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 - 주택과잉사회 도시의 미래
노자와 치에 지음, 이연희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일본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취재한 프로그램을 봤다. 일본에서는 부모 세대가 남기고 간 집이 슬럼화되고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재건축으로 지은 아파트들이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고 있지만 이런 현상은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의 이야기이고, 대도시에서 벗어난 곳에 가면 불꺼진 아파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농어촌으로 가면 그런 현상은 심화되어 어르신들이 남기고 간 집들은 방치되어 돌보는 사람없이 폐허가 되어 있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니, 우리는 일본의 경우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 사회인 동시에 주택 과잉 사회이다.1973년 이후로 총 주택수가 총 세대수 보다 많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점점 심화되어 2013년에는 총 빈집 수가 820만 채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선수촌 주변으로는 초고층 맨션이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게 되면 주변 역의 확장과 주차장을 비롯한 새로운 교통 인프라 정비가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를 비롯한 공공시설의 확충 등의 필요성.

일본 사람들은 이미 주택과잉 상태인데도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 올림픽 전에 고가로 되팔려는 머니게임의 대상이 주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외와 농지에도 신규 주택 건설이 집중되고 있다. 임대 아파트의 건설은 실제로는 입주자가 거의 없는 공실 상태이다. 전국 빈집 수의 52.4 %가 임대형 주택이다.

<오래된 집 무너지는 거리>의 저자인  '노자와 치에'는 도시환경디자인학으로 석사, 도시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대학 교수이다.

그는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이 주택 공급과잉에 미치는 영향, 주택 및 도시 기능의 입지 유도 방법, 인구감소사회에서의 토지이용계획 및 개발허가 제도 등을 주제로 시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의 주택과잉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가를 분석해 본다. 

1장에서는 주택 과잉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양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2장에서는 주택과 주거환경의 질과 관련된 '노화'의 관점에서 주택과잉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알아본다.

3장에서는 주택의 '입지'관점에서 주택과잉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주택과잉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규 주택 총량 규제이외에 우리가 해야 할 7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오사카 시에서 조금 떨어진 교외 주택단지는 소유자의 부재와 불명으로 주택의 노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스폰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카이 세대의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상속자가 상속을 포기하는 사례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후 맨션의 경우에는 1년에 13만 채씩 증가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주택의 공실화가 진행되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 슬럼화된 맨션인 '한계 맨션'이 대량 발생하고 있다.

노후주택문제는 공공시설과 인프라 등 주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택의 '입지' 관점에서는 주택과잉사화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활단층 위에 짓는 집, 쓰나미 예상 침수지역에 짓는 집, 주택이 난건설되거나 여러 용도의 주택이 혼재된 경우, 개발규제가 거의 없는 비지정 구역에 짓는 집 등이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1장 ~ 3장에 걸쳐서 일본의 주택과잉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구조적인 문제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4장에서 주택과잉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7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건 ' 더 이상 미래 세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조상으로부터 좋은 환경의 터전을 물러 받았으니 후손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물러 줘야 하지 않을까?

일본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주택과잉, 노후주택, 인구 고령화 등은 우리 세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만큼은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부동산이 아닌 빚동산이란 말, 우리에겐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사회 한 부분에서는 이런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모르고 있거나 애써 외면해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92년 일본은 인구고령화와 주택과잉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1992년의 일본의 상황과 2017년 한국의 상황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하니 우리는 일본의 경우를 거울삼아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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