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이러한 동아시아의 흐름 가운데 매우 독창적인 형태로 등장했다. 한글은 기본적으로 한자와 동아시아 전통 사상을 반영한다. 글씨가 사각형의 틀 거리안에서 쓰인 것이나 자음과 모음이 알파벳처럼 나열되지 않고 한자에서 변, 방처럼 붙어 사용되는 것이 한자의 영향이다. 또 모음이 천, 지, 인의 조화를 상징하는것은 동양의 문화적 전통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글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원나라의 파스파 문자 등 소리글의 형태를 취했다는 점에서 한자와 다르다. 발음기관의 모양을 따서 자음을 만든 것도 홍미롭지만 발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글을 누가 창제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실록에 세종이 ‘친제‘ 했다는 말이 나오고 여러 정황을 검토한 결과 한글 창제는 세종의 개인적 성과, 적어도 세종이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해 이룬 성과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글이 한민족의 언어가 되고 지금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근대 민족주의운동의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시경을 중심으로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한글 연구의 기초가 이루어졌고, 조선어학회가 등장하여 오늘날과 같은 한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주시경이 ‘한글‘이라는 명칭을 부여했고,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표기법 등 현재의 여러 용례 사용 등은 조선어학회의 노력의 결과다. 해방 이후에는 이를 계승한 한글학회가 한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