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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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벌>의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에 <방과후>로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전업작가가 됐다. 데뷔작이 발표된 이후에 약 50편이 넘는 작품을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도 1년에 신작소설이 1~2편은 발표되는 듯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을 알고, 그 책을 읽으려고 하면 어느새 새로운 소설이 나올 정도이니, 작가의 소설을 10편 남짓 읽은 나로서는 도저히 그의 소설을 따라잡아 가면서 읽기는 버겁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작가로 활동을 했으면 그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는 공개될 듯도 한데, 새로운 소설이 나와도 그 책의 작가소개글에는 언제 찍었는지도 모를 사진이 그대로이다.

작가 사인회나 인터뷰 기사도 없으니 비밀의 장막 속에서 소설쓰기에만 전념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그는 때로는 도쿄의 긴자에 있는 바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고 하니, 은둔형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추리소설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의 작품은 쓰는 작품마다 주제가 다양하고 구성이 치밀하다.

이번에 읽은 <천공의 벌>은 676 페이지에 이르는 소설 2권 분량의 길이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때는 1995년이다. 원전과 관련이 있는 이 소설이 발표된 1995년 12월에 원자로 '몬주'에서 실제로 나트륨이 유출되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16년 후인 2011년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으니, 작가는 이미 이 작품을 쓸 때에 원전 사고와 관련된 생각들을 소설로 쓴 것이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면서 그동안에 느꼈던 원전과 관련된 불안감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소설 속에서도 나오지만 원전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아무런 생각(?) 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막연하게나마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 정도....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는 원전시설이 없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직접적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 몫을 할 것이다. 그러나,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를 이미 우리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의 원전의 사례를 통해서 간접 체험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미 20여 년 전에 원전과 관련된 소설을 발표함으로써 문제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천공의 벌>의 이야기는 니시키 중공업에서 자위대 헬기인 대형 헬리콥터 '빅 B'를 시험 비행하기로 한 날에 일어난다. 누군가에 의해서 헬리콥터가 원격 조정이 되어 고속 증식 원형로인 '신양'발전소의 상공 800 m의 위치에 떠 있게 된다. 더군다나 그 헬기에는 장난 삼아 탔던 어린이가 있으니...

만약에 헬기가 추락하게 되면 원전에 떨어져서 핵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데, 범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일본 전역의 원전 가동을 멈추라는 것....

범인들은 왜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일까?

헬기에 타고 있는 어린이는 구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으로 소설을 읽어내려 간다. 그러면서 소설을 통해 시민들이 원전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 그가 알게 된 사실은, 일반인들은 대부분이 원전이라는 것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전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도 몰랐고, 원전이 가동을 멈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조차 못 했다. 원전이 가동을 중단한들 큰 일이야 있겠느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양초를 사놓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p. 176)

범인들의 헬기 원격 조정에서 사건이 마무리 되기 까지의 약 10시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이 소설을 읽는 묘미이다.

범인은 이미 소설의 중반부에 밝혀지기에 그들의 범행 동기가 궁금해진다. "귀찮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는 '침묵하는 군중'을 고발한 문제작" 이라는 책 뒷표지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원전 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동안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침묵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정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을까?


문득, '스테판 에셀'이 쓴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ㅣ 돌베개 ㅣ 2011>가 생각났다.

 


이 책은 우리사회의 많은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것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글 6편이 실려 있다. 아주 짧은 글들이다.

당시 프랑스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들.

즉, 국가의 최고 영역까지 금권의 충복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 민영화된 은행은 이익배당과 경영진의 고액 연봉액수에만 관심을 가지는 상황,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 심화,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적 사회, 외국 이민자에 대한 차별 등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책 속의 글 중에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라는 구절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이 <분노하라>이고, 저자가 젊은 날에 레지스탕스 투사였기에 과격한 의미의 '분노하라'를 생각하기 쉬운데, 그는 폭력을 거부했다. 창의적 저항의식의 실천은 참여에 있다고 말했다.

요즘의 우리 현실에서 꼭 맞는 말이 아닐까. 침묵하지 않는 참여...

