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누가 정권을 잡으냐에 따라, 세대(나이)에 따라 “통일”이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남북관계 주제는 어느덧 무관심하거나 회피되었다.

하지만 잠시 2년전을 한반도 상황을 복기해보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에 이어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현재 소강국면으로 전환되었다.

북한을 바라보는 양면적이고 대립적인 시각과 별개로, 북한 사회 정보는 사회적 신뢰가 높지않은 미디어를 통해 편식되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에서 실체적 진실은 고사하고 객관적인 사실조차 알기어려운-사실 진영이나 정치논리로 변질되는- 주제가 바로 ‘북한’이다.

남과 북으로 자유롭고 객관적인 외국인의 시각에서 북한을 30년간 연구해온 학자(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의 북한여행기는 여행 자체와 더불어 그 사회의 단면과 속살을 함께 바라보는 책으로써 의미가 있다.

단지 1주일간의 여행이 아닌 90년대초부터 방문하고 관찰한 북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책 속에서 서술하고 있다. 저자 뤼디크 프랑크는 어떤 정치적, 문화적 편견 없이 사실-본 그대로 쓰고있다. 입출국부터 시작해 길거리를 장식하고 있는 표어와 현수막, 생소한 쇼핑문화부터 전기와 인터넷까지 70년간 외부와 단절된 독특한 사회의 모습들을 세밀하게 담았다. 또한, 입국, 미디어, 숙소, 음식, 교통 및 쇼핑까지의 일반 개론과 평양을 넘어 평안도, 황해도, 함경도까지 지역별 특성을 소개한다. 백두산/묘향산/금강산/칠보산 등의 명산과 보현사 팔만대장정도 소개되어 있다.

평양을 소개하면서 평양이 북한에서 가지는 의미-내부 이상향과 중앙집권의 상징, 부의 상징으로써 중산층의 확산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북한 3대 세습 체제의 불편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인민들의 숭배와 여행자들에게 강요의 의미를 되뇌이고 있다. 눈으로 보이는 사실과 가슴속의 진실은 무엇인가?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경제제재 국면에서도 경제성장의 근거들을 소개한다. 특히 중산층의 확산은 전기자전거 등장/태양광패널 보급/백화점/슈퍼마켓/태블릿컴퓨터/휴대폰/택시/평양볼링장 유희로 보여준다.

개성이란 도시가 특별하다. 한국전쟁당시 전국토가 초토화에서 모면하고 평양중심의 사회주의 경제에서 한발 떨어져있던 1000년 도시의 가치도 보이고, 시대에 따른 변화도 신천박물관 전시 차이도 소소한 재미를 보여준다.

이 책의 최대 장점중 하나가 생생한 64장의 컬러사진이다. 여기에서 사진은 북한에서 허락한 장면과 그 경계선상에 있는 리얼함이 살아있다. 텍스트의 한계를 보완하는 사진의 힘이 이 책에 살아있다. 즉, 여행서에서 사진의 힘이 녹아 있다고 할까? 특히 북한 일상 사진이라서 일까?

이 책은 ‘북한여행은 정상인가?’에 답변하면서 “가서 보고 몇 가지 결론을 이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비판적이되 공정함을 유지하라. 북한여행은 절묘한 줄타기이다.“ 라고 하면서 글을 마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북한여행은 무엇인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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