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끔은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나 희미하게 느껴지는 심장박동처럼 전혀 의식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걱정이 생기면 불안함을 느끼면서 이유도 모른 채 투쟁 도피 반응을 보이게 된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기록이다. 생각을 기록하려고 하면, 맨 처음에는 단어로 옮겨 적는 것마저도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생각에는 언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 오래된 추억, 음악, 이미지 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걱정이 지나친 사람들은 부정적인 결과를 떠올릴 때 주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거나 재앙화하는 것이다. 걱정하는 일이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나’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다.

반추는 말 그대로 비생산적이다. 우리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보다는, 불안과 죄책감 또는 압박감을 조장한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것은 거대한 산을 움직이려고 힘을 쏟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산이 그곳에 있듯 과거는 이미 정해져 있고 움직일 수 없다. 이미 정해진 현실을 밀어내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고통만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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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는 걱정을 이루는 구체적인 생각에 초점을 맞춘다. 두려움을 느끼는 그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강조하는 것이다. 불안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개인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걱정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다 보니 정말로 필요한 때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결국엔 끊임없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제자리에서만 맴도는 것이다.

투쟁 도피 반응은 외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발생하는 반응이다. 이 반응에는 ‘뭔가 해야겠다’라는 욕구가 숨겨져 있는데 욕구의 아래에는 자신의 주위 환경을 제어하겠다는 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걱정을 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본능은 문제가 된다. 앞날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대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앞날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삶의 자연스러운 형태일 뿐 아니라 개인과 집단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불안은 위협을 느낄 때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즉각적으로 행동을 취할 준비를 하는데, 바로 그때 불안은 우리 몸에 일련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를 가리켜 투쟁 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고 한다.

걱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반응이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어떤 제한도 없기 때문에 걱정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커져간다.

과거에는 사고를 통제함으로써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강제로 통제하면 할수록 오히려 생각은 더욱 확장될 뿐이다. 어떤 일에 대한 사고가 확장되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 닥쳐올 일을 예견하고 판단한다. 당연히 안 좋은 결과도 같이 상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사건이 유발한 상징과 이미지가 그 사건 자체라는 환영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워야만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진심으로 마음의 안정을 원한다면 미리 생각하고 판단해버리는 습관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걱정과 혼동한다.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사람들은 걱정을 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유용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걱정이 심한 사람들은 걱정을 덜 하는 사람에 비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지 치료가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지 치료는 환자가 사건을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읽은 내용을 기록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걱정거리를 메모해놓는다. 눈을 감고 하는 훈련은 지시사항을 읽을 수 없으므로, 신뢰할 만한 다른 누군가에게 훈련을 끝마칠 때까지 지시사항을 크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만약 혼자서 훈련에 임하고 싶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테이프에 녹음하고 이를 틀어놓고 해도 좋다.

이완훈련은 만성적인 과민반응과 연관된 신체적인 문제들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매우 막연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걱정하는 과정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지나친 걱정은 끊임없는 불안 및 조급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리 걱정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예방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마법의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것과 걱정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걱정을 통해 앞날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아무 소득도 없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해결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은 더 큰 문제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래의 불확실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에 필요한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걱정이 미래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걱정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개인의 내면적인 노력으로, 주로 말뿐인 시도로 끝난다.

질환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와중에 일시적으로 혼란상태가 발생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질병과 다르다. 정서 또는 정신질환은 질병에 비하면 가벼운 정도의 감정적인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증상이다. 그 가운데서도 불안장애는 강도가 더 세고 지속기간이 길며, 일반적인 불안에 비해 정상적인 생활을 훨씬 더 방해한다.

