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을 ‘떠돌이’와 ‘머물이’로 양분한다면 난 일백 퍼센트 후자였다. 모험은 용감한 사람이나 하는 거였고, 나는 평생 남의 모험담을 들으며 동경하고 감탄이나 할 사람이었다. - P16

배움이란 늘 소중한 거지만, 겨우 런던에 온 첫날 ‘우리 집이 얼마나 좋았나‘를 배우게 되다니, 딱딱 부딪치는 윗니와 아랫니 사이로 한숨이 나왔다. 가장 나중에 배웠으면 했던걸 가장 먼저 배우다니 수순이 잘못됐잖아!

나는 뭔가를 ‘혼자’ 해본 경험이 지독하게 부족했던 거다

차별하지 않고, 타자화하지 않고, 없는 사람인 양 모르는 척하지 않고, 그저 ‘보통 사람‘의 범주에 모두가 속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자기를 드러내며 한길을 자유로이 다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라도 동전 몇 개에 알딸딸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집에서 3분 거리의 펍. 나는 후에 이것을 얼만큼 그리워하게 될까.

뭔가 서글프다. 낯선 사람은 무조건 경계해야 하는 현실이 타인의 관심을 호의로 느끼지 않고 범죄의 전조로 감지하는 내가. 하지만 별 수 없다. 지인 하나 없는 대도시에서 나를 간수하려면 모두를 경계하고 의심해야한다.

갖고 있을 땐 모른다.

익숙한 모든 것과 거리를두려고 떠난 여행이었다. 습관적인 행복 공포증에서도 벗어나고 싶었다.
큰 소리로 ‘나는 행복하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왜? 왜 행복하다고 인정하면 안 되는 건데? 왜 걱정하며 사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고 하는 건데? 행복을 인정하면 행복이 더 큰 행복을 불러올 수도 있잖아. 부정적 생각 따위 끼어들 틈도 없이 철저하게 행복해지자. 나는 그렇게 나 자신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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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불행하게 사는 것에 익숙하다 - 마음이 ‘건강한 어른’이 되는 법
강준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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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신이 건강해지고 단단해지기 위해 일보 후퇴하라고 합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기 위해 맞서 대립하기에는 현재 우리의 멘탈이 너무 약하니 먼저 변하라고요.
내가 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남을 바꾼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들은 말인데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랍디다;;;

몸에 대한 방어체계가 있듯이 정신 건강을 위한 방어시스템이 프로이트의 신경 정신학 논문에서 말하는 방어기제라고 해요~
다양한 방어기제 유형 중에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큰 피해가 가지 않은 방어기제로 바꿔보라고 권합니다. (ex. 유머, 주지화/지식화, 승화, 이타주의, 억제 등)

자존감은 스스로를 존중하여 그에 걸맞은 품위를 지키는 것, 자존심은 남에게 존중(혹은 인정)받기 위해 억지로 품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전자의 품위 - 겉모습이나 물질적인 가치가 아니며 격이 높고 고상한 가치
📍후자의 품위 - 격이 높고 고상한 가치를 모방하기 위한 겉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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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그림자 같은 것.
잡으러 뛰어가면 달아나고
문득 돌아보면 가만히
나를 따라오는 것. - P41

차별은 없애고 차이는 살리고 - P43

힘으로 열 수 없는 문이 하나 있다.
사람의 마음 문이다.
힘으로 그를 꺾을 수는 있어도
힘으로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 P53

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 P63

똑똑한 사람은 알맞게 옳은 말을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때맞춰 침묵할 줄 안다. - P64

많은 만남보다 속 깊은 만남을. - P85

말하는 것은 어느새 쉽게 배워버린다.
먼저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P115

정치의 본질은
‘약한자 힘주고 강한자 바르게‘. - P141

어린 날 새겨져 평생을 이끄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것이 최고의 유산이다. - P183

