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 연필이 사각거리는 순간
정희재 지음 / 예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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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잃어 버렸던 감성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사각 사각~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았는데, 이제는 기억에서만 존재하는 소리가 된지 오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문구점에서 예쁜 볼펜을 보면 쓰지도 않으면서 사 모으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도 박스 한 가득 볼펜이 꽉 차있다.

하지만 작가도 언급했듯, 어느날 볼펜을 꺼내 쓰려고 하면 이미 잉크가 말라 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귀중하게 여길수록 사랑할 수록 점점 줄어드는 연필에 대한 추억과 몽당연필에 볼펜을 꽂아 길게 늘여 쓰던 기억까지 연필은 내게도 많은 추억이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나도 볼펜 대신 연필을 수집해야겠다고 생각하기 까지 했다.



낯선 사람을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싶다면 연필을 깎아보기를 권한다.

연필을 깎기 위해서는 칼끝에 신경을 써야 하기에

시선을 연필에만 집중해도 무례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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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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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습관을 뛰어 넘지 못하면 운명 또한 뛰어넘기 힘들다. 날마다 자신을 이기는 연습을 하면서 살아가자,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타인보다 자신일 때가 훨씬 많다. p69


오랜 만에 읽어보는 이외수님의 에세이다. 내가 고등학생 일때 그의 에세이 '말더듬이의 겨울수첩'을 읽고 한글자 한글자 너무 좋아 내 노트에 옮겨 적었고, 심지어 그의 그림까지 그대로 그려넣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래도 내가 소녀시절 읽고 감동하고 공감하던 이외수님의 책은 그대로인데 내가 너무 세상의 물이 들어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에 중간 중간 태클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을 때 특히나 그렇다. 취직이 안되면 창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그의 조언이 특히 그러했다. 세상탓을 많이 하는 논객이 젊은이에게 이 힘든 세상에 누구나 뛰어드는 창업을 권유하다니.. 하고 말이다.



분노를 간직하고 있으면 병이 된다. 근심을 간직하고 있어도 병이 된다. 슬픔을 간직하고 있어도 병이 된다.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분노할 때는 분노하고 슬퍼할 때는 슬퍼하고 근심할 때는 근심하라, 그러나 절대로 오래 간직하고 있지는 말라. p116


서로 감싸고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 주어도 영혼이 허기진 세상, 왜 당신은 익명의 방패 뒤에 숨어서 남을 비방하고 모욕하고 폄훼하는 짓거리를 일과처럼 수행하고 있는가. 및천없는 허세와 절어 붙은 열등감. 그것으로는 평생 꼬리칸을 벗어날 수가 없다. p143


읽으면서 책의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인터넷과 SNS에 무분별한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들을 많이 발견하면서, 특히나 그가 받았을 상처들이 느껴저서 안타까웠다.

자신의 글을 발표하며 문학가로서 삶에 충실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이외수처럼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려는 작가들도 있다. 대부분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인기와 함께 그만큼의 또는 그 배에 해당하는 악플을 감내하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작가라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 더 용기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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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제주
허지숙 & 허지영 글.사진 / 허밍버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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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숙 허지영은 자매이다. 제주 서귀포에서 대대손손 모여사는 허씨집안의 딸들이 그들이 사는 제주의 아름다운곳들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담아낸 책이다.



내가 가 본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로 둘러쌓인 그 섬에 그토록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는것도 멋지고 제주 특유의 집들과 집을 둘러 싼 검은 돌들의 모습은 이국적이기도 하고 소박하기도 해서 더 보기 좋았다.


안개 낀듯 흐릿하게 찍어서 실은 사진들이 더욱 제주의 모습을 아련하고 멋지게 보이게 한다.

얼마전 제주에 한국사람보다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몰려온다고 뉴스에서 들었다. 하지만 자부심보다는 물밀듯 밀려오는 중국의 자본들이 제주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관광객은 중국인들의 식당에서, 쇼핑센터에서, 호텔에서 돈을 쓰고 가며 실상 제주는 장소만 빌려주는 꼴이라는 뉴스를 들었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


우리땅 남쪽에 자리한 멋진 섬이 지금 앓고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때인것 같다.


