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내용은 그와 반대로 행복하게 잘 살자는 취지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는데, 결국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남자들에게 약이 될만한 심리학적 고찰을 담고있는 그런 책도 아니다. 단지 저자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삶의 가치관과 신변잡기를 피력하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고나니 별다른 감흥도 없고, 인상깊은 구절도 생각이 안난다. 단지 제목만 인상깊다. 무릇 수필 혹은 엣세이라 하면 보통사람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는 예리한 시선이나 삶에 대한 통찰력같은 것은 어느 정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뭐 거창한 사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빈약하다.

오래전에 전여옥씨가 역시 도발적인 제목으로 발표했던 '일본은 없다'라는 책은, 내용의 진정성을 떠나서 적어도 필력하나만큼은 머리를 끄덕이게 했다. 시원하고 거침없는 문장력은 과연 프로글쟁이라면 이정도는 되어야한다는 본보기가 아니었나 싶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지금 다시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김정운씨라는 분은 비록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지만, 필력 또한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제목하나만 잘 뽑았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공로의 대부분은 제목에 빚지고 있음을 확신한다. 오늘날 단한번도 결혼을 후회해보지 않은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사족> 에필로그에 이 책의 수익금으로 캠핑카 사서 여행다니고 싶다는데, 굳이 내 돈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