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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나무 1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세스 후버드가 나무에 목을 멘 것은 1988년 10월 2일 이었다. 그의 나이 70을 넘겼고, 막대한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암을 진단 받은 후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할 인물이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었다.
두번의 이혼으로 가진 재산을 거의 다 날리고 자신의 재산을 다 볏겨간 변호사들을 증오하는 그는 이혼후 악착같이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을 제외하고도 2000만 달러가 넘는 현금을 소유한 그는 죽기 바로 전날 자필로 쓴 유언장에 자신의 재산중 90%에 해당하는 돈을 흑인 가정부 레티에게 상속한다고 썼다.
2번의 이혼으로 두 명의 전처와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 손녀까지 두고 있지만, 그는 분명하게 자신의 자식과 손자들에게 한 푼도 지불할수 없노라고 썼다. 이제 이 어마어마한 돈을 받게된 하층민 흑인 레티와 세스의 자식들은 법정싸움이 불가피하게 생겼다.
제이크라는 백인 이지만 이 남부 지역에서 정당방위로 백인을 죽인 흑인을 위해 싸워 영웅이 된 변호사는 어느날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레티를 위해 또한번 백인과 대적해서싸워야할 입장에 놓여있다.
법정을 주제로한 영화나 드라마를 본적이 있었고, 그 드라마들을 보며 마치 재판에 참여하는 것처럼 새로운 사실에 대해 흥분하며 빠져든 적이 있었는데, 책으로 읽는 법정소설또한 흥미진진하다.
아직도 남부에 백인과 흑인들의 미묘한 차별의식과 피해의식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갑자기 백인의 돈으로 일확천금을 얻게될 흑인 여성을 보는 시선이 백인과 흑인모두 곱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잘 묘사하면서 두꺼운 책이지만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세금을 빼고도 1200만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온갖 추축과 고된 재판 과정을 통해 싸워 얻을 것인가, 아니면 세스의 자식들이 제안한 200만 달러를 받고 합의해서 그래도 남부여성중 가장 부자흑인이 되는 행운을 누릴것인가?..
'당신이 잘못 생각하는 게 바로 그거라니까요. 이 카운티의 백인들은 두 번이나 나를 보완관으로 뽑았소. 그들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이지. 당신이 나타나기 전만 해도 다들 레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단 말이오. 그런데 이제 싸움은 흑인 대 백인의 구도로 변해버렸고, 우리표는 다 떨어지게 생겼소. 당신은 얼간이요. 부커. 그거 알아요?' p340
흑인이면서 탄압받는 흑인의 구도로 몰고가서 재판을 이기려 드는 시스트렁크 변호사의 시대 착오적 사고방식을 역시 흑인이지만 이제는 그런게 안통한다고 말하는 오지 경감의 말이 우리 나라에서 아직도 먹히는 좌우 논쟁을 아직도 최상의 카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