세상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나에게 하나뿐인 그 존재.
못나도 울 엄마, 못나도 울 아빠.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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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만의 언어 몇 개를 얻어 사랑하고 가꾼다. 유독 끌리는 말들을 자주 쓰게 된다.
길들인 그 말들이 나의 생각이 되고 나의 마음이 되어 나를 나로 살게 한다. 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말이 내게 와서 가장 소중한 말이 되고, 가장 나중까지 필요한 말이 된다. - P196

그토록 어렵게 사람의 지위를 얻었으니 사람답게 말하고 사람답게 살아라. 그토록 간절하게 말과 글을 전했으니 진실을 말하고 사랑을 쓰고 아름다움을 전해라. 가슴을 펴고 머리를 쳐들고 얼굴을 드러낸 이유를사는 동안 잊지 말아라. 부디 멀리 보고 먼 데까지 다녀라. - P205

소중한 걸 내놓아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 내놓을 게 마땅치 않다면 내놓을 만해질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려야한다. 결국 내놓는 그것은 글이 아니라, 내가 준비하고 가꿔온 인생 하나인 것이다. 그 인생의 경과를 진정성이라고하고, 진정성은 자성이 있어서 사람을 끌어당긴다. - P214

가만히 있어서 아무는 상처란 없다. 그러니 나는 그런나로 인해 또 얼마나 덧나고 곪았겠는가. 당신의 슬픔은가만하지 않고 환한 대낮에 터트린 농담 같기를 바란다. 검은색 말고 흰색의 울음 같은 것으로 - P232

사진으로도 눈으로도 촉감으로도 허파로도 맥박으로도 기억하자. 그 기억이 흩어지기 전에 느낌을 요약해둘 문장을 찾자. - P236

그래서 산다는 건 의미를 붙이는 일이면서 동시에 붙이지 않아야 할 것에 함부로 의미를 붙이지 않는 일이다. 내가 책임을 다할 수 없는 것에 의미를 두고 관계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잘못하다간 서로의 심장을 아프게 만든다. - P241

적을수록더 좋다는 말. 불완전해도 그것이 최선의 삶이라는 것. 말의 식탐을 조금씩 덜어내고 비워낸다면 분명해지고 투명하게 보일 것이다. 너에게로 이어진 마음의 직통로며 심장이 쿵쿵 건너가는 소리까지도.

오늘 그대가 삼킨 낱말은 무엇인가?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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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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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라는 말을 남발할수록 점점 나의 진심이 뭔지모르게 되었다. ‘정말‘이 없었다면 나의 진심을 살피는 데더 애를 썼을지도 모른다. - P19

나는 진심이 겉으로 드러난 정황 혹은 정도를 가리켜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이나 식당이나 물건에 신뢰와 호감을 갖게 된다. 진정성의 농도, 진심이 느껴지는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즉 진심은 일종의 자본이다. - P19

정말은 정말일 때만 쓸 수 있다. 정말은 진심일 때만 쓸수 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에게 일순위로 시간을 내주어야 한다. - P21

믿음은 기대와 대가의 합작품이다. 주고받음이 있어야 믿음의 호응 관계가 성립한다. 믿음을 부여받은 자는 믿음에 부응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믿음을 준 대상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을수록 부담감과 압박감도 커진다. 믿음은 함부로 가질 일도 아니고, 끝까지 지켜내는 일도만만치 않다. - P23

믿음은내 마음을 지키고 다스리는 일이다. 나의 욕심을 잠그는일이다.
너를 믿는다는 말은 내 마음을 단단히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나를 끝까지 믿는 나에 대한 확신이다. - P25

"지금 통화 가능해요? 누구랑 같이 있어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전화해서 내게 묻는다. 나는 이렇게 물어봐 주는 게 좋다. 바쁘다거나 옆에 누가 있다고 하면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겠다는 살피는 마음이 들이 있다.
혼자 있다면 내가 좀 더 친근하게 굴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암시가 담겨 있다. 내가 당신 곁에 있는 누군가가 되어주면 어떻겠느냐는 은근한 다정도 품고 있다. - P38

나는 말싸움이 다름을 좁혀가기 위한 열정의 발화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 P45

