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 그린 그림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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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그린  그림>의 작가 '김홍신'은 1980년대 암울했던 시절에 사이다처럼  '톡' 쏘는 시원함을 가져다 준 소설 <인간시장>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주인공인 장총찬은 현대판 홍길동, 로빈 훗에 비길 수 있을 정도로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서 한 판 승부를 겨룬다. 조폭, 인신매매, 부정부패 정치인, 타락한 종교인, 비리투성이 사학재단 등 장총찬이 가는 곳에는 정의가 살아나게 된다. 그야말로 힘없고 배경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속시원한 소설은 없었을 것이다.  그당시에 출판계의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는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소설가 김홍신은 장총찬의 후광을 입었을까, 8년간 국회의원을 지내게 되는데, 그때에도 때로는 당론 보다는 소신에 따라서 행동한 적이 여러 번 있는데, 거대한 여당 속에서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 작가로 돌아온 김홍신은 <대발해>라는 대하소설 10권을 출간하기도 하고, 에세이, 소설도 발표한다.

그 중에 에세이와 소설 <단 한 번의 사랑>을 읽었다.  내용은 젊은 날에 사랑했던 여자가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재벌 2세의 부인이 되어 나타나는데, 그녀는 말기암 환자이며 남편과의 이혼을 원하면서 첫 사랑과의 남은 인생을 보내기를 원한다고 하니....

김홍신의 사랑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번에 신간을 발표하게 된다.

<바람으로 그린 그림>

" 천둥이란 내가 사랑한다고 외치은 소리이고

번개란 내 영혼이 그녀에게 달려가는 속도이며

바람이란 우리의 사랑이 자유롭기를 바라는 것...." ( 책 속의 글 중에서)

아주 전형적인 사랑이야기, 어떻게 표현하자면 진부한 사랑,

작가인 김홍신의 젊은 날에는 통할 수 있었던 사랑.

지금의 청춘들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는 1인칭 화자 시점에서 번갈아 가면서 전개된다.

리노는 가톨릭 사제가 되기를 희망하는 고등학생 복사. 그가 다니는 성당에서 성가대 반주를 하는 모니카는 리노 보다 7살 연상의 대학생.

성당에서 주로 많이 볼 수 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커플, 사랑인지 아닌지 조차 애매한 그런 성당 누나와 남동생.  지금이야 7살 연상이 무슨 대수일까마는 그땐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사랑.

리노는 모니카의 권유로 사제가 되기를 포기하고 의대 진학을 위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 어느날 리노는 공부를 위해서 모니카의 목장에서 방학을 함께 보내게 되고....

간절히 원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이기에 모니카는 선을 보게 되고, 만난 남자는 집안도 좋고, 학벌도 좋지만 성품이 수준 이하... 폭력까지도 행사할 정도로...

그후에 모니카는 착실한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는데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불구가 된다. 모니카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서 딸을 낳게 되고, 리노는 결혼을 하여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들의 자녀들이 커서 사랑을 하게 되니....

소설은 초중반을 거치면서 너무도 지루한 작가의 청춘 시절의 연애 감정에서 빠져 나오지를 못한다. 그리고 설득력없는 모니카의 결혼, 이어서 리노의 결혼.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 이야기, 각본에 짜인듯이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를 반감시킨다. 아마도 내가 이런 사랑를 주제로 한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기욤 뮈소'나 '더글라스 케네디', ' 무라카미 하루키'의 사랑이야기에는 독자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하는 어떤 트릭, 추리, 스릴, 반전들이 있는데, 그런 요소들이 빠지니 밋밋한 사랑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 사랑이 고통스러워도 물러설 수 없는 것은 그 어딘가에 황홀함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상처를 추억으로 삼으면 향기가 되고 고통으로 여기면 후회만 남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리노와 모니카의 사랑처럼 그들의 사랑은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잔잔한 사랑이지만 상처가 나고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견딜 수 있게 해주던 자녀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도 아픔과 슬픔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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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地理人生 이야기 내 인생의 지리학
김인 지음 / 푸른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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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이 있다. <어느 지리인생 이야기>이다.

이 책은 서울대 지리학과장이었던 김인 교수가 2006년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비매품으로 냈던 책을 10년만에 정식으로 출간한 책이다.

지리학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이다. 자연지리인 기후, 토양, 생태 등, 인문지리인 경제지리, 정치지리, 도시지리 등,...