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 모습을 잘 유지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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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독한자들 전성시대 - 세상을 주무른 영리한 계략
쉬후이 지음, 이기흥.신종욱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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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곡한자들 전성시대는 중국의 역사에서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을 채웠던 13인의 인물의 삶에 대해 저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뻔뻔하고 독한 자들의 사악하고 영리한 지혜를 삼켜 강해지길 바란다고 에필로그에는 썼다.

밤을 삼킨 별이 지상을 비추듯 악을 삼킨 선이 세상을 이끈다고도 강조했다. 글쎄...

말을 곱씹을 수록 말이 안되는 듯도 하고, 사실 무슨 의미인지 헷갈리기만 하다.

사악한 지혜를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발휘한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것이고 모순된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공권력을 이횽해 약탈을 하고, 형제를 독살하고 황제가 되고, 심지어 아들을 요리해 황제에게 아부했던 과거의 파렴치한 인물들에게서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라는 말들은 반드시 그렇게 되기 때문에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 아니라 그저 바람이기 때문이라는것도 안다.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사람들이 멀리 타국에서 지금은 조국에 버림받고 잊혀지며 애국자의 후손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역사 속의 끔찍한 인물들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조조나 무측천등은 욕심이 있어도 역사에 남는 인물들이고 그들에게서는 배울점도 있었겠지만 이 책에 거론된 13인의 뻔뻔한 자들에게서는 분명 배울것은 없다.

 

석숭과 왕개의 부를 겨루는 이야기는 어리석은 자들의 대표 케이스로 인용되었던 터라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지만 석숭이라는 인물이 군인들을 변복시켜 약탈을 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모았다는 사실은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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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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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이라는 인물은 조선 성종시절 실존하던 인물이었다. 종친의 처이며 사족의 딸이었던 어우동은 남편이 기생에 빠져 소박을 맞아 친정에 들어온 후 딸과 함께 분가하게 된다. 그녀의 행적이 기록된 것 처럼 16명의 남성과 간음하고 심지어 무신, 문신은 물론이요 신분마져 따지지 않고 음행을 저질렀던 이유는 그녀가 풀수 있는 단 하나의 탈출구였는지도 모른다.


어린시절부터 어미와 아비 그리고 오라버니의 관계는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는 관계였고, 탈출구로 삼았던 그녀의 결혼은 남편의 당연한 외도와 함께 내쳐졌다. 그녀는 사회의 통념대로 수절하며 슬픔을 안고 평생을 살던가 일찌감치 목을 메었어야 했을까?


그녀의 사랑의 행위로 채워진 전반부를 읽을 때는 어우동이라는 인물이 사랑으로 죽었다기 보다 욕정으로 죽었던 여인일거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다른 명망높은 그녀의 상대는 승승장구한데 비해 오직 어우동만 음란하다는 이유로 처형되었던 역사적 사실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사내의 반역과 계집의 훼질이 동급이다'라는 문장이 조선시대의 여인의 위치를 가늠케 한다. 아마도 그녀의 죽음을 결정한 성종은 자신이 보아온 여인들, 즉 인수대비의 살아온 날들을 보상하기 위해 어우동을 처형하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극도로 조심하며 자신의 인생을 오직 남편과 자식에게 바치고 부처가 될것을 고집한 인수대비보다 어우동이 더 행복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의 사랑의 행위가 육체적인 사랑일지는 몰라도 그녀를 끝까지 사랑했던 이난이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어우동의 삶은 그래도 행복한 삶이 아니었을까..


-책 내용중 성종과 폐비윤씨의 나이차에 대해 2살 연상녀라고 나와있는데, 많은 자료들에서 폐비윤씨가 성종보다 12살 연상이라고 기록하고 있어 이부분이 고쳐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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