"말은 관계야. 관계의 핵심은 사람이고, 나는 내 필요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면서 말해, 말에 사람이 들어 있으면 금이고, 사람이 빠져있으면 똥이야. 내가 무엇을 말할까가 아니라 이 사람에게 어떤 힘을 부여할까가 우선이야. 자부심, 자존감, 쓸모, 존중받는 느낌, 이런 게 다 힘이거든. 자기에게 힘을 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 P52

좋아해서 참는 거랍니다. 정말로 좋아하면 좋아한다는 걸 잘 드러내지 않는다. 서툴러서 다치게 할까봐 어설퍼서 아프게 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마음, 연민하는 마음이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나는 믿는다. - P55

나는 그가 무겁게 깨닫기를 바랐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상대가 예의바르고 존중하는 말을 건네더라도 그건 철저하게 외면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 P62

이것은 생의 낭비다. 내면의 평화를 연습하지 않으면 인생은 악마의 말 한마디에도 함락될 수 있다. 인간은 우주 정거장을 건설할 수 있지만 자기 안의 감정과 마주할 탁자 하나 들여놓기가 어렵다. - P69

지금 하는 말이 가장 아름답고 거룩하고 위대하다. 그러므로 지금 말하되, 지금 하는 말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 P70

어쩌면 인생은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마음, 하지 않는 말에 진면목이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무엇을 하는 만큼, 싫어하는 무엇을 하지 않는 것. 그 깊은 마음은 사랑을 그윽하게 만든다. - P74

가슴에 못 박히고, 가슴이 미어지고, 가슴이 아려오는 일들이 실은 가장 가까운 사람 때문에 생긴다. 가슴과 가슴이 가까운 듯싶지만 뜨거운 듯싶지만 철벽 같고 얼음덩어리 같을 때가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다. 가슴어를 가슴으로 듣지 않으려 할 때. - P87

"응, 괜찮아." 엄마는 늘 괜찮다고 했다. 끙끙 앓으면서도 그랬다. 엄마의 거짓말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었을 테다.
나는 "엄마, 괜찮아?" 하고 묻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물으면 ‘괜찮다‘라는 말에 달라붙은 긍정의 기운 때문에 괜찮아 하고 답하기가 쉽다. "엄마, 어디가 아파?" "엄마도 힘들지?" 하고 물었어야 했다. 그러면 엄마도 "그래, 엄마 아파." 하고 솔직하게 답했을지 모른다. 그러면 나는 일찍 알았을 것이다. 엄마도 나처럼 아플 수 있는 존재라는 걸. - P100

우리는 적당히 외로웠어야 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적당히 생산해내고 적당히 소비했어야 했다. 마음이 오고 가는 궤도를 파괴하고, 서로 숨 쉴 수 있는 존중의 거리를 무시했다. 모든 개체는 생존 공간이 필요하고 상생을 위해지켜야 할 경계가 있다. 각자의 궤도가 있다. - P113

그러니까 내가 말하려는 건 채소에도 유쾌하거나 우울하거나 슬픈 기분이 있으니 살펴가면서 요리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다. 채소에게도 있는 기분이 왜 사람에게 없겠는가 하는 것이다. 내 기분을 당신이 좀 알아주면 안 되겠느냐는 하소연을 채소에 빗대어 하는 것이다. 착하게 군다고 아무렇게나 내 기분을 무시하지 말라고, 내색하지 않는다고 감정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것이다. - P144

내가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할 일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라는 뜻일 테다. - P152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사실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사랑하기보다 사랑하지 않기가 더 어렵다는 뜻이다. - P163

문장과 문장 사이에도 멈칫하는 사월이 있다. 행간이라고 한다. 바로 읽히지 않고 생각해봐야 속뜻이 드러나는구간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런 사월의 행간이 필요하다. 모든 관계가 직선 구간처럼 시원하게 거침없이 뚫려 있으면 좋겠는데, 조금 돌아가야 하고 조금 참아줘야 하고 조금 기다려줘야 하는 커브 구간이 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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