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선원의 관례대로 타이태닉호와 함께 스스로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그는 세계를 주름잡던 영국의 해상 권력에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불명예를 안긴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타이태닉호의 침몰과 함께그때까지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에 대한 서양 세계의 흔들림 없는 믿음도무너지고 말았다. (p.41)
막시밀리안에게 역사적 공로가 있다면 그것은 군주제의 불합리한 이념을 적나라하게 증명한 데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군주제는 왕가의 피를 받은 사람이라면 자동적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백성의 모범이 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하지만 실은 우연히 왕실의 일원으로 태어난 것뿐이지 피에 무슨 특별한 능력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막시밀리안이 국내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유능한 신하들의 보필을 받아 선정을 펼치고, 더구나 시대까지 평화로웠다면 왕가의 피를 받아서 그렇다고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웃음거리를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p.54) _ 멕시코의 막스밀리안 황제
‘성공만큼 성공적인 것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가끔은 실패만큼 성공적인 것이 없다‘는 말이 좀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십자가에못 박혀 죽은 예수는 살아 있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큰 영광과 권세를 얻었고, 승리를 거둔 장군이 오히려 패장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니발과 나폴레옹, 로버트 리(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군의 총사령관을 맡았던 장군), 그리고 에르빈 롬멜이 바로 그러한 패자들이다. (p.67) _ 롬멜 중에서
그렇다면 게바라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68혁명을 주도한 대학생들은 게바라에게서 자신들의 우상과 순교자를 찾았다. 게바라는 전 세계의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다. 그들이 말로만 떠들던 것을 한개인이 실제로 몸을 던져 실천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경탄하고 부러워했다. 그런데 이 휘황찬란한 영웅조차도 끝내 패배에 이르자 그들은그를 숭배함으로써 자신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했다. 게바라는 이 세계에 비해 너무나 선한 모든 사람이 결국 악한 세상 때문에 맞아 죽고 마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주었다. (p.80) _ 체 게바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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