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학문•철학/한글

한글은 이러한 동아시아의 흐름 가운데 매우 독창적인 형태로 등장했다. 한글은 기본적으로 한자와 동아시아 전통 사상을 반영한다. 글씨가 사각형의 틀 거리안에서 쓰인 것이나 자음과 모음이 알파벳처럼 나열되지 않고 한자에서 변, 방처럼 붙어 사용되는 것이 한자의 영향이다. 또 모음이 천, 지, 인의 조화를 상징하는것은 동양의 문화적 전통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글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원나라의 파스파 문자 등 소리글의 형태를 취했다는 점에서 한자와 다르다. 발음기관의 모양을 따서 자음을 만든 것도 홍미롭지만 발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글을 누가 창제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실록에 세종이 ‘친제‘ 했다는 말이 나오고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한글 창제는 세종의 개인적 성과, 적어도 세종이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해 이룬 성과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글이 한민족의 언어가 되고 지금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근대 민족주의운동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시경을 중심으로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한글 연구의 기초가 이루어졌고, 조선어학회가 등장하여 오늘날과 같은 한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주시경이 ‘한글‘이라는 명칭을 부여했고,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표기법 등 현재의 여러 용례 사용 등은 조선어학회의 노력의 결과다. 해방 이후에는 이를 계승한 한글학회가 한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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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은 늘 심리적 압박과 고통을 동반한다.

모호한 상실은 개인과 가족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그런 문제들이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결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나 외부의 제약으로 인해 극복과 애도의 전 과정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모호한 상실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생사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에 의해 실체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존재한다고 인지되는 경우이다.

모호한 상실의 두 번째 유형은, 실체는 있지만 심리적으로 부재하는 경우다. 심각한 알츠하이머병, 중독 그리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 구성원을 둔 가족들에게서 나타나는 상실이다.

위에 나타난 모호한 상실의 두 가지 유형 및 그 영향과, 어떻게 사람들이 그러한 상태를 안고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그에 앞서 모호한 상실과 그에 대한 반응들은 반드시 일반적인 상실과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모호한 상실의 두 가지 유형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을 대할 때에는 일반적인 상실, 즉 분명한 상실을 겪은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녀가 집을 떠난 것에 대한 상실감을 줄이려면, 부모들은 그 자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딸이나 아들이 성장하면, 가족사진도 반드시 그 변화를 겪는다. 의존적이었던 자녀는 이제 젊은 어른이니 그에 걸맞게 대해야 한다. 성장한 자녀들과의 관계는 부모가 가족 안에 누가 남고 누가 떠났는지 인식하는, 긴 변화의 시간과 맞닥뜨리는 지속적인 도전의 좋은 예이다. 이것은 특히 자녀들의 진학, 취업, 연애, 결혼, 출산 그리고 결국 자신들을 돌봐줬던 사람들을 그 자신이 돌보아야 할 때와 같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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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문화/인삼

안심은 예로부터 신라인삼, 고려인삼으로 불렸다. 백제 무령왕은 중국 양나라 무제에게, 신라 진평왕은 당나라 고조에게 예물로 보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인삼은 국내에서도 중요한 품목이었고 대외 교역에서는 대표적인 상품이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인삼 교역의 역사는 계속되는데 조선 시대 때는 ‘팔포무역’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북경으로 가는 사신단에게 인삼 여덟 꾸러미를 대해 경비를 충당하고 남는 것은 매매하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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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유적•유물/수월관음도

불화는 불교 미술로, 부처님을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고려 불화는 청자와 더불어 고려 미술의 절정이다. 고려 후기 선종의 영향으로 회화가 발전했고 여러 유명한 승려 화가의 일화가 전해지지만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노영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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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면서 내가 상실하게 된 것이 무엇인지 언제나 의혹을 품었지만, 나를 옭아맬 정도의 침잠된 감정은 아니었다. 적어도 내 직계가족들과 나는 가난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교류가 단절된 경우가 아니었으므로 집안 어른들의 경우와는 다르게 어려움은 덜했다. 그럼에도 작은 동네에서 대도시로 이주한 일은 내게 일어난 몹시 큰 변화였다. 내가 심리적으로 취약했을 때 내 가족들은 ‘곁’에 있었다.

뿌리가 뽑힌 삶 속에 내재된 모호한 상실?불완전하거나 불확실한 상실?을 안고 살아가거나, 심리적으로는 함께 있지만 육체적으로 분리된 채 살아가는 가족들과 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해결되지 않은 슬픔처럼 남겨진 우울한 정서는 후손들의 정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필연적인 상실감까지 더해져 그 자체가 복합적인 성격을 띤다.

나는 어떤 의미에서 ‘가족’이란 단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을 정의하는 내 기준은 엄격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우리가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고 친밀감을 느끼며 위로, 보살핌, 양육, 지원, 지속성 그리고 정서적인 유대관계로 연결된 집단을 의미한다.

심지어 우리 가족 안에서도 ‘누가 가족’인지에 대해서, 그 정의를 칼로 자르듯 명확하게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의 구성 요소라는 것도 상황이 바뀌고 출생과 죽음이 뒤따르면서 가족의 마음속에서 계속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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