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투성이에서 꽃피다 - 신데렐라처럼 사랑하기 이야기나무 오리진 Origin :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의 원형 1
이시스 지음, 봄바람 엮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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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데렐라 이야기는 여성이면 누구나 바라는 로망이기도 한 이야기이다. 착하기만한 어여쁜 소녀가 새엄마와 새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다가 결국은 착한 마음씨에 대한 보상으로 왕자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어공주처럼 목소리를 행복의 댓가로 지불하지도 않았고, 백설공주처럼 모험을 하다 죽음에 이르는 희생을 맛보지도 않았던 신데렐라는 그래서 현대에 들어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수동적 여성상이 오직 미모에 기대어 결혼을 통해 행복을 얻는 여성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신데렐라가 과연 여성의 삶을 대변해 줄 수 있을까? 나는 신데렐라가 고스란히 여성들의 전형적인 삶의 과정과 닮아 있다고 확신한다. 신데렐라를 통해 순정 씨를 본 것이 아니라 순정 씨 이야기를 통해 신데렐라를 보게 되었고 순정 씨에게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들려줌으로써 위안을 주었고 결국 고통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p284

 

이 책은 신데렐라의 원래 이야기를 포함해 신데렐라를 재해석해 놓은 아야기이다. 단지 착한여자가 타자의 도움으로 왕자와 결혼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신데렐라가 힘들었던 재의 시기를 거처 새어머니와 의붓언니들로 대변되는 괴물을 극복하고 파티를 통해 자기다움을 꽃피워 결국은 성숙한 자기 자신을 찾는 이야기라고...

 

어쩌면 심리학적으로 착하게 살아가지만 뚜렸하게 다가오는 미래가 없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꿈보다 해석이라고 타박할수도 있겠지만, 긍정의 힘은 언제나 부정의 힘보다 더 강력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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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1-1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투성이' 이야기를 찬찬히 돌아보면서, 우리네 '콩쥐 팥쥐'도 함께 살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해요.
 
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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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것에 본질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감정 자체가 바로 그것이리라.

본래 자전거 여행은 힘들고 어렵다. 그렇게 힘든 자전거 여행을 왜 떠나느냐고 물어왔을때, 우리는 항상 행복을 찾아 떠난다고 대답해왔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택한 길이 아니다. 그저 우리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떠난 길이다.' p270

 

 

23세에 결혼한 6년차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기인 이 책은 기존의 여행서적의 그 나라를 소개하거나, 여행을 예찬하는 여행 매니아로서의 책은 아니다.

여행이 단순히 아름답지많은 않은 여정이라는 것, 여러곳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낯선 길을 가는 길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이해해 주는 동반자가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말하는 여행에서의 같이있는 즐거움이 있다.

 

여행이 어찌 행복한 일들의 연속이겠는가? 여행사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 여행을 한 기억밖에 없는 나로서도 여행은 짜증나는 일도 있고, 불편한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여행은 뜻밖의 즐거움이 있다. 내가 상상한것 보다 더 친절한 누군가를 만나거나, 예상했던 경치를 벗어나 정말로 나를 홀리게 하는 자연을 맛보는 그런 뜻밖의 행운...

 

한국-이탈리아-터키-아르메니아-이란-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을 가르는 여정을 자전거로 때로는 열차로 여행하는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힘든 여정이라는 느낌이 온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베로나에서의 이혼위기등 부부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날선 싸움이 존재하기도 하고, 애뜻한 정이 느껴지기도 하는 모습,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집장만, 아이들교육을 아이 낳기도 전부터 치이며 사는 한국사회에서 이들 부부의 용감함이 너무나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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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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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과 '프린세스 바리'에 이은 혼불문학상 3회 수상작인 '홍도'는 개인적으로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흡입력이 강했던것 같다.

동현이란 인물은 인천공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400년을 넘게 살았고, 자신의 이름을 정여립이 지었으며, 임진왜란때 일본으로 건너가 선조의 딸인 정주로 10년을 살기도 했다며 그에게 말을 건다. 마침 정여립에 관한 영화를 준비중인 동현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진실같지 않은 과거사에 빠져들고 만다.

 

일본이 조선에 7년간이나 주둔하고 있었고, 선조는 전쟁이 나자마자 명으로 갈것이라 요란을 떨며 피난가기 바빴던 임진왜란의 이야기. 일본도 명나라도, 조선의 관리도 조선백성에겐 모두 죽일놈이었던 시기의 이야기는 항상 가슴이 아프면서도 수많은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혼불문학상의 수상작들이 모두 그렇듯 역사소설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역사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나도 홍도의 고백을 듣는듯 이야기가 멈출 때 마다 그녀의 빨간 입술을 바라보듯, 재촉하게 된다.

