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던 일들
신소현 글.사진 / 팜파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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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책은 내가 언제나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때 가장 중요한 선택의 조건이 된다.
정리되지 않은 과수원의 넓은 들판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나뭇잎과 사과가 유난히 여유로와 보이고 빨간 카트가 그 여유를 한 층 더 평화롭게 만드는 책 표지가 우선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여행에 관한 책들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단순히 일정과 멋진 현장사진들을 구성해서 충분히 여행을 증명하는 책도 있고 여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예쁜 엽서의 그림처럼 평화로운 그림에 여행지에서의 평화로운 느낌 위주로 쓴 책도 있는데 이 책의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어느 날 몸서리치게 모든 것이 싫었다.
아마도, 지겨워졌을 것다.
매일 아침 먹던 빵이,
매일 듣던 소식들이,
그 사람을 잊지 못하는 당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살아가는 일이,
아니, 어쩌면 그 안에 있는 내 자신이 지겨워졌는지도 모른다.'
매일매일이 여행같다면 우리는 내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지겨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머문다는것,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따분해하고 새로운걸 찾게 되는것 같으니까..
이 책의 멋진 그 공간들 처럼, 작가의 사색처럼 아니, 이 한권의 책처럼 매일매일이 한 폭의 엽서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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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2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2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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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라는 독특한 제목이 의아했었는데, 책을 읽으니 그제야 제목의 의미가 파악이 된다. 첫번째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1권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전혀 부담없이 음악가와 화가의 이야기에 푹 빠질만큼 재미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인들을 통해 사랑, 죽음, 꿈등을 말하고 있는데, 음악가와 화가라는 같은 예술인들이면서도 장르가 다른, 동시대를 살다간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슈트크와 슈트라우스는 '살로메'라는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오페라를 썼던 예술가들이고 자신의 사랑의 욕심을 위해 모든것을 걸었던 살로메의 열정을 잘 담았던 그들은 참으로 비슷한 면이 많다.
샤갈의 운명같은 사랑과 차이코프스키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동성애)을 통해 그들이 표현한 환상적 그림과 역시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던 그 둘도 사랑은 다르지만 고향에 대해 생각하는것과 사랑이 그들에게 환상적으로 각자의 예술을 승화하게끔 했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아있다.
그밖에도 익히 들어보았던 예술가들도 많이 있고, 간혹 전혀 알지 못하는 최근의 작가들까지 막라하는 종합예술 익히기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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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했다면... 사랑한 것이다 - 사랑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장수 지음, 이성표 그림 / 홍익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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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제작사 협회 이사로 제직하고 있으며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꾀나 많이 있다. 천국의 계단을 비롯해, 넝쿨째 굴러온 당신, 굿닥터등이 있고, 작사도 했는데, 김창완의 꼬마야, 김광석의 슬픈노래등이 그것들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미워했다면 사랑한 것이다'는 벤치와 가로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같이 붙어 있지만, 마주보지 못해서 애초부터 미워하던 벤치와 가로등, 가로등은 벤치가 올려다 보는것도, 넓게 앉아 있는 것도 싫다.

 

벤치도 가로등의 내려다 보는 못습도 싫고 웃지 않는 무심한 밝음이 싫다.

그런 그들의 공간에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이 지나 가는 동안 연인들이 사랑을 하고 첫키스를 하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헤어짐을 거처 쓸쓸한 겨울을 춥게 보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봄에 지난밤 불을 밝히지 못했던 가로등을 삽으로 퍼내어 트럭에 싣고 가는 날이 온다. 그날 처음 벤치와 나무는 서로를 가까이 보았다.

 

이렇게 페인트가 벗겨지고 새똥이 가득한 낡은 가로등인줄 몰라서, 거만하다고 오해해서 미안해진 벤치..

이렇게 낮고 볼품없는 벤치인줄 모르고 무작정 싫어했던 가로등은 그날 헤어지면서 미안했다고, 그동안 같이 있어 주어서 감사했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 용서하라고 외친다.

 

가까이 있지만 먼곳에 있는 존재보다 못하게 대하며 사는 많은 것들이 있다. 부부와 가족처럼 헤어질 타이밍에 와서야 미안하고 감사하고 용서하라고 이들 벤치와 가로등처럼 다급하게 외치지 않도록 먼저 이해하고 먼저 다가가는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 보면 유치하고 별거 아닌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관계의 기본이 어떤 마음에서 오는것인지 말하는 것 같아 오늘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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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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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나는 뭘하고 뭘하고 하는 이야기를 가정하며 놀았던 시절이 있었다. 흔히 대통령보다 '임금'이란 존재가 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할수 있는 존재의 대명사로 여겨지기도 하는것이 사실이다.