다양한 학문들과 인접한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도 대학에 지리학과가 있는 대학이 그리 많지 않은데, 서울대학교의 경우에도 사범대학에 지리교육학과가 있을 뿐이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의 국토를 연구하거나 교육을 시키는 것이 금지되어서, 일본 지리를 중심으로 지리를 가르쳤다.

물론, 지리학과를 세울 수도 없었다. 그러다가 광복이 되면서 지리학과 관련된 학과들이 설립되게 되는데, 서울대학교에서는 1958년에 문리과대학 지리학과가 설립된다.

김인 교수는 1959년에 문리과대학 지리학과에 입학하게 되고, 1963년 지리학과 2회 졸업생이 된다.

그리고 군복무 후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972년에 박사 학위를 받는데, 그 당시만해도 지리학과에 있어서는 해외 박사 1호였다.

그리고 귀국하여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후학을 양성하는데,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대학의 학부 전공 4년, 미국 유학 석, 박사과정 6년, 서울대 교직 33년 - 43년을 지리학과 함께 하였으니 그의 인생을 '지리인생'이라 칭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 이 책은 지리학에 뜻을 두고 지리학으로 입신하기까지의 애환이 점철된 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지리학을 업으로 삼고 살아갈 이들에게, 특히 후학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었다. " ('책을 펴내며' 에서)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리학을 전공하게 된 동기, 지리학에 뜻을 두고  지리학과이란 학문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애환, 언론 매체에 실렸던 기고문 등, 세계화 시대에 국제 무대에 동참해서 활동하는 과정에서의 기록들, 정년퇴임을 맞이하여 자신의 지리인생에 대한 소회 등을 학문적 성과를 중심으로 글을 썼다.

특히, 관심이 가는 내용은 저자 보다 10년 후배인 서울대 교수 최창조가 홀연히 학교를 떠나면서 풍수론에 대한 논쟁이 붙는데, 두 사람의 기고문이 실려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 김인  교수 기고 : 지리학은 풍수와 동일시될 수 없다 - 최창조 교수의 연재물 '집중 탐구 한국 풍수의 재발견'에 대한 반론 (대학신문 제 1341호, 1993년 3월 8일 )

*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기고 : 물론 서양 지리학은 풍수가 아니다. - 지난호 ' 지리학은 풍수와 동일시될 수 없다'를 읽고 (대학신문 제 1342호, 1993년 3월 15일)

* 기자가 본 풍수론 불꽃 논쟁 (조선일보 1993년 3월 17일 ) - 우병현 조선일보 기자.

우리나라의 지리학계는 약 70년의 연구 실적을 가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지리학자 중의 한 사람이 김인 교수이다. 그의 지리인생을 엿 보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그의 학문적 성과와 경험의 기록이 <어느 지리인생 이야기>이다.

지리학과 연관된 사람들은 물론, 우리나라의 지리학의 발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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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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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책을 읽는 것이 꽤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1년에 150 권에서 200 권 정도는 무난하게 읽었는데...

요즘에는 내 블로그에도 잘 들어오질 않는다. 그러던 며칠 전에 내 블로그에 들어와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날 블로그를 찾아 준 사람들은 600 명이 넘었다. 그동안 꾸준히 2,000 권이 넘는 리뷰를 남겼으니 그 중의 어떤 책이 궁금해서 검색을 하던 중에 들렀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미안한 마음에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다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몇 권의 책을 샀는데, 그 중의 한 권이 '임경선 에세이' <자유로울 것>이다.

우선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책표지가 마음에 들었다는 아주 사소한 느낌에서 읽게 된 책이다.

화려한 꽃 보다는 들풀에 마음이 끌리는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책표지는 삼복더위를 훅 날려 보낼 정도로 시원하면서도 간간히 찍힌 금장의 점들이 수수함에 우아함을 함께 가져다 줬다.

이 책의 저자인 '임경선'은 다양한 활동를 한 칼럼니스트이다. 어려서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서 일본을 비롯하여 미국, 남미, 유럽 등지에서 자랐으며 대학은 서강대학교와 도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경력도 다양하여 호텔, 음반사, 인터넷 회사, 광고대행사, 잡지사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앗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서 일간지와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소설과 에세이를 10여 권을 냈다.

'임경선'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그 느낌이 참 좋다. 미사여구를 써서 글을 꾸미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과 삶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순수하고 깔끔하게 써 내려 갔다.

