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못 갔던 여행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몰라도 유난히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새로운 곳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게 되고, 나중에 꼭 가보고 싶은 나만의 여행지 리스트가 늘어난다.
그러나 현실의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두려워한다는 것이 더 적합하다.
여행이 주는 매력과 즐거움의 유혹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실상은 잘 떠나지 못한다.
(해외) 여행이 주는 두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두려움은 아무래도 언어에 대한 것이다.
언어 외의 다른 두려움은 말이 통한다는 가정 하에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감이 생기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속수무책 타인에게 내 안전을 위탁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도저히 떠날 용기가 나질 않는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여행자의 필수 영어들이다. 여행지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빈번하게 쓸 수 있는 인사, 응답, 질문, 감사, 사과 표현 등으로, 반드시 익혀두어야 할 기본 회화와 출입국, 숙박, 식사, 교통, 관광, 쇼핑, 방문·전화·우편, 트러블, 귀국 등 여행자가 부딪칠 만한 상황을 여행 순서에 맞게 설정한 장면별 회화로 구성되어 있다.
회화뿐만 아니라 미국 지역, 유럽 지역, 오세아니아 지역, 아시아 지역의 해외 대표 관광지, 각국의 대표 음식, 교통 등 다양한 정보도 소개하고 있어서 좋았다.
현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한 회화만을 엄선하여 사전식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때와 장소, 상황을 찾기만 하면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아주 좋았다.
또한 나처럼 뜻을 알고 옆에서 알려줘도 입 밖으로 소리 내기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은 정말 감사할 정도로 좋았다.
(내가 본 영어 책 중에서 가장 원음에 충실하게 표기되어 있다. 예를 들면 ‘What is that building?’은 ‘와리즈 댓 빌딩’으로 표기하고 있다.)
당장 여행 계획이 없어도 매일 한 장씩 회화 공부하니 재미있었다.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 이유는 언젠가 써먹고 싶어서이다. 매일매일 여행을 꿈꾸며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은 그 목적을 이루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된다.
여행에 여권 다음으로 챙겨야 할 필수품이 될 것 같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