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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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어떤 걸 쓰셨는데요?"
도선은 천천히 예전 시나리오를 복기했다.
...
"예전에는...... 그 당시 제 나이 또래의 어린 친구들이 분투하는 이야기를 썼어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이야기. 어떻게든 사회라는 궤도 안에 들어가려고, 자신들이 생각하는른의 모습이 되려고 치열하게 사는 이야기. 그러다가 깨지고 흩어지는 이야기요."
"오, 저 같은 사람들 얘기네요. 그래서 결국 주인공들이 궤도안에 들어가나요?"
"아니요. 원하던 위치에 딱 들어가진 못해요. 그런데 본인들도모르는 사이에 어떤 궤도를 만들긴 했어요. 되게 독자적인 궤도요."
아. 남자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선은 왠지 민망해져서 덧붙였다.
"뻔하죠 뭐. 뻔하지만 그래도 낙관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나봐요."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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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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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 공간을 믿는 순간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됩니다.
텅 빈 공간에서 기도를 하는 순간,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알게 되고 자신도 몰랐던 스스로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죠. 그렇게 발견한 새로운 자아가 한 번도 내디뎌본 적 없는 세계로 자신을 이끌면 그때부터는 무엇이든 가능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세계에든 속할 수 있고 어떤세계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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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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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수 씨는 말했다. 적어도 여기에선 오래전에 정착된 것을 제멋대로 바꾸려고 하거나 지적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작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를 입맛대로 바꿀 생각을 하면 더작고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바뀌게 된다고. 없어지게 된다고. 그러니 너도 조심하라고. 그때 두수 씨의 표정은 단호하지도 무서워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약간 슬퍼 보였던 것 같다. 그러나 두수 씨의 표정은 늘 약간씩 슬퍼 보였고 그때의 슬픈 표정도 아마 너무 피곤해서 그렇게 보였던 거라고 양우는 생각했다.
지금도 그랬다. 양우를 보지 않고 푸르게 밝아지는 먼 곳만 바라보는 두수 씨의 얼굴은 슬픈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 기사가 요란하게 가래를 뱉으면서 버스에 올랐다. 어느새 반장은 작업장 밖까지 나와 양우를 부르고 있었다. 그 소리에 먼 곳을 바라보던 두수 씨가 정신을 차리고 양우에게 손짓했다. 가, 들어가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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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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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수 씨는 말했다. 적어도 여기에선 오래전에 정착된 것을 제멋대로 바꾸려고 하거나 지적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작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를 입맛대로 바꿀 생각을 하면 더작고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바뀌게 된다고. 없어지게 된다고. 그러니 너도 조심하라고. 그때 두수 씨의 표정은 단호하지도 무서워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약간 슬퍼 보였던 것 같다. 그러나 두수 씨의 표정은 늘 약간씩 슬퍼 보였고 그때의 슬픈 표정도 아마 너무 피곤해서 그렇게 보였던 거라고 양우는 생각했다.
지금도 그랬다. 양우를 보지 않고 푸르게 밝아지는 먼 곳만 바라보는 두수 씨의 얼굴은 슬픈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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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희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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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는 참았던 눈물이 다시 터질 것만 같아 바로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안 된다. 공장에서 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양우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공장에 온 첫날 양우가 혼자 탕비실에 남아 울지만 않았어도 자판기 뒤에서 양우를비웃던 사람들은 양우의 둘도 없는 동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양우는 눈물을 참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가늘게 떨리는 형광등을 쳐다보며 숨을 세 번 들이마시고 일곱 번에 나누어 뱉었다. 눈가에 고인 눈물 너머로 형광등 빛이 어룽거렸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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