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말투 - 오해 없는 슬기로운 인간관계를 위한 말공부
김범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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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는 정성스레 가꿔야 하는 정원과 같습니다. 무심코 내뱉는 말,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표현, 감정에 휘둘린 언사들은 말투를 훼손시키고 망치는 원흉입니다.”


 

언젠가 시장에서 어르신이 소리소리 지르며 누군가를 욕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요지는 딸기가 맛있냐고 물었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할머니 이거 맛있어요.’라고 한 말이 그렇게 그 어르신을 화나게 했던 거였다. 누가 봐도 ‘할머니’로 보였는데, 듣는 그분은 그 말이 모욕으로 들렸던가 보다. 물론 이 경우 괜한 트집으로 생떼를 쓰는 경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호칭도 누군가는 심하게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요즘엔 ‘아줌마, 아저씨, 아가씨라는 호칭 대신 ‘선생님’, ‘여사님’등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는 걸 보면 ‘할머니’라는 단어가 모욕으로 들렸던 것도 나름 이해가 간다.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라‘는 간디의 말처럼 깊은 차원의 존중과 배려를 언어로 실천하는 것이 어른의 말투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말투는 타인과의 관계, 나아가 사회 전체의 소통 문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어른의 말투를 갖추는 건 개인적 성장을 넘어 사회적 책임의 일환입니다.”



젊은이들은 카페에 있는데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여럿이 오면 카페를 나가야 하나 고민한다고 한다. 공공의 공간은 개인의 자유와 타인의 권리가 만나는 접점이다. 목소리 높이며 하는 말들이 결국 ‘존재감 배틀’, ‘자랑 배틀’, ‘하소연 배틀’에 불과하다. “큰 소리로 내뱉는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믿음은 우리의 어른스러움을 짓밟고, 우리가 따르는 정치와 종교의 이미지까지 오염시킨다.” 공공의 장소에서는 우선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자. 소음빌런이 되지 않기 위한 상황인식은 사회적 지혜의 시작이며 어른다움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한 스몰토크에도 민감한 주제나 일방적인 토크 등은 자제하면서 간결하면서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근차근 말하고, 긍정을 담는다고 해서 해야 할 조언이나 충고를 전혀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 일방적 비난조의 말이 아닌 정중하고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하라고 말한다.


“긍정 대 부정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긍정적. 부정적 상호작용의 비율을 가리키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 비율이 긍정 5대 부정 1일 때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비판이나 불평보다 칭찬과 격려를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198


얼굴이 화끈해지고, 부끄러운 대목이 많았다. 중년이고, 예전에 없는 자신감에 때로는 목소리도 컸는데, 이 모든 것이 장점이 아닌 단점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닮고 싶은 어른의 말투를 연예인을 예를 든 부분이 많은데, 단순히 좋은 목소리를 떠나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고 자기 의견 확실한 그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되며 나도 내가 닮고 싶은 누군가를 따라 연습해서 좋은 모습으로 거듭나고 싶다. 내 지금의 말투, 언어는 내가 산 삶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지만, 분명 고칠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안다. 물론 그게 하루아침에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렵다는 것도 저자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첫인상만큼이나 중요하고 오래 기억될 ‘나’라는 사람이 내 말투에 의해 상당 부분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부정적으로 진단하고 말하기가 내 특기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건 그냥 하나의 성격이 아니라 내게도, 타인에게도 부정적인 인상을 남긴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소통’보다 ‘독백’에 가까운 말들은 마치 댓글처럼 상처를 내고 상대방을 찌른다. “평화는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다. ‘아! 그렇구나’라는 공감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미 버릇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부정의 말을 알아차리고 긍정의 말로 바꾸는 훈련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말은 세상과의 거리를 우호적인 방향으로 좁힐 수 있는 비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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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벤꾸리 가계부 다이어리
벤꾸리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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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모으는 벤꾸리' 의의 작가 벤꾸리는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 대해서 인스타그램에 툰을 그리는 작가이다.

