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 - 삶의 속도를 늦추는 독서의 기술
데이비드 미킥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오랜 독서생활에서 얻은 결론은 책읽기의 방법에 정석은 없다고 본다. 독서하는 사람의 독서수준과 독서량, 읽는 책의 난이도, 책의 장르 등에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읽는 것이 좋은 독서법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구입하는 책 보다 서평단을 통해서 받게 되는 책이 많아짐에 따라서 책을 읽는 유형도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예전처럼 동네 서점이나 대형서점에 들러서 이 책, 저 책을 살펴보다가 마음이 가는 책을 골라 구입 방법이 아닌, 인터넷 서점에서 인기있는 책들이나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 책들에 관심이 가게 되어 그런 책들을 구입하다 보니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책을 잡으면 웬만해서는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꾸역꾸역 읽게 되니 이것이 올바른 독서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즈음에 읽게 된 <느리게 읽기>는 책 읽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는 기회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느리게 읽기'는 책을 좀 더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읽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모든 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의 방법들을 적용하여 독서를 하는 것은 아직 독서법을 습득하지 못한 어린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독서에 몰두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준다는 의미로 받아 들이면 좋겠다. 그러나 그 점에도 문제는 있다. 자칫 하면 이와같은 방법이 아직 책에 흥미를 갖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책 읽기를 회피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느리게 읽기는 난해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에 활용하면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느리게 읽기'란 '더 잘 읽는다는 것, 즉 '더 천천히 읽는다'는 뜻이다. 한 권의 책을 좀 더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천천히 경험할 수 있는 독서법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이 들 때까지 우리의 신경은 온통 인터넷에 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큰 장점이자 단점인 내가 필요한 정보를 아주 빨리 받을 수 있고, 그것도 여러 정보 중에 제목 정도만 슬쩍 보다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것만을 클릭하면 된다. 그 정보 역시 조금 읽다가 아니다 싶으며 닫아 버리고, 새로운 정보를 찾아 인터넷의 바다를 헤맨다.

많은 이들이 오늘 아침도 그렇게 시작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에 익숙해지다 보니 속도에 집착하게 되고, 다중작업에 길들여져서 집중력이 저하된다.

이런 수박 겉핥기식의 속독, 바로 10대를 비롯한 아직 독서법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책을 기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아마도 저자가 '느리게 읽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 책을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싶음이라고 본다.

진지한 독서는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즐거움을 가져다 주고, 좋은 책은 천천히 정성 들여 읽으면 그 보답이 온다.

이렇게 느릿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독서, 이것이 바로 양질의 독서를 하는 방법이다.

나는 해를 거듭하면서 더 많은 독서를 하다보니 책을 비교적 빨리 읽는 편이다. 그렇다고 대충 대충 읽는 스타일은 아니기에 꼼꼼하게 읽기는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알고 있는 사실들의 나열에 해당하는 부분들은 건너뛰어 읽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에 새겨 두고 싶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천천히 읽는다. 천천히 읽는 방법 중에 하나는 조그맣게 소리내어 읽는 방법이다. 소리내어 읽으면 눈으로 읽을 때 보다 훨씬 그 글이 주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책에 따라서 여러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독서 경험에서 나온다 고 할 수 있다.

'느리게 읽기'를 강조하는 저자는 독서를 하려면 시간을 들여야 하고 다시 읽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 독자는 처음에는 관광객, 그 다음에는 잠재적인 거주자가 되며,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여행자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면 훨씬 보람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책과 여행에 빗대어 설명해 준다.

요즘 독서의 새로운 스타일로 전자책이 많이 읽히지만 아직도 책은 종이책이라는 독자들. 분명 종이책과 전자책은 독자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그런데, 전자책은 신중하게 읽기 보다는 쭉쭉 읽어 나가는 경우가 많고,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에 전자책은 종이책 보다 끝까지 읽는 사람이 적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책을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인, '느리게 읽기의 규칙'이다.

1 인내심을 가져라
2 핵심적인 질문을 던져라
3 목소리를 파악하라
4 문체를 감지하라
5 처음과 끝에 주목하라
6 이정표를 찾아라
7 사전을 적극 활용하라
8 핵심 단어를 추적하라
9 작가의 기본 사상을 발견하라
10 의심의 기술을 길러라
11 작품을 분해하라
12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
13 다른 길을 탐험하라
14 또 다른 책을 찾아라

14개의 규칙은 솔직히 '이렇게까지 책을 읽어야 할까 ?" 하는 생각을 들 정도로 평범한 독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쉽지 않은 규칙들이다.  자칫하면 책읽는다는 것이 행복하기 보다는 힘겨운 미션을 수행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독서하기 싫어하는 대중들에게는 책을 회피하는 방법이 되기도 할 것 같다.

저자는 14개 규칙을  작품들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 준다. 그리고 14개 규칙을 습득했으면 이 규칙을 단편소설, 장편소설, 시, 희곡, 에세이 읽기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독자들은 '느리게 읽기 위한 14개 규칙 중에 몇 개의 규칙은 알게 모르게 책을 읽으면서 하고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인내심을 가져라', ' 처음과 끝에 주목하라', ' 핵심 단어를 추적하라', '작가의 기본 사상을 발견하라',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 ' 또 다른 책을 찾아라' 등...

모든 책을 읽을 때에 '느리게 읽기'를 실천하기 보다는 책에 따라서 이와같은 방법을 활용해 보면 좀 더 깊이있는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