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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질문 - 마침내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진 블리스 지음, 강예진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어제 통신 관련 문의사항이 있어 통신사에 전화했다. 예전 같았으면 단순 신호음이 들렸을 것이다. “엄마~ 아빠~” 아이 목소리와 함께 상담원도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빠이니 폭언과 욕설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 멘트가 흘러 나왔다. 참으로 짠했다. 욕설을 퍼붓는 고객이 얼마나 많았으면 그런 멘트가 흘러 나올까. 동시에 다른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상담원들이 얼마나 답답하게 상담을 했으면 고객들이 폭언과 욕설까지 퍼부었을까?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자기 분에 못 이겨 막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도 상품 관련 문의나 여러 이유로 기업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뚝뚝하고 무신경한 말투는 기본이고, 앵무새처럼 “안 된다”는 말만 앞세우기 일쑤였다. 상담원이 그렇게 반응하면 상담원이 아니라 그 기업에 정이 뚝 떨어지고, 다시는 그 기업 제품을 구입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케터의 질문』
이 책은 그런 내게 신선함을 안겨 주었다. 마케팅에 대한 그동안의 관점을 뒤집는다. 모든 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마케팅 관련 책이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 혹은 고객에게 자사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방법이나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방법 등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 책은 완전히 다른 데에 집중한다. 고객을 ‘엄마’라고 생각하라 말한다. 엄마라니 쌩뚱 맞은 발상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내용을 보면 수긍할 만하다.
고객을 엄마라고 생각하라는 말은 엄마에게도 그렇게 할 것인지 물으라는 말이다. 가령 어머니가 상담 전화를 걸었다 치자. 그러면 문제가 생기거나 잘 몰라서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그렇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고객을 어머니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대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고객을 대하고, 고객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변화를 제시한다. 기업이 어떻게 변하고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가장 먼저 인간미를 강조한다. 고객을 보살피는 직원을 보살피라는 것이다. 고객을 가장 가까이 대하는 직원에게 재량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나의 경험으로도 그렇고, 상담 직원들은 아무 권한이 없다. 그저 매뉴얼대로 고객을 응대할 권한밖에 없다. 그러니 안 된다는 말이나 죄송하다는 말밖에 하지 않는 것이다.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제안이다.
앞서 말했듯이 다른 책들은 고객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고객의 심리를 파고들어 상품과 기업 이미지를 고객의 머리속에 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고객의 마음을 어루만지라 말한다. 고객이 어떨 때 화를 내고, 어떨지 감동하는지 파악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고객 친화적이다. ‘불황에도 10배 이상 성장하는 32개 기업의 성공 사례 분석’이라는 카피가 수긍이 간다. 정말 이 책대로만 한다면, 많은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카피대로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이야 말로 가장 확실하고 유용한 마케팅법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