" 작가 자체에 인간적으로 매력을 느낄 때 우리는 그 작가의 에세이가 더욱 궁금해진는 것이다. " (p. 55)

책 속의 문장처럼 책을 읽으면서 그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면 작가가 궁금해지고, 작가가 궁금해지면 그의 에세이를 찾아 읽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퀘스천>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 아닌 그의 인간된 면모와 삶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작가의 소설쓰기에 대한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자유로울 것>에서도 작가의 글쓰기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그런 이야기 중에 '빈스 브라운'이라는 카페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가 글쓰기 작업을 하던 카페로 이 곳에서 2권의 소설과 2권의 에세이가 완성됐다.

그런데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 카페가 문을 닫고 지방으로 내려가던 날의 이야기, 나중에 우연히 검색을 하던 중에 알게 된 천안의 빈스 브라운 이야기....

나도 빈스 브라운이 궁금해졌다. 책을 읽다말고 검색해 보니 그 카페가 검색된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함께 책들이 꽂혀 있는데, 그 책들 중에는 <자유로울 것>도 있으니....

인연이란 이렇게 좋은 느낌으로 서로에게 오래 오래 간직되는 것이 아닐까.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깊은 감동을 줬던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될 때>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재충전의 시간을 거쳐서 또다시 책과 함께 하는 날들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된 <자유로울 것>은 참으로 좋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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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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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 작업에 들어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압박을 받다가 투덜거리며 몇 분 만에 바꾼이 제목이 바로 이것, '우리 사우나는 JTBC 안봐요" 다. 이 제목에 정치적인 은유는 없다. (...) 돈 급박하게 제목을 짓긴 했으나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내가 일했던 세계를 정의하는 또 다른 문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솔직히 말해서  '박생강'작가는 나에겐 생소한 사람이다. 그래도 책 좀 읽는다는 내가 그럴 정도면 그리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닌 듯하다. 그는 2005년에 <수상한 식모들>로 제 1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필명인 생강은 마늘과 함께 쓰이는 양념을 생각하게 하지만 그 의미는 성자와 악당의 혼성, '생각의 강'이란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작가의 말과 작가 소개글을 먼저 올리는 이유는 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순전히 제목때문이다. 2016년을 달구었던 정치적 이슈는 JTBC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시청하지도 않던 JTBC 뉴스룸을 보기 위해서 저녁 8시를 기다리기도 했으니....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책제목에 꼽혀서 읽게 됐는데, 소설 속에는 JTBC에 대한 내용은 눈을 씻고 봐도 나오지 않는다.

작가가 작가의 말을 통해서 이야기했듯, 출판사의 강요(?)에 의해서 책제목을 정했으니 이것도 어찌 보면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갑과 을, 아니 갑과 병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갑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는 작가가 등단한 이후인 2015년부터 약 1년간에 걸쳐서 사우나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체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로 읽힐 수도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손태권은 등단한 소설가로 논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학원이 망하게 되자 백수가 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딜 수 없어서 사우나 매니저가 된다.

태권이 일하게 된 헬라홀은 신도시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로 수영장, 골프연습장을 겸비한 소위 말하는 1 %를 위한 사우나이다.

사우나에는 중장년층의 전문직종을 가진 회원, 은퇴한 사업가를 비롯하여 전직 국회의원, 유명 가수, 영화배우 등의 노년층, IT 기업의 청년 실업가....

방학이 되면 유학 중에 집에 온 학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이곳에서도 갑질은 있으니, 회원이 갑이면 사우나에서 일하는 태권과 같은 사우나 매니저는 병이다.

그런데, 헬라홀은 처음에는 1%를 위한 피트니스 센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지금도 1%를 위한 곳일까 의문이 든다. 흰 천장에는 검은 곰팡이가 덕지덕지, 한여름에 에어컨도 없으며, 사우나에서 갈아입는 운동복의 목은 길게 늘어졌고, 바지는 밴드가 늘어져 있으며, 양말은 도난방지를 위해서 대여라고 써 놓았으니....

말만 1%를 위한 사우나, 갑질은 대한민국 1% 재력가들의 갑질....

그런데 회원들의 갑질도 1%의 갑질에는 못 미치는 듯하다. 재벌 총수가 운전기사에게 행하는 갑질, 대장 부인이 공관병에게 행하는 갑질에는 택도 없는 갑질이란 생각이 든다.

스스로 대한민국 1%라고 믿는 것만으로도 위세가 당당해지는 회원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운동복의 늘어진 목처럼, 밴드가 늘어난 바지처럼, 대여라고 쓴 양말처럼 초라하기만 하다.