정도전이 '조선'을 세울당시 임금의 나라가 아닌 제상이 충신들과 의논하여 다스리는 나라를 건설했듯이 사실상 임금이라는 존재가 우리가 상상하듯 그리 막강한 권력을 누린 존재는 아니엇던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광해'를 보면 그의 탁월한 중립외교로 조선의 말기를 좀더 번영하는 나라로 하기에 충분했었지만, 사대주의 자들의 망해가는 명나라 타령에 결국 왕조차 갈아치우는 지경에 이르는걸 보면 왕이라는 존재가 한때는 허울좋은 임시직이었을 때조차 있었다.
4개의 카테고리로 이루어진 이책 조선임금 잔혹사는 왕으로 선택된 남자, 왕이 되고 싶은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그리고 왕이 되지 못한 세자(소현, 사도, 효명)들을 다루고 있다.
왕을 소개하면서 옆에 부제가 있는데 참으로 재밌는 표현이 있다. 임진왜란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선조를 가장 못난왕으로 생각했던 나는 인조: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최악의 군주라는 타이틀을 보고 선조보다 더 못난 왕으로 인조가 있었구나.. 하고 깨닫기 까지 했다.
​게다가 선조는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자기 역할을 잘 했던 그나마 괜찮았던 왕이었으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의 못난 본능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자신의 모든 치적조차 헛되이 만들었던 왕이란걸 알게 되었다.
대왕칭호를 받기에 충분했던 세종은 그의 명석함도 물론 상당한 영향을 끼쳤겠지만, 세조가 실권을 쥐고 안정을 시키는 가운데 학문에 열중하며 시도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에 비해 광해는 사람은 괜찮았지만 옆에 훌륭한 신하들이 없었다는 점과 때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 큰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만약 선조가 연산군 시절에 왕에 올랐더라면 여인과 학문을 고루 사랑하는 그의 성품은 칭송 받았을 것이고.. 연산군이 선조 시절에 임금이 되었더라면 절대적인 카리스마로 당쟁을 없애고 전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p114
때로는 왕이 되어야 하는 사람이 왕이 되지 못하고, 때로는 전혀 왕과는 무관하지만, 얼떨결에 왕이 되었던 왕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 역사가 판단하는 왕은 그의 치정기간 동안 어떠한 치적을 남겼는가, 그가 어떤 신하를 가까이 두고 누구를 먼저 생각했는가? 하는 문제로 왕을 평가하게 된다.
누구나 되고 싶지만, 일부 억세게 운좋은 이가 되었던 왕.  그 왕이라는 권력이 이처럼 천차만별로 평가되는 데는 오롯이 왕 자신의 몫이기도 하다. 이 책에 자주 나오는 왕 가계보는 한눈에 보고 기억하기 편하게 되어 있어서 역사속의 왕들에 대해 이해하는데 좋았을 뿐더러 여러 토막상식또한 역사가 이렇게 재밌었나.. 하고 느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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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꿈결 클래식 1
헤르만 헤세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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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투쟁하며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데미안의 주옥같은 말들 중에서 많이들 인용하는 문장이기도 하지만, 데미안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이 문장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가정에서 보호받고 자라면서 그 세계가 전부인줄 알았던 싱클레어에게는 프란츠 크로머로 인해 또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걸 알게 되었고, 금지된것과 허락된것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던 그의 가치관에 이 세계는 밝음과 어둠이 따로 있는것이 아닌 공존하는 세계라는 것,  빛과 어룸에 공존하고 선신이며 악신이기도 한 아프락사스처럼 이 세계는가 그렇다는걸 알려준 인물은 데미안이었다.
싱클레어가 크로머, 데미안, 베아트리체, 그리고 에바부인등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형성되는데 영향을 미치고, 그가 이성보다는 의자와 감성에 사회의 도덕 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행하고자 하는것처럼 되기까지 모든 것들이 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10대에 읽어본 후 이제 부모가 된 후에 읽어보는 데미안은 좀 다른 느낌이다. 전에는 싱클레어의 입장에서 데미안을 보았다면, 지금은 싱클레어 자신이라기 보다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투쟁하는 어린 아들을 보는 입장이랄까?
부모로서 밝은 면만 보게 하려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알아가고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식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것 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실패하고 좌절하고 만남과 이별을 겪으면서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것이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길이니 그렇게 과보호하고 모든것을 알려고 하지 말아야 겠다고 스스로 느끼게 되었달까?
'나를 완성하고 나의 길을 발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일이다.' 라고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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