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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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맞는 벗들과 다산의 집에 자주 모였으므로 모임의 이름은 자연스레 ‘죽란시사‘가 되었다. 풍류를 즐기는 데 누구보다 섬세하고 창의적인 다산이었기에 생각해낼 수 있었던 모임이 아닐까 싶다. 처서 무렵이면 이른 새벽 서쪽 연못에 조각배를 띄우고 ‘연꽃이 피는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았던 사람, 친구에게 자고 가라 권한 다음 국화 앞에 촛불을 켜두고서 꽃 그림자가 빈 벽에 너울거리며 만들어내는 수묵화를 보여주었던 사람. 풍류란 한자 그대로, 계절에 따라 바뀌는 바람의 흐름을 느낄 줄 아는 것일 텐데 다산과 그의 벗들은 풍류를 구체적인 삶으로 살아낸 사람들이었으리라.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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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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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봄한담‘ 편을 듣다가 다산 정약용이 만든 문예 모임 ‘죽란시사‘
의 규약을 알게 되었을 때, 자목련 모임을 떠올리며 얼마나반가웠는지.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한여름에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인다.
가을이 되면 서쪽 연못에 연꽃을 구경하러 한 번 모인다.
국화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겨울이 되어 큰 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인다.
세모에 화분에 심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 한 번 모인다.
모일 때마다 술과 안주, 붓과 벼루를 준비하여술 마시며 시 읊는 데에 이바지한다.
-<죽란시사첩서竹欄詩社帖序)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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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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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다음에 오는 우수는 이름 그대로 눈이 녹아 비가 되어 내린다는 절기. 봄을 부르는 비가 내리면 농부들은본격적인 한 해 농사 준비에 들어간다. 예로부터 ‘봄비는비, 여름비는 잠비, 가을비는 떡비, 겨울비는 술비‘라고 불렀다. 봄비에는 부지런히 농사일을 해야 하지만 여름에는 비가오면 일을 쉬면서 낮잠을 자고, 가을에는 비가 내리면 햅쌀로떡을 해먹고, 겨울에 찬비 내리면 아랫목에 앉아 술 마시며논다는 의미. 계절마다 비에 따른 제철 숙제가 있었다는 얘기같아 반가워지는 대목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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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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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란 말이 무색하게 폭설이 찾아올 때도 있고 아침기온이 뚝 떨어질 때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동지 이후로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 해가 지구를 천천히 데우고 있다는 사실.
말하자면 지구는 너무 커다란 집이라 데우는 데 시간이 걸릴뿐, 기다리면 바닥부터 서서히 따뜻해지리란 걸 안다. 동지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나 이제 막 땅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옛사람들이 연중 가장 긴 밤을 지나 낮이 다시금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하늘의 봄‘이라 부르고, 그 후 햇볕이 땅에 차곡차곡 쌓인 다음 찾아오는 입춘을 ‘땅의 봄‘이라 부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 번의 입절기는 이처럼 땅에 번지기 시작한 새로운 계절의 기운(氣)을 가리킨다. 녹지 않은 눈 아래를 살살헤쳐 보았을 때 빼꼼히 머리 내민 새싹처럼, 눈에 띄지 않을뿐 봄기운은 이미 곳곳에서 일어서고立) 있을 것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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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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