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명문장/토황소격문

(…) 황소(黃巢)에게 고한다. 대저 바른 것을 지키면서 떳떳함을 닦는 것을 도(道)라 하고, 위기를 당하여 변통하는 것을 권(權)이라 한다. 지혜 있는 자는 시기에 순응해 공을 이루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를 거슬러 패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즉 비록 백 년의 인생 동안 생사(生死)는 기약할 수가 없는 것이나, 만사(萬事)를 마음으로 판단하여 옳고 그른 것은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 공경하게 타이르는 말을 받들어서 간사한 꾀를 거두어라. 너는 본시 변방의 백성으로 갑자기 사나운 도적이 돼 우연히 시세를 타고 감히 강상을 어지럽게 했다. 마침내는 이에 화심(心)을 가지고 황제의 자리를 농락하는가 하면 도성을 침범하여 궁궐을 더럽혔으니, 이미 죄는 하늘에 닿았으므로 번드시 패망하여 간과 뇌가 땅바닥에 으깨질 것이다.
아, 요순(堯舜) 이래로 묘(猫)나 호(扈)가 복종하지 않았으며, 불량한 무리와 불의불충(不義不忠)한 무리와 너 같은 무리가 하는 작태가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는가. (・・・) 잠깐 동안 못된 짓을 도모하다가 마침내 더러운 종자들은 섬멸됐다.

최치원(857년~?)이 중국 당나라에서 관료 생활을 할 당시 황소가 난을 일으키자 이를 비판하는 <토황소격문>을 썼는데 그 내용 중 일부다. 최치원은 동아시아에서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는데 이 글 또한 크게 인정받았다. 요순은 고대 중국의 제왕을 의미하고 ‘묘‘, ‘호‘는 주변의 소수 민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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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의료 종사자들조차도 모호한 상실로 고군분투하는 가정을 항상 확신을 가지고 대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가족에게 미래에 대한 질문의 대답으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할지라도 침묵보다 더 환영받으며,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서로 인식할 수 있다. 만약에 답이 없을 때, 만성 질병에 시달리는 가족을 돌보고 있는 가정이라면 그들에겐 모호함에서 비롯되는 감정들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도움이 절실하다.

우리 모두의 목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모호함의 한복판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의 연구 목표는 항상, 떠났지만 여전히 곁에 존재하는 가족 구성원을 돌봐야 하는 가족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모호한 상실은 만성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일상 속 불분명한 작별로부터 생겨날 수도 있다. 흔한 예가 일에 대한 집착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이가 지속적으로 일에만 집착한다면 그가 실제로 우리 ‘곁’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정서적으로 서로를 인식하는 정신적 교감을 함께 나눌 수 없다면 심리적 가족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대화하고, 웃고, 다투고, 경험을 공유하고, 애정 표현을 하는 그런 시간조차 없는 가족이라면 그들은 단지 같은 냉장고를 쓰는 사람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의사들은 종종 해결되지 않은 슬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대부분의 경우 확실히 도움이 되지만, 모호한 상실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족 구성원들에게는 충분하지 않다. 만약 전문 심리상담사들이 환자들을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돕고자 한다면, 먼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에 관해 묻고, 확실한 증상들?혹은 그 증상자?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육체적 또는 심리적 증상을 보일 때 숙련된 의사의 정기적인 평가가 필요하지만, 그들의 가정생활도 반드시 함께 살펴보고 총체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가족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환경이다. 따라서 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확실한 상실이나 모호한 상실은,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최상의 방법을 결정하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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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최상위권들의 수학 시험 목표를 당연히 10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하나도 안 틀리고 꼭 100점 받아야지! 무조건 시험을 잘 볼 거야‘라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을 치르지 않습니다. 대신 철저하게 ‘시험을 망치지 말아야지! 풀 수 있는 문제는 다 풀고 나와야지‘ 하는 각오로 시험을 봅니다.

최상위권들은 수학 시험이라는 전쟁에서 맥없이 패배하지않기 위해, 그리고 시간이란 공격으로 압박해오는 적에 대항하기 위해 맞춤식 전략을 연마합니다.

수학 선행은 수학 공부의 첫 단계인 개념 공부에 속합니다.
개념 공부의 목표는 ‘열쇠(개념)‘의 쓰임새를 파악하여 머리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어떤 이유로 이런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지, 그것을 얻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개념을 사용해 간단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다음에도 그 개념이 필요한 곳에서 얼마든지 떠올려 사용할 수 있도록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이런 개념 공부의 목적을 잘 달성하면서 나가고 있다면 선행 속도를 높여 나갈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나가면 좋습니다.
그런데 혹시 선행 목표를 겉으로 보이는, 결과를 비교하기 위한 속도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면 아무리 선행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를 정말 수도 없이 목격했고, 부끄럽지만 저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수학 선행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닙니다. 잘못된 방법으로는 아무리 빠르게, 멀리까지 나가더라도 시간 낭비, 체력낭비일 뿐입니다. 빠르지 않더라도, 조금 느릴지라도 선행도개념 공부의 목적을 정확히 지키며 해야 합니다. ‘열쇠 (개념)‘ 의 쓰임새를 잘 파악하도록, ‘자물쇠(문제)‘를 풀 때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수 있게 선행을 하는 것입니다.