한 때는 잘 나가는 사람들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할 일없는 노인들, 그래도 그들은 헬라홀에서 만큼은 과거의 1%로 대우받기를 원한다.

헬라홀, "더러운 세탁물을 흘려보내는 구멍처럼 1퍼센트의 사람들이 빠져드는 어마어마한 구멍, 한번 빠지면 쉴 새 없이 달리고 땀을 빼며 영원을 꿈꾸지만 훅 꺼져 사라질 때까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멍"

작가는 자신이 근무했던 사우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1%에 해당하는 보수적인 사람들(JTBC를 안 보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99%의 시각을 블랙 유머로 패러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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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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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더글라스 케네디'

그는 미국인이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더 인기있는 베스트셀러작가이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조국인 미국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는 작가이기도 한데, 그의 특징은 등장인물에 대한 완벽한 탐구와 풍부한 예술적 소양을 갖추고 있어서 그런 것들이 소설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래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출간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읽었다.

작가의 사생활을 알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읽는 것이 작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빅 퀘스천>은 지금까지 '더글라스 케네디'의 삶을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에세이다.

"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더글라스 케네디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자전적 에세이다. 작가 자신의 삶,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니와 할머니, 자폐아로 태어난 아들의 이야기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친구, 우울증으로 자살한 스승, 스캔들로 자신의 재능을 썩히는 예술가 등 작가가 가까운 곳에서 바라 보았던 주변 인물들의 삶 또한 책 속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 ( 책 뒷표지 글 중에서)

책 속에는 작가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 학창시절 이야기, 부모님의 결혼생활, 자신의 결혼생활, 자녀이야기, 그리고 친구, 스승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왜 자신의 나라인 미국을 떠나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성장기에 순탄하지 못했던 가정, 결혼 후에도 결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작가의 소설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표현이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작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와 문학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딸 폴리의 친구인 사라의 교통사고.

퓰리처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맛깔스런 칼럼을 쓰던 하워드가 가정파탄으로 인하여 어떻게 무너지게 되는가 하는 이야기, 스승의 자살, 소식을 거의 끊고 살던 부모가 9년 만에 전화를 해서 돈을 요구하는 이야기.

작가들의 평범하고 순탄한 삶의 이야기가 아닌 굴곡이 많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작가의 소설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게 된다.

대답을 기대할 수 없는 큰 질문들인 빅 퀘스천.

7가지 빅 퀘스천과 그 해답을 살펴본다.

이 책은  바로 더글라스 케네디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그에 대한 해답이다.

1. 행복은 순간순간 나타나는 것일까?

2. 인생의 덫은 모두 우리 스스로 놓은 것일까?

3. 우리는 왜 자기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야기를 재구성하는가?

4. 비극은 우리가 살아 있는 대가인가?

5. 영혼은 신의 손에 있을까, 길거리에 있을까?

6. 왜 '용서'만이 유일한 선택일까?

7. 중년에 스케이트를 배우는 것은 '균형'의 적절한 은유가 될 수 있을까?

용서에 관한 더글라스의 생각에 수긍이 간다.

"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그 즉시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거야. 용서는 긍정적인 이기주의야." (p. 253)

" 용서는 나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수십 년 동안 짊어지고 살아온 화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용서하기로 한 상대에게 '용서한다'고 선언적으로 말하는 것은 용서의 원칙에 위배된다. 타인이 나에게 더없이 끔찍한 짓을 저질렀지만 너그럽게 용서해주겠다고 하는 건 자기 과시에 다름 아니다. 과시는 용서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 " (p. 257)

" 용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미움과 원망을 버리는 일이다. 용서를 상대에 대한 수동적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면 안된다 타인의 잘못을 용서했으니 자기 자신의 도덕적 우위가 증명된 셈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용서는 존재론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다른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았을 때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것도 자기자신의 몫이다. 용서는 '잊기'와 다르다. " (p, 258)

" 용서의 과정은 전적으로 혼자 이루어가야 하기에 더욱 두렵고 힘든 일이다. 타인을 용서하기가 왜 그토록 힘들까?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계속 기억하고 번민하지 않는 한 상처는 아무 것도 아니다. " (p. 259)

더글라스 케네디가 말하는 용서란,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며, 상대방이 남긴 상처를 안고 적응하며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흔히 에세이, 산문집이라고 하면 신변잡기를 다루는 읽기 쉬운 그런 책을 생각하게 되는데, <빅 퀘스천>은 우리들에게 굵직한 7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작가 자신의 그의 삶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찾아준다.

이 책을 읽으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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