된 개념이다. 인간은 감염병을 옮기는 주체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이해하기 훨씬 전부터, 심지어 그것을 하느님의 행위라고 여기기도 훨씬 전부터 이런 것을 실행해 왔다. 엄격한 의미에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 이전부터 인간은 자신을 감염원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하는 전략을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_ 8장 분필로 문에 십자가 그리기 중 - P165
이러한 근대적 도시에서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는 중앙 권위체에 의해 하향식으로 취해져야 했다. 그리고 성공을 거두려면 그 권위체에는 세 가지가 필요했다. 첫째는 시기적절하게 발병 사례를 파악한 다음 감염의 이동 방향을 확정 짓는 능력, 다음은 질병이 어떻게 전파되는지 (수인성전염인지, 공기를 통한 전염인지, 곤충을 매개로 한 전염인지) 이해해서 차단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알아내는 능력, 마지막으로 주민들이 그러한 방안에 확실히 따르도록 하는 수단이었다. 9장 분필로 문에 십자가 그리기 중 - P169
1918년 스페인독감이 신고 대상이 되고 범유행병이라는 사실이 인정되자마자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라는 비상수단이 동원됐다. 최소한 그럴 여력이 있는 나라는 그렇게했다. 학교와 극장, 예배 시설이 폐쇄되었고 대중교통의 사용도 제한되었으며 대중 집회는 금지됐다. 항구와 철도역에는 격리 조치가 내려져 환자를 가려내 병원으로 보냈고, 병원에서는 이들을 일반 환자와 분리 수용하기 위해 격리병동을 따로 마련했다. 또 공공정보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재채기를 할 때는 수건을 사용하고 규칙적으로 손을 씻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되 창문은 계속해서 열어 두도록 했다(세균이 덥고 습한 조건에서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_ 8장 분필로 문에 십자가 그리기 중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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