소설 속의 범인들은 '천공의 벌'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다. 그 '천공의 벌'이  마지막에 일침을 가한다.



" 다시 한 번 말한다. 침묵하는 군중이 원자로의 존재를 잊도록 해서는 안 된다. 항상 의식하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도록 하라.

어린아이는 벌에 쏘이고 나서야 벌의 무서움을 안다. 이번 일이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다이너마이트가 항상 열 개에 그치리라는 보장은 없다. 천공의 벌" (p.p. 674~675)

만약에 지금 이 순간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무겁게 다가오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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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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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한 지 30주년을 기념해서 출간된 소설이며 통산 80번 째 단행본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작의 작가이기에 어떤 언론에서는 '한 작가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쓸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적도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을 분류한 것을 보면, 소설의 주제도 다양하다. 과학 의학 분야, 가족관계, SF적 소도구 차용, 범죄의 심리, 사랑의 비극, 복수의 고통, 서스펜스, ....

아마도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추리소설을 쓰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플라스의 마녀>에는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 라플라스 이론 등 물리학, 수리학과 관련된 내용, 뇌의학에 의한 미래 예측 인간의 탄생, 황화수소를 이용한 살인사건이란 평범하지 않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책제목에 나오는 '라플라스'는 프랑스 물리학, 수리학자의 이름을 일컫는데, 물리현상의 정보를 축적하고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인간이 출현하는데, 이를 라플라스의 마녀라 한다.

이야기의 발단은 마도카가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 집에 갔다가 토네이도를 만나게 되고, 마도카는 극적으로 살아나지만 엄마를 잃게 된다. 마도카의 아버지는 저명한 뇌의학자로 황화수소를 이용하여 자살을 한 가족 중에 겨우 살아난 소년의 수술 때문에 화를 모면하게 된다.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후에 황화수소에 의한 사고가 온천지역에서 일어나게 된다. 아카쿠마 온천에 여행을 왔던 부부 중에 영화 프로듀서인 남편만 황화수소 누출사고로 죽게 되고, 도마테 온천에서도 같은 원인으로 영화배우 모리모토 고로가 죽게 된다.

대학교수인 아오에는 황화수소 중독 사고에 관한 내용을 밝히기 위해서 이곳을 오게 되는데, 우연히 두 장소에서 마도카를 만나게 되고, 온천 지역에서의 황화수소 중독 사고에 의문을 갖게 된다.

사고 장소에 나타났던 마도카가 찾는 어떤 청년, 그는 누구일까?

물론, 황화수소 중독사고는 우연히 일어난 재해는 아닌 듯한데....

이를 밝히는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난해하기만 한 과학 이야기, 뇌의학 이야기를 미스터리 소설로 만들다 보니,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도 몇 번에 걸쳐서 자신이 쓴 원고를 파기시키려고 했다는 후문이 있으니, 이 소설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

이 소설의 말미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 이 세상의 미래 말이야.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

" 그건요, 모르는 게 더 행복할 걸요?" (p. 515)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정말 진실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건 아마카스 사이세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어떤 사고를 중심으로 그 진실을 밝혀 나가는 추리소설은 읽으면서 범인을 찾는 재미가 있지만, 이 소설은 사건의 진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 사건 속에 감춰져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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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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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이자 다작의 작가로도 잘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신의 사생활이 거의 노출되지 않은 작가이다. 데뷔작 이후 20여 년에 걸쳐서 50편 이상의 작품을 썼으니 그의 작품을 따라 읽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몇 년이 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교통경찰의 밤>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작가의 '10년만의 후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이 간행된 것은 약 10년전이다. (...) 어떤 작품을 써도 팔리지 않고 찬사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여러 분야에도 도전했다. 아이디어를 짜내기보다 소재거리를 찾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한심한 짓을 하기도 했다. <교통경찰의 밤> 중에서 p.268

지금은 꽤 잘 알려진 추리소설 작가에게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고 하니, 지금에야 에피소드로 넘길 수 있겠지만 당시의 작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교통경찰의 밤>에는 6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데, 작가 자신이 자동차 부품 회사 엔지니어였던 경험과 교통사고라는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이야기를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가 소름이 끼치도록 섬뜩하게 다가온다. 처음에 한 두 편은 결말을 예상해 보기도 했지만 이내 섣부른 결말을 예측할 수 없음을 알게 되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관심이 가게 된다.

