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가들은 늘 배움에 굶주리며, 미술은 스스로를 삼켜버리기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 19세기는 20세기로 신속히 바통을 넘겼다. 미술가들의 유형도 다른 유형으로 바통을 넘겼다. 세잔은 유명해졌을 때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는 비밀스럽고 소박했으며 소유욕이 없었다. 몇 주 동안이고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많았다. 그런 만큼 그는 자신의 정서 생활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보호했다. 그리고 그는 세상 사람들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인물이었다. 한편 브라크는 당대의 기준으로 은둔자였음에도 운전기사까지 둔 멋쟁이였고, 피카소로 말하자면, 단독으로 20세기 화가의 이상 명성, 정치 참여, 부유함, 모든 방면에서의 성공, 사진발, 왕성한 색욕을 실현했다. 하지만 만약 세잔이 피카소의 생활을 저속하다고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야 할 시간과 인간의 진실성을 훼손하므로 여겼으리라 가정한대도, 아무 것도 모르는 억만장자들에게 똑같은 구상의 작품들을 팔아대는 21세기의 성공한 화가들 대부분을 보고 나면 피카소쯤이야 정말이지 금욕과 고결의 상징으로 보이리라. (p.159) _ 6. 세잔 중에서

유화를 보면 누드화는 마무리, 그러니까 광택이 전부임을 알 수 있다. 즉, 이 그림에서 여자는 위험에 빠져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드높은 영광 속에서 모사된다. 한편 연필 그림을 보면 누드화는 선이 전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의 등뼈는 바이킹 배의 용골을 닮은 축조물과도 같고, 몸을 돌리고 있는 자세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유방은 규석의 당당함을 보유하고 있다. 앵그르에게 유방은 대리석이고, 드가에게 유방은 현실의 변동성이요 경사면이며, 쇠퇴다. 이상화 대 자연주의. 물론 여성의 누드화를 그리는 남자 화가들은 누군가에게 호된 공격을 받기 마련이다. 우리에게는 오늘 선호되는 것들과 원칙들이 있물론 그것들은 오늘만 통용될 뿐이지만. (p.185~6) _ 7. 세잔 중에서

미술은 오직 "소재를 뛰어넘거나 환하게 밝힘으로써, 혹은 증폭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신비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르동은 주장했다. (p.196) _ 8. 르동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