항상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가계부를 써보라'라고 조언하지만 꾸준하게 일 년간 가계부를 쓴 다는 자체가 힘들다는 것을 작가도 알기에 가계부도 쓰고 스케줄 정리는 물론 일기까지 쓸 수 있다면 일 년을 꾸준하게 쓰겠다는 생각으로 가계부 다이어리를 펴냈다.


재테크의 첫걸음이 가계부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꾸준하게 쓴 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도 사실이라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진작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2024년 12월이 내일부터인데 11월부터 내년 다이어리를 어떤 것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이었다. 확실히 경제가 안 좋은지 무료로 나누어 주던 신년 다이어리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실정에 2025 벤꾸리 가계부 다이어리를 만났다.

내년 다이어리는 가계부도, 스케줄도, 다이어리도 함께 쓸 수 있는 다이어리 크기의 잘 정돈된 벤꾸리 다이어리와 함께 일 년을 할 생각에 설렌다.

왼쪽 오른쪽 다 잘 쓸 수 있도록 제본이 되어 있어 좋다. 정확하게는 올해 9월부터 만났다면 참 좋았을 것 같은데 2024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일 년 반 분량이지만 사이즈도, 구성도 알차서 다이어리처럼 가지고 다니기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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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 사로잡힌 영혼들의 이야기
비비언 고닉 지음, 성원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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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반공주의 문헌들 사이에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산주의자”들의 과거와 현재를 발굴해나가는 보기 드문 작업, 체제와 이념의 이름으로 가려졌던 ‘공산주의자’ 개개인에 대한 책‘ 이라는 매력적인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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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2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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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사위 황서영의 백서가 발각되었는데, 이는 청나라 조선을 속국으로 삼아 조선의 임금으로 하여금 천주학쟁이들을 박해하지 말 것과 서양에서 군함을 파견해 조선을 해하고 천주학을 자유롭게 해 달라는 이른바 황서영 백서 문서였고, 이로 인해 정약용과 정약전은 다시 고문을 받았지만 연결고리가 없자 다시 약용은 강진으로 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흑산도로 유배 간 정약전의 삶에 대해 썼던 김훈의 [흑산]을 읽었을 때 서양에서 군대를 파견해 조선을 물리치고 자신들을 해방해달라는 천주교 신도들의 피맺힌 애원에 관한 대목을 읽은 기억이 난다. 황서영의 백서에서 나온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이 그들만의 해방이 얼마나 어리석은, 꽉 막힌 그때의 조선 정부와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안타깝다.


조정에서의 노론의 감시 속에서 겨우 묵을 거처를 마련한 약용은 간신히 주막집 주인의 배려로 기거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며 차츰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여러 인사들의 배려로 다산초당을 지어 기거하며 방대한 저서를 남긴다.

1권이 정약용 가문이 천주교와 인연을 맺고 그로 인해 풍비박산이 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2권은 강진에서의 유배생활을 그렸다. 연두색 머리처네, 애정하는 제자 황상, 혜장 스님, 초의와의 우정, 흑산도에 있을 형님에 대한 그리움과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아버님을 이제 풀어달라는 아들의 상소도 물거품이 되고, 아들이 이제는 적에게 굽히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조언을 다산은 진리 아닌 것을 추종하며 이익을 얻는 것은 결국 해를 입는 것과 같다며 거부했다. 정약용은 결국 강진에 유배된 지 18년째, 불혹의 나이에 떠났다가 예순을 앞두고 고향 두물머리에 돌아온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 땅 아내와 식솔들은 자신만큼 힘든 삶을 살았음을 눈으로 본다.

정약용이 한때 천주교 신자였지만 천주교가 조선의 많은 것을 부정하고 있고, 나라로부터 핍박을 받기도 하지만 문제는 불교든 유학이든 천주교든 종교를 섬기는 삶은 자신이 있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에 다시 학문과 사람에 정진하는 삶을 살려 한다. 천주교로 인해 가족이 멸족의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언제라도 자신을 엮어 처형할 수도 있는 조성에 대한 두려움은 그를 더욱 천주교를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대상이었다. 죽음 앞에서 이벽과 만나 새 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꿈을 꾸는 장면은 정약용이 학문을 통해 정진하고 저술하면서도 끝내 천주학에 탐닉하지 못한 아쉬움을 말하고 있는 듯도 했다.