그의 작품들 중에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백야행>,< 탐정클럽>, < 교통경찰의 밤>, < 용의자 X 의 헌신> 을 읽었는데, 작품들마다 섬뜩한 살인사건이 담겨 있었으며, 추리소설의 묘미인 기막힌 반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는 살인사건도, 이야기를 풀기 위한 추리도 담겨 있지 않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얼기 설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야기와 이야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흩어진 퍼즐이 하나 하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퍼즐 맞추기라면 우선 큰 그림을 알고 있기에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작은 조각들을 이리 저리 꿰맞추어 보고 안 맞으면  다른 퍼즐 조각을 다시 맞추어 가면서 큰 퍼즐의 판을 완성시키게 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가 않다. 각 장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다가, 방심하고 다음 이야기를 넘어가서 읽다보면 그 이전에 이미 나왔던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각들은 모여서  큰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도 30 여 년이라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아마도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도 힐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소설에 따라서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과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으로 인하여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소설은 너무도 흔한 내용과 급조한 듯 결말을 짜맞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 있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모든 작품을 쓴 것이 아니라, 누군가 조력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건 한 작가가 그렇게 왕성하게 작품을 쓰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그가 추리소설작가이기는 하지만 본격 추리소설만 쓰는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의 틀 속에 학원물, 서스펜스, 패러디, 엔터테인먼트, 로맨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가미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에 베일에 가려진 작가에 대한 사생활이 그런 추측을 해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의 소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백야행>, <용의자 X 의 헌신>이 있어서 비록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그의 작품은 잘 알려져 있다.

얼마전에 출간된 <몽환화>는 앞의 작품들과는 또다른 재미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편소설이다. 혹시 노란색 나팔꽃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릴 적부터 나팔꽃을 많이 보고 자랐는데, 아버지가 심어 놓은 장미와 라일락, 사루비아, 봉숭아, 과꽃 사이에서 덩굴을 따라 살짝 얼굴을 내밀면서 뻗어나가는 나팔꽃은 아침 일찍 피곤했다. 꽃이 지면 황금색에 가까운 씨가 맺히는데, 그것을 벗기면 까만 씨가 몇 개 나오곤 했다.

그래서 낯익은 나팔꽃, 나팔꽃은 청자색, 분홍색, 흰색 그리고 테두리는 흰색이고 가운데는 분홍이나 청색이니 분명 노란색 나팔꽃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일본의 에도 시대에는 노란색 나팔꽃이 있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노란색 나팔꽃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고 한다. 사라진 노란 나팔꽃을 소재로 쓴 <몽환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독자들은 이미 노란 나팔꽃의 추척하는 미스터리의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2개의 프롤로그가 심상치가 않다. 예측할 수 없는 결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차 상당부분을 읽을 때까지 감(感)을 잡을 수 없다.

첫 번째 프롤로그 도쿄 올림픽이 일어나기 2년전인 어느 여름날, 평범한 건설회사 직원인 신이치는 출근길에 누군가가 휘두른 일본도에 찔려서 죽고, 그의 아내인 가즈코는 가까스로 생명을 구하게 된다.

두 번째 프롤로그 첫 번째 프롤로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 같은 이야기로 다이토 구 이리야에서 칠석에 열리는 나팔꽃 시장 순례 이야기이다. 가모 가족은 연례 행사로 나팔꽃 순례시장을 가게 되는데, 14살 소타는 가족 행사로 나팔꽃 순례를 하던 중에 이바 다카미를 만나 첫사랑을 하게 되지만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급진전이 되어서 소타 집안과 리노 집안의 이야기로 바뀌게 되는데....

올림픽 수영선수였던 리노는 갑작스럽게 사촌인 나오토의 자살을 접하게 되고, 얼마 안 있어서 홀로 살던 할아버지가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된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전에 리노는 식물을 연구하던 할아버지가 많은 꽃을 재배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려주는 작업 중에 할아버지가 은밀하게 키우는 노란꽃 화분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살인 사건 이후에 그 노란꽃 화분이 없어지니....