사고능력은 아주 어릴 때부터 형성되고 인간의 지성과 행동에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반대 현상도 존재한다. 사고가 지나치게 개인과 집단의 성공에 집중된 나머지,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를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는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하며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일관된 행동에 전념하도록 유도한다. 수용과 변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치료법으로 어렵지만 가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생각과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다. 수용전념치료를 활용하면 만성적인 걱정이 발생하더라도, 미래의 불확실성과 그에 대한 불안한 감정과 생각들을 받아들여 현재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아울러 진정 원하는 삶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통제본능은 의식할 새도 없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통제는 많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만, 불안과 같은 감정을 다룰 때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듯하다. 불안감을 통제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기 때문이다.

투쟁 도피 반응과 통제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본능적인 반응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가 통제하려는 상황이 불안(또는 분노, 스트레스 등등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들)일 경우 투쟁 도피 반응은 불필요한 감정들을 유발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두려움과 혼동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특정한 사건과 그 사건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수용전념치료는 이처럼 실제 사건과 생각을 동등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리켜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이라고 한다. 자신이 경험한 사건이나 실제 생활을 생각과 융합시킨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들에는 ‘원하지 않으면 없애 버리자.’라는 규칙이 적용되지만, 내부에서 발생한 경험들에는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는 규칙이 적용된다.

불안이나 걱정과 같은 감정들은 양말에 잡힌 주름과 비슷하다.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양말이 내려가 보기 싫은 주름이 잡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걱정과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은 양말을 다시 신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려는 노력(주름을 없애려는 노력)이 걱정을 유발하는 상황 자체(양말의 주름)보다도 훨씬 더 많은 문제를 만들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자.

통제에 대한 본능적 욕구는 우리의 활동방식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욕구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인간 삶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모든 사건을 일으킨 시스템이자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통제반응은 인간의 경험을 형성하는 매우 기본적인 요소라 특정한 문제에만 나타나는 반응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컴퓨터의 운영환경처럼, 우리가 경험하는 생각과 감정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

없애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생기는 불안과 걱정에 자발성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난다. 또 행동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거부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면 행동에 대한 의지도 강해진다.

느껴지는 감정을 거부하면 할수록 불결한 불안이 계속 고조되므로 오히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편이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용’을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들이란 뜻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비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걱정이나 불안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통제본능이라는 마음의 운영환경 때문이다. 버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통제본능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진로를 방해한다. 그러나 포기가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받아들이며(수용) 의지를 가지면(전념)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쯤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밝혀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걱정과 불안을 자발적으로 경험하는 것과 이러한 경험을 간절히 원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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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고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분류하기, 예견하기, 평가하기인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특성과 그 상징적인 의미를 다룰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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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고 개방적이다. 또한 이들은 인생에 대한 열정, 그리고 매 순간을 사는 열정이 풍부하다. 이런 열정은 전파력도 강하다.

스페인 사람들은 소개를 받기 전까지는 격식을 차린 정중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일단 인사를 나누고 나면 규칙은 느슨해진다. 일단 여러분을 친구로 여기기 시작하면 여러분을 대하는 방식이 따뜻하고 친근하게 바뀌며, 예의 차릴 필요가 없어진다.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도 기성세대는 격식을 더 따지는 편이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스페인은 풍부한 관습과 전통을 지닌 나라다. 각 지방마다 그 지역의 특색을 보존하기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이런 관습과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1년 내내 곳곳에서 많은 피에스타가 개최되며, 생동감 넘치는 열정으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 덕분에 축제 하나하나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대부분의 축제는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성주간, 성지순례, 성인 축일), 지금은 종교보다는 사회적 측면이 중요해졌다.