또 이것이 잘 되었는지 점검하기 위해 선행을 하면서 문제 풀이 훈련도 같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 선행을 나갔던 부분에 대해 충분히 뮨제 풀이를 해보면서 내가 새로운 문제를 보고 공부했던 개념을 떠올릴 수 있는지, 적절히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머릿속의 개념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더욱 견고히 개념을 기억하게 만들고 혹시 몰랐던 개념의 쓰임새가 있다면 새로 추가해 나갑니다. 이것이야말로 더할나위 없는 완벽한 수학 선행입니다.

혹시 오답노트를 그저 틀렸던 문제의 풀이 방법을 외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문제는 이런 순서와 방법으로 풀었어야 한다고 마치 사진을 찍듯 암기하기 위해 오답노트를 만들고 있지는 않았나요? 그렇다면 당장 그만두길 바랍니다. 그렇게는 할 필요도 의미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험에는 절대로 똑같읔 문제가 출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념의 쓰임새를 파악했다면 그 개념을 사용해 직접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직접 개념을 사용해서 실제로 문제를 이렇게, 저렇게 풀어보며 익숙해져야 다음에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그 개념을 떠올려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개념 공부를 하면서 이 문제는이 개념을 사용해 해결한다는 이 실용적인 둘 사이의 약속을 파악하고 익혀 둔다면, 다음 단계인 문제 풀이 훈련 때도 별 다른 막힘없이 문제가 술술 풀릴 것입니다.

수학 시험에서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단 시험지를 끝까지 한 번 보면서 빨리 풀리는 문제부터 골라서 푸는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부족한 시험 시간에 이끌려 가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어 계획적으로 분배하고 또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시험 실력의 향상만으로 부족한 시험 시간이 완벽하게 극복될 것이라는 오해를 하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시험 실력은 70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에게 최소 70점을 받게 해줍니다. 자신의 수학 실력을 70점에서 80점으로, 80점에서 100점으로 올리기 위해 공부한다면 항상 부족했던 시험 시간도 부족하지 않고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귀찮고, 졸리고, 힘들더라도 한 걸음만 더 나가면 성공할 것 같은 확신이 있다면 포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태함과 게으름을 이겨내고 몇 번의 성공을 맛보고 나면 다음부터는 더욱 확신에 차서 최선의 노력과 성실함을 기꺼이 투자하게 됩니다. 고된 공부 끝에 반드시 달콤한 성적이 따라오는 고진감래의 과정에 중독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어떤 유혹이 방해하더라도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을 공부하게 하는 만드는 원동력은 오직 결과에 대한 가능성과 믿음뿐입니다.

‘공부는 엉덩이로 한다! 머리로 한다! 가슴으로 한다!‘
분명 공부의 시작은 굳은 의지와 한결같은 성실함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강인한 인내심으로 이를 버텨내고 엉덩이를 오래 붙여놓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공부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합니다. 지금하고 있는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어떤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는지 명확한 목적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워졌다면 이제 공부머리가 완성된 것입니다. 그렇게 완성된 공부머리로 몰입하다 보면 분명 성공에 대한 확신이 들 것입니다. 확신에 찬 뜨거운 가슴으로 진심을 다해 열정적으로 공부해 나가세요. 그렇게 한다면 수학뿐만 아니라 어떤 과목이든 반드시 정상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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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얼굴에는 오직 공백만이 남아 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텅 빈 가면이다.
?잔 베일리, 〈아이리스를 위한 비가〉, 《뉴요커》
(1998년 7월 27일)

오랫동안 통제 불능 상황에 놓여 있는 환자를 견딜 수 있는 전문가나 가족 구성원은 많지 않다. 스트레스가 그들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모호함이 지속되면, 가족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가족과 의사 사이에서도 갈등은 증폭한다.

심리적 부재는 육체적 부재만큼이나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모호한 상실은 사랑하는 이가 비록 살아 있어도, 정신은 온전하지 못한 경우이다. 뇌 손상, 중풍, 그리고 알츠하이머병이 주범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마도 가장 잔인한 질병일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환자에게 잔인할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또한 잔인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둔 가족들이 환자의 부재 또는 존재 상태에 대해 불분명하게 느낄수록 가족 구성원의 우울증 증상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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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학문•철학/민립대학설립운동

민족을 이끌 훌륭한 인재, 즉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은 당시 민족주의자들의 숙원이자 염원이었다. 제2차 조선교육령에는 ‘대학을 세울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주목하여 국민 성금을 모아 사립대학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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