원자력 공학을 공부하던 소타는 리노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과정에서 그의 형이 노란꽃에 관심을 가지고 사건 형사인 하야세와 접촉을 하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마지막 피웠던 노란꽃, 그러나 세상에 알리기를 꺼렸던 노란꽃. 그 노란꽃을 노리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리노의 사촌인 나오토의 죽음과의 연관은?

그 노란꽃은 에도시대에 번성했으나 지금은 없어진 노란 나팔꽃.

" 짙은 노란색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카로니토이드 계열의 색고사 꼭 필요해. 이것은 현존하는 나팔꽃에는 포함되지 않아. 그래서 환상의 꽃인 거지." (p. 217)

"  어떤 꽃은 피워도 좋지만 노란 나팔꽃만은 쫒지 마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몽환화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 몽환화?"

" 몽환(夢幻)의 꽃이라는 의미일세, 그 뒤를 쫒으면 자기가 멸하고 만다고, 그렇게 얘기했어. " (p. 220)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퍼즐 맞추기 그리고 씨줄과 날줄의 만남이 이 소설의 결말에 도달하게 해준다.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소설 속의 이야기를 분류할 수 있는데, 한 축은 리노와 소타가 사건 해결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알아내는 이야기, 그리고 한 축은 소타의 형인 요스케와 이 사건을 맡은 형사인 하야세가 노란꽃의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분명 어떤 연결도 감지할 수 없었던 독자들은 MM사건이 결말에 이르는 힌트임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마릴린 몬로의 팬이었던 사람이 그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일으키게 되는 살인사건, 그리고 나팔꽃의 진실만을 찾던 독자들은 노란 나팔꽃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된다. 전혀 감지 할 수 없었던 노란 나팔꽃, 그런데, 과연 꽃 자체에 결정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었던가...

여기에 이 소설이 가지는 독자의 허를 찌르는 한 방이 있다.

몽환화, 몽환, 환각... 마성의 식물.

작가는 이 작품을 이미 10년전에 <역사가도>라는 잡지에 연재하였는데, 당시에 작가는 자신이 역사물에관련된 소설을 쓰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집필을 꺼렸지만 편집자가 권유해서 썼다가 다시 그 틀만 남겨 놓고 다시 쓴 소설로 긴 기간이 약 10년이 걸렸다.

<몽환화>를 읽게 되면 홍보글에는 '에도시대'라는 말이 나오지만 역사적 사실은 거의 이 소설에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노란 나팔꽃을 다시 재배하기 위한 식물학자의 이야기 속에서 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소타가 자신이 전공한 원자력 공학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더 심도있게 다루어진다.

그렇다면 <몽환화>를 통해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몽환화인 노란 나팔꽃이 없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대비하여 원자력 발전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원자력은 분명 인간들에게 이로운 점이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해(害)가 존재한다. 그래서 소타는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원자력 발전, 그건 지금에 와서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지금까지 보다 더 높은 기술이 요구되니. 작가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 이 소설을 새로 쓰기로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소타군." 다카미는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모른 체해서 없어지느 거라면 그대로 두면 되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이어받아야 하잖아? " (p. 409)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p. 420)

<몽환화>는 처음에는 얽히고 설킨 이야기의 매듭을 풀기가 힘들어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이 많이 드는 이야기이지만 한 겹, 한 겹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그 존재를 잊어 버려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사라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에, 그리고 사라진 것을 다시 존재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원자력과 관련된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부각시키고 싶었던 이야기임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책의 말미에 크게 깨닫게 된다.

추리소설이라는 하지만 범인 색출에 집중되는 그런 추리소설이 아닌 사회의 문제를 다루는 추리소설이기에 <몽환화>가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탄탄한 구성과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그 어느 추리소설 보다 돋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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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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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의 제왕'이라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러나 내가 읽은 그의 작품은 <탐정클럽>이 고작이었다.