” 석가모니 부처님에게서는 부처를 배우고, 공자님 맹자 님에게서는 어짊과 예를 배우지만, 탁옹 선생에게서는 사람을 배웁니다. 탁옹 선생을 뵌 뒤부터 저의 사람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p287

진리를 버리고 이익을 취하는 삶을 끝내 거부하고 언제나 한 쪽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한 다산 정약용에게서 사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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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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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일생을 다룰 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노론 소론, 남인과 관련한 붕당정치와 천주교 박해, 그리고 정조의 정적이었던 정순왕후에 대한 사전 지식은 꼭 필요한 사항이기에 몇자 적는다.


숙종 때 서인과 남인으로 대표되던 붕당 정치는 서인인 노론소론으로 나뉘게 된다. 소론은 남인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이었는데, 남인과 소론의 지지를 받은 경종이 갑자기 사망하고 영조는 노론의 지지를 얻고 왕이 되었다.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사망하게 된 사건은 남인과 소론이 영조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세자를 앞세워 보수적인 노론 정권의 전복을 꾀하다 실패한 사건이다. 영조 4년 남인과 소론이 영조가 숙종의 아들이 아니며 경종을 독살했다고 주장하며 ‘이인좌의 난’을 일으켰다 실패하며 노론의 견제를 계속 받았고 정조는 비교적 덜 보수적인 노론 소론 가리지 않고 좋은 인재를 등용시키고 싶어했다. 신 학문을 접한 남인 중에서 천주학을 믿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정조 사후 정순대비가 수렴청정하면서 남인 숙청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정조 임금은 자기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어가게 한 노론 계열의 대신들만 우글거리는 궁궐 안에서, 신실한 신하를 발탁하여 끽 긴한 자리에 쓰려고, 남인 계열의 인재들을 세세히 살폈다. 쓸 만하다 싶은 남인 계열 신하들은 하나같이 노론 사람들로부터 공격당하고 있었다.“

p101

약용은 그런 남인 계열 중의 한 사람이었고, 지식, 성품, 덕과 청렴과 끈질김, 강인함과 의기와 정직을 시험한 임금의 기준에 적합한 사람이었다.

이야기는 정약용이 아내와의 회혼일 행사가 정약용의 장례준비 마당으로 변하며 생을 마감하는 듯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임금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고, 온 집안이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풍비박산이 났었을.. 정약용의 생애는 이벽으로부터 천주교에 대해 눈뜨고, 과거를 치르고, 임금의 총애를 받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천주학이라는 것이 자신이 마마에 걸려 살아남았듯 마치 열병처럼 누군가는 앓다 치유되고, 셋 째 형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함몰되기도 하는 어떤 것이지만, 조선의 현실에 천주학이 아직은 뿌리내릴 수 없음을 인지하고 유학의 정도를 걸으려 한다.

”남인들은 침체된 이 땅에 새 문물... 천문, 지리, 수리, 기하 원리를 받아들여 활용하자는 것이었으므로, 나는 그들을 좋아하고 그들을 중용하려 했다. 그런데 그 새 문물 속에 천주학이 끼어 있었단 말이다. 그런데 노론은 천문, 지리, 수리, 기하 원리 같은 것은 젖혀두고 오직 천주학만을 공격한다.“

p229

정조가 승하하자 정순 대비는 수렴청정을 하며 정조가 아끼던 신하들을 숙청하기 시작했고, 천주학에 연루된 사람들이 모진 고문을 받는다. 언제나 조용하고, 어울릴 줄 몰랐던 셋 째 정약종은 모진 고문을 다 받아내고 결국은 형제들은 보호하고 자신만이 천주를 모시며 영광스럽게 순교한다. 정약용과 정약전은 각각 유배를 떠나게 되는데, 약용은 조카사위 황사영이 붙잡혀 다시 서울로 압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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