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구속
크리스 보잘리언 지음, 김시현 옮김 / 비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아마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문학으로 손꼽히는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에서 탄생된 것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위대한 개츠비를 먼저 읽는 것이 순서이며, 그래야만 이 책을 제대로 즐길 수가 있다.

'식스센스'라는 영화 이후, 기발한 반전을 도입한 책이나 영화는 정말 수없이 접한 것 같다. 이제는 웬만한 반전으론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시대다.

이 책 역시 마지막 부분 단 한 줄의 대사를 위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올인했다고 볼 수 있다. 반전은 꽤 신선하고, 발상이 참신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느슨해서 중반부는 좀 지루한 편이다. 장르를 스릴러물이라고 분류하기에도 좀 애매한 구석이 없지않다. 마지막 반전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임펙트가 있는 사건이 없다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해줄 수 있는 필력이 부족한 듯 하다. 비슷한 반전물인 '살인자들의 섬'에서 보여주는 데니스 루헤인의 시종일관 독자의 눈을 붙들어매는 짜임새있는 연출력과 비교하면 그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사족> 이 책의 가장 훌륭한 미덕이라면, 명저 '위대한 개츠비'를 새롭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있는 점이 아닐까 싶다. 나또한 이 책 때문에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두었던 '위대한 개츠비'를 먼저 읽게 되었으니... 개츠비를 읽는 동안 '로버트 레드포드'는 또 왜 그리 생각이 많이 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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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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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내용은 그와 반대로 행복하게 잘 살자는 취지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는데, 결국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남자들에게 약이 될만한 심리학적 고찰을 담고있는 그런 책도 아니다. 단지 저자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삶의 가치관과 신변잡기를 피력하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고나니 별다른 감흥도 없고, 인상깊은 구절도 생각이 안난다. 단지 제목만 인상깊다. 무릇 수필 혹은 엣세이라 하면 보통사람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는 예리한 시선이나 삶에 대한 통찰력같은 것은 어느 정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뭐 거창한 사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빈약하다.

오래전에 전여옥씨가 역시 도발적인 제목으로 발표했던 '일본은 없다'라는 책은, 내용의 진정성을 떠나서 적어도 필력하나만큼은 머리를 끄덕이게 했다. 시원하고 거침없는 문장력은 과연 프로글쟁이라면 이정도는 되어야한다는 본보기가 아니었나 싶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김정운씨라는 분은 비록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지만, 필력 또한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제목하나만 잘 뽑았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공로의 대부분은 제목에 빚지고 있음을 확신한다. 오늘날 단한번도 결혼을 후회해보지 않은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사족> 에필로그에 이 책의 수익금으로 캠핑카 사서 여행다니고 싶다는데, 굳이 내 돈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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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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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경제학'도 그랬지만, 참 쉽게 잘 읽힌다. 어려운 용어 쓰지도 않고, 횡설수설 하지도 않고, 딱 적당한 눈높이에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킨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없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이며 또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따라서 마지막 부분에 애써 할애한 글쓰기에 관한 대목은 좀 사족같기도 하다.

주제도 좋고, 내용도 좋고... 제목 그대로 뉴욕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배부르게 잘 먹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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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마스카니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레온카발로 : 팔리아치
DG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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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간주곡이 워낙 유명해서 오페라 전체가 오히려 좀 묻히는 느낌이 없지않은데, 실제로 처음부터 감상해보면 1시간반 정도의 런닝타임 동안 버릴 곳이 전혀 없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의미심장한 느낌의 서곡을 필두로 막을 올리지 않은채 연주하는 테너의 아리아에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저 유명한 합창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성가곡풍의 합창에,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산투짜의 '어머님도 아시다시피'까지...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간주곡...

이 음반은 정말 시디에 기스가 날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들을때마다 새롭다. 산투짜를 맡은 피오렌자 코소토의 절창에 난 그녀의 광팬이 되었으며, 우유부단한 듯한 투릿투의 베르곤찌는 더없이 어울리는 목소리로 코소토를 절묘하게 받쳐준다. 거기에 '사운드'란 이런 것이다! 라고 한 수 보여주듯, 본인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쳐보이는 카라얀의 탁월한 연주는 그야말로 감동 그자체다.

함께 수록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도 평균이상의 훌륭한 연주임이 분명하지만, 만약 델 모나코가 캐스팅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에 그다지 손이 가질 않는다. (나중에 발견한 것이지만 이 음반은 두 오페라가 각각 CD 한장씩으로 따로 발매되어 있는 상태였다. 80분이 넘는 시간이 CD 한장에 온전히 다 담겨지는지 의문스럽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매우 반길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한장짜리 카발레리아를 또 사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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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푸치니 : 토스카
이엠아이(EMI)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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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칼라스, 디 스테파노, 곱비의 황금트리오, 그것도 최전성기 시절의 절창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오페라 매니아들의 로망과도 같은 것이다.

'별은 빛나건만'은 정말이지 그 누구도 스테파노를 대신할 순 없다. 53년도 녹음이라 모노음질로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저 통탄스러울 뿐...

명반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해답은 바로 이 음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해답을 찾아서 즐기는 것은 오로지 감상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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