<탐정클럽>은 몇 편의 단편 모음이고, 어떤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들에 의해서 사건이 해결되는 형식으로 극적인 반전은 읽는 재미가 있기는 하나, 차근차근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사건이 진행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탐정이 해결된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이어서 독자들이 사건 속으로 뛰어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단편보다는 장편이 훨씬 책 속으로 몰입할 수 있으며,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묘미를 기대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래티나 데이터>는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 한 편의 장편 소설이었지만, 책의 중간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책을 손에서 놓치 못할 정도로 책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떤 작품이든지간에 작가가 그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집필을 하면 할수록 좋은 작품이 나오고, 독자들도 그런 작품을 알아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플래티나 데이터> 역시 집필 기간이 3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 가루라 그리고 내면의 류.

<플래티나 데이터>의 주인공인 가구라는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다. 아버지의 자살!!

도예가였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 몰았던 것은 컴퓨터가 만든 도예작품.

이 사건이 재미였던, 아니면 과학발전을 입증하는 차원의 기획이었던, 아버지의 장인정신을 무참하게 짓밟은 사건이었다.

컴퓨터가 재현한 아버지의 도예작품들. 컴퓨터가 만든 위작을 가려내는 TV 프로그램에서 아버지는 3개의 작품이 모두 자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작품을 만들 당시의 상황까지, 느낌까지 모두 느낄 수  있었던만, 3개의 작품은 모두 위작.

아버지가 자신의 작품을 모두 깨뜨리고 자살을 하신 모습을 보고 가구라는 큰 충격과 함께 공황상태에서 기절을 하게 되고, 그후에 그는 다중인격이 되는 것이다.

가구라, 그리고 가구라의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구라인 류.

나는 그동안 다중인격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읽었기에, 가구라와 류의 다중인격을 내나름대로 생각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그런 상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가구라는 실제의 모습, 가구라 내면의 또다른 류는 과격한 살인마의 기질을 가진 모습으로....

여기에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캐릭터의 선정의 남다름이 엿보이며, 또한 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있는 것이다.

가구라는 경찰청 특수 해석 연구소의 주임으로 새로 개발한  DNA 수사 시스템에 의해 사건 해결을 담당하는 발달한 과학의 실체에 신뢰감을 갖고 있는 이성적인 인물. 그러나 류는 가구라와는 전혀 다른 감각적인 인물로, 그가 그리는 그림에는 류의 마음과 의식의 밑바닥에 깔린 아버지의 장인정신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가구라는 아버지의 죽음에서 어차피 인간의 마음은 나약한 존재이며, 데이터야말로 모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지만, 류는 가구라가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놓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류는 그것을 자신의 가장 큰 보물로 생각한 것이다.

 

 

어떤 사건에서 입은 트라우마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가구라와 류는 한 사람이지만 내면에서는 이렇게 완연한 차이점을 보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의 그 어떤 주제들보다도 이런 설정이 마음에 가장 크게 다가왔던 것이다.

 

★ '플래티나 데이터' 그리고 '모글'
과학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것일까?

얼굴의 한쪽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점을 가진 다테시나 소키와 그의 오빠.

다테시나는 자신의 외모때문에 힘든 상황을 수학이라는 학문에 매진하여 수학천재가 된다. 다테시나 남매가 만들어낸 최첨단 DNA 수사 시스템의 실용화.

이 시스템으로 각종 사건 현장에 모발 한 가닥만 떨어져 있어도, 사건의 범인을 색출할 수 있다. 혈액형, 키, 몸무게, 심지어는 몽타주가 아닌 범인의 사진까지도.

디지털 테이터가 있다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은 경찰청 특수해석연구소의 DNA 수사 시스템의 검색 결과는 ‘NOT FOUND’. NF13으로 분류되게 된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만들어낸 다테시나 남매가 살해되게 되고, 그들이 연구하던 결과물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플레티나 데이터'. 그것의 해결할 수 있는 '모글'

 

 

과학의 발전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며, 그것이 가져다 주는 부작용들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 국가 지도층의 추악한 모습은 이 작품에서도 한 몫을 한다.