 

자치기나 아버지 그리고 정주가 환생하여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만나기도 하고, 천주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한동안 나오기도 하는 것이 약간은 언발란스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죽지못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홍도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조선은 사군자 말고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초목과 억새들이 어울려 살아온 나라였다. 그러나 오직 사군자만을 바라보며 오백년을 견디고 버텨오던 조선은 결국 부서지고 스러져 갔다. ~ 더 이상 굶어 죽지 않고, 매 맍아 죽지 않고, 배불리 먹기만을 바라는 비루하고 너절하고 어리석은 백성들이었다. 이백년  전에도 그랬고 백년 전에도 그랬으며 백년 후에도 이백 년 후에도 그러고만 있을것 같다. 조선 산하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초목과 억새들은 스스로 제가 주인 될 생각은 하지 못하고 부서지고 스러진 사군자만을 쓰다듬었고 또 누군가가 제 주인이 되어주길 바라고 원하며 제 신세를 한탄만 했다.'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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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
박지영 지음 / 문학수첩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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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묘한 의미와 표지자체가 너무나 궁금하게 하는 책이 었다.

추리소설은 일본소설이 많은 인기를 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단순한 범죄, 사건해결을 넘어서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들과 내용전개,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철학까지도 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은 탓일 것이다.

 

이 책은 뭐랄까? 한마디로 하기가 힘들만큼 잘모르겠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작가의 문체에 빠져드는 묘한 매력도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며 이겐 뭥미? 하고 느낄 때처럼, 왔다 갔다 하는 내용전개와 등장인물이 정말 사실인지 주인공의 다중인격에서 나온 또다는 해리의 그럴수도 있었던 세계인지 많이 헷갈린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어려울 때는 가까운 사람을 모방하면 된다는 것을 해리는 알게 되었다. 자신의 선택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 그렇게 심리적인 책임을 덜 수 있었다. 타인이란 이래서 꼭 필요한 존재다. '네'탓이오, 라고 중얼거릴 수 있는 존재.

p81

 

20년전 자신과 운명이 바뀔수도 있었던 럭키라는 소년이 있었다. 자신이 잠깐 자리를 비우지 않았더라면 럭키가 받은 행운의 모자를 쓰고 히트를 기록하며 야구로 성공할 운명일지도 몰랐다. 그 후 연출을 맡아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표절시비로 퇴사하고 지금은 범죄 재연배우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생존보트:최종진화형남자>라는 프로그램에 나가지만, 자신의 프로필이 소개된 뒤 30명의 여자는 그를 알고싶지 않다는 의미의 STOP을 누르고 그는 묻혀버린다. 그리고 며칠 후 30명의 패널중 한명이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예명인 해리에 대한 원 의미가 진화하고 각색된다. 그리고 어느샌가 본인 자신도 원 의미가 각색되어 새로 만들어진 기억을 믿게 되고, 진실은 묻히거나 잊혀진다. 작가는 잉여인간이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각색이 진실이 되고 그래서 더이상 진실은 진실이 아닌것이 되는 것,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체성을 잃고 내가 바라는 누군가의 삶을 스스로 재현하는 배우가 되는 현실을 말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의 권장량에 대한 언급에서 어릴 때는 8;2의 이야기가 그리고 보통사람은 2;8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도 그렇고, 처음부터 집중하고 읽으면서도 결국은 해리의 정체나 유진과 유선의 정체도 확실치 않은 모호한 느낌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결론은 추리소설로는 긴장감이 떨어지지만 정말 잘 썼는데, 너무어려워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느낌이랄까?

 

모두가 믿는 거짓말을 믿는 것은 모두가 믿지 않는 진실을 믿는것 보다 월씬 쉬운 일이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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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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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갔던 시대는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철학, 문학, 신학등 인간의 삶의 본질의 질문에 대해 묻고 따지고 스스로 답을 얻기 위한 학문이었던 인문학은 어느때부턴간 대학에서 홀대받기 시작했다.

인문학공부로 밥벌이를 할수 없다.라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문학은 중장년 사이에 선풍적이라 할만큼 서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추세다.

밥을 벌기 위한 기술을 가르쳐 주지는 않지만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풍족한가를 스스로 깨우치려는 - 이미 자신의 기술로 밥을 벌어본 사람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달래려는 -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역설적이게도 이 책의 제목은 인문학은 밥이다.이다.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등 12개 학문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인문학은 궁극적 실용성이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우리는 꼭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창의력 또한 무조건 외워서 실습하는 수업에서 나온다기 보다 근본적 학문에서 나온다고 볼수 있겠다.

춘추전국시대의 많은 사상가들, 그리고 그 이전의 위대한 철학자들 신학자들이 가난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후대에 까지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는 원동력 또한 인문학의 힘이 아니었을까?

 

밥벌이 때문에 홀대받은 학문은 결국 우리가 가난할 지언정 행복할 수 있다는 근본적 긍정을 주기도 하는것 같다.

가난을 즐길수 있는 힘은 그래서 인문학이 아니면 줄수 없는 맛있는 밥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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