스페인에서는 생일(쿰플레아뇨스)을 조금 특이하게 보낸다. 생일이면 어린이들은 케이크와 선물을 받는 파티를 하지만, 어른들은 선물을 받는 대신 사람들에게 한턱을 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스페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생일날 밤이 지나면 여러분의 지갑이 텅텅 비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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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피카소미술관과 호안미로미술관을 관람하고,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있는 가우디의 미완성 대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구경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렇듯 놀라운 건축물들 사이에 있는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잠시 지나는 사람을 관찰하기 바란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 분주한 국제 도시 바르셀로나는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먼저, 마드리드를 방문하면 위대한 역사적·문화적 기념물을 빼놓으면 안 된다. 마드리드 왕궁, 고야와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의 방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프라도 미술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볼 수 있는 레이나 소피아 현대미술관, 13세기 이탈리아부터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의 자취를 밟아갈 수 있는 티센-보르네미서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밤이 되면 마드리드 도심은 북적이기 시작한다. 바에는 사람이 가득하고, 여름밤이면 바깥 인도에까지 인파가 몰린다. 휴가철이라면 시에스타 시간에 한숨 자두고 에너지를 재충전한 후 밤 문화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다음은 바르셀로나. 이 도시에 가면 시간 여유를 두고 고딕지구에 있는 좁은 골목길을 느긋하게 거닐어보기 바란다. 그곳에서 여러분은 13세기에 시작해서 600년 동안 공사한 끝에 완공된 바르셀로나 대성당에 시선을 빼앗길 것이다. 람블라 거리를 따라 내려가면 1994년에 화재로 소실된 후 최근에 복원된 리세우 오페라하우스에 이른다. 이 산책 코스는 늘 쇼핑객으로 북적이며, 길을 따라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람블라 거리의 끝에 도달하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거대한 콜럼버스 동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여러분의 눈앞에는 신설된 선착장이 펼쳐진다.

스페인에서는 가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가족 간 유대도 매우 강하다. 어른을 공경하며, 간혹 3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핵가족화하거나 고향을 떠나는 가족이 생기면서 이런 대가족제도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가족 구성원은 지금도 서로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나고 연락하며 지낸다.

스페인에서는 원래부터 여성해방이 실현되었던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이름이다. 모든 스페인 이름에는(부모 양쪽에서 물려받은) 성이 2개 있다. 가령, 필라 푸홀 페르난데스와 하이메 이글레시아스 곤살레스가 결혼할 경우, 여성은 공식적으로는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 다만 곤살레스 부인이라고 부를 수는 있다. 기혼 여성은 법률문서에 서명할 때 자신의 결혼 전 이름을 쓴다. 위의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아들 페페는 부모 양측의 첫 번째 성을 따라서 페페 이글레시아스 푸홀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스페인 사람들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들은 열정이 넘쳐서 떠들썩하고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고, 대개의 경우 자기표현이 강한 편이며 스킨십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이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친한 친구는 가족 다음으로 의미가 크다.

스페인에서는 가족의 위신과 명예가 언제나 매우 중요시된다.

혹시 스페인에서 관공서에 갈 일이 생긴다면 항상 서류 사본과 증명사진을 여유 있게 준비해가도록 한다. 그리고 끝없이 늘어선 줄에 합류해서 한참을 기다릴 것에 대비해 두꺼운 책도 한 권 가져가야 한다. 스페인어를 할 줄 알거나 통역사를 대동하면 대우가 좀 나을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게스토르 아드미니스트라티보(행정 매니저)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를 상대할 때 필요한 서류 작업을 할 때 조언을 줄 수 있도록 교육받은 사람을 말한다. 행정 매니저의 업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모든 서류 작업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들은 운명론자가 되었으며 일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게 되었다. 대체로 스페인에서는 공공선을 위해 개인이 자신을 내던지는 일은 없다.
그런데 스페인 대중이 이제 각성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금융위기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스페인 시민들의 연대의식이다. 테러 희생자를 지원하는 대규모 걷기대회도 이제 스페인 곳곳에서 열린다. 또한 장기기증 비율이 높은 스페인은 이 분야의 세계 선도국가가 되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스스로 관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친구들 사이에 정치적 의견이 완전히 다른 경우, 열기가 뜨거운 논쟁으로 이어지지만 그렇다고 우정에 금이 가는 일은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외국인을 만나면 보통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한다. 하지만 이는 그들이 만나는 외국인이 대개 스페인에 와서 돈을 쓰고 가는 유럽 관광객이기 때문이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은 그렇게 쉽게 환영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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