국가 지도층은 국민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모든 정책은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과연 그럴까. <플래티나 데이터>에서도 방대한 양의 DNA 데이터를 축적하는 사업에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그것이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그것 자체를 두려워 하는 집단은 국가 지도층, 사회 지도층이라는 것이다.

개인 정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범죄 행각이 들어 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고, 시스템에서 빠져 나가려는 음모를 꾸밀 수 밖에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탄탄한 구성과 정교한 문체, 그리고 강한 흡인력.

<플래티나 데이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 단연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의 소재나 주제가 그렇게 낯설지는 않지만, 소설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기설기 얽혀 있는 이야기들이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책 속에 빠져들 정도로 강한 흡인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들도 다양하다.

끝까지 가구라의 행적을 쫓는 아사마. 그리고 내면의 류.

또다른 사람의 내면의 인물인 스즈랑.

미스터리 소설의 묘미인 범인 찾기는 쉽게 짐작이 가는 인물이지만, 미스터리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스스로 책을 읽어가면서 범인을 추측해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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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2025년 6월 개정판 '장미와 나이프'> 


** 리뷰는 2012년 1월 12일 쓴 리뷰를 끌어 올렸습니다.**


우리나라 추리소설 독자들에게도 많이 읽히는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으로 익숙해진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그가 이번에 펴낸 책 '탐정클럽'에는 5편의 단편추리소설이 들어 있다.

추리소설이라면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또한,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읽으면서 머리로는 "과연 이 소설의 범인은 누구일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읽는 재미가 묘미라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추리소설은 끝맺기 몇 장 전에서 다시 반전이 일어나는 짜릿함이 읽는재미이기도 하다.

그래서.'탐정클럽'이 단편추리소설이 아닌 장편추리소설이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읽는내내 하게 해주었다.

 

 

권력과 재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탐정클럽'.

VIP들에 의해서 비밀스럽게 탐정들은 고용되고, 그들이 맡긴 사건을 조사해 나가게 된다. 부정적인 면에서 본다면, 불법자금이나, 주변인물의 부정부패, 불륜 등을 파헤치는 흥신소 역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소설속의 내용에서도 그런 의뢰를 많이 해결하는 장면들이 나오니까.

이 책의 5편의 단편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사람들의 추한 사생활이 펼쳐진다.

'위장의 밤'에서 보여주듯이 대형마트를 경영하는 77살의 사장은 재력은 가졌으나, 복잡한 가족구성원에 의해서 펼쳐지는 살인사건에 의해서 희생당하게 된다.

화목한 가정이란 찾아 볼 수 없는.... 돈과 빗나간 불륜으로 인하여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덫의 내부'도 역시 재력가. '위장의 밤'과 같은 집안의 어떤 모임후에 일어나는 자살을. 또는 사고사를 위장한 살인사건.

'의뢰인의 딸' 역시 아내의 불륜이 몰고 오는 자살을 위장한 살인사건. 아버지는 딸을 위해서 엄마의 불륜을 숨기고 싶어하지만...

'장미와 나이프'는 그 결말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반전에 또다른 반전과 아연실색할만한 덫까지 동원된다.

얼핏 보아서는 너무도 식상한 소재와 주제라고 생각되지만, 그렇게 만만하거나 단순한 추측은 읽는 사람들의 허를 찌르게 만들어 준다. 

아무리 완벽한 범행이었다고 해도 헛점은 반드시 있게 마련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책의 이야기들은 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재미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아무래도 추리소설은 읽으면서 범인을 찾는 재미가 큰데, '탐정클럽'의 이야기들은 범인을 찾을 만한 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들이 마지막 부분에 나타나서 사건의 결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끝맺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탐정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들이나 사건을 해결해야하겠다는 사명감은 탐정클럽의 탐정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의뢰인이 사건해결을 의뢰하면서 수고비를 주었으니, "사건을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하는 보고형식으로 탐정의 임무는 끝나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의뢰한 사건의 결과도 의뢰인들이 알아서 해결하십시요" 하는 의미로 전달할 뿐인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할까....

아니, 그것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독특한 캐릭터의 탐정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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