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연필 - 시인의 사물감성사전 시인의 감성사전
권혁웅 지음, 변웅필 그림 / 난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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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는 ‘본다 see - 봤다 saw‘ 에서 온 말입니다. 나와 함께 시소를 탄 그는 내 앞에 보이다가(있다가), 안 보이다가(없다가) 합니다. 존재와 부재를, 현재와 과거를 왕복하는 거죠. 시소를 타면서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겁니다. (p.95)

백만 년에 1~5번꼴로 남극과 북극은 서로 자리를 바꾸는데, 이를 지자기역전(Geomagnetic Reversal)이라고 부른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지도를 거꾸로 펴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제일 큰 시소가 바로 지구였다는거다. (p.106)

<놀이터의 철학>

미끄럼틀, 그네, 시소는 놀이터의 삼항조(tripod)이다. 미끄럼틀이 사선운동, 그네가 전후운동을 일러준다, 시소는 상하운동을 가르쳐준다. 미끄럼뜰에서 만나는 이가 악당이고 (그는 당신을 벼랑에서 밀어버린다), 그네에서 만나는 이는 보조자라면 (그는 당신이 날 수 있게 해준다), 시소에서 만나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가 없으면 당신은 시소 놀이를 완성할 수 없다. 미끄럼틀은 진리를, 그네는 선함을, 시소는 아름다움을 가르쳐준다. 한번에 전락할 수도 있는 게 인생이라는 진리를,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아는 선량함을, 비례와 균형이라는 미의식을 우리는 이 셋에서 배운다. 아,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이미 놀이터에서 배웠구나!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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