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매니저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걸 알아. 너는 파트타임으로 조금만, 책임 없이 편하게 일하고 싶어하잖아. 뭐, 나라고힘들게 많이 일하고 싶은 건 아냐. 다만 이렇게 계속 바닥에 있고싶지 않아. 더 올라가고 싶어. 너처럼 올라간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보다 그 위치를 누리는 사람이 더 많아. 우리 매니저 아니시만 해도 직원 관리한답시고 매장을 어슬렁거리기만 하고 하는일도 없어. 그게 그 사람 직업이야. 선반 채우는 거 같은 잡다한일은 안 해도 된다고. 하기 싫은 일, 귀찮은 일은 아래 애들 시키면 돼. 위로 더 올라가면 이제 어슬렁거릴 필요조차 없지. 편한 의자에 앉아 좋은 뷰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종종거리면서 만들어온서류 슥 보고 사인만 하면 되니까. 그러면서 돈은 점점 더 많이 받아가고. 그게 계층이라는 거야.‘ - P51
"참나, 이제는 쌀먹도 서울대 나와야 할 수 있는 세상이네."빼앗긴 가난에 이어 빼앗긴 쌀먹이라며 인터넷이 떠들썩할 때,김남우는 모니터를 끄고 누워 눈을 감았다. 역시 그럴 리가 없었다. 대기업이 쌀먹 따위를 고용하는 만화 같은 일, 소설 같은 일,그런 일은 현실에 일어나지 않는다. - P37
김영하의 소설이나 에세이는 좋아하는 글도 있지만,
그저 그렇다고 생각한 글도 많은데,
그런데도 거의 다 읽은 듯 하다.
에세이를 읽으면
그 작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어 좋다.
얼마전 책장에
있는지도 몰랐던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책 내용이 새롭게 다가왔다.
글은 솔직해질 용기가 있는 자만이 쓸 수 있겠구나 싶다.
20250510
p.s : 오랜만에 미용실에서 책을 읽다.
문학동네 대상 수상작인데, 제목도 살짝 웃겨서 구입했다.
이런 내용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버스 사고와 남은 사람들...
어김없이 세월호가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와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기억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기억하고 얘기하고 연대하여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50503
p.s: 긴 연휴의 시작. 비 오지만 도서관에서 책 읽는 거 참 좋다.
엄기호 책은 꽤 읽었는데,
이 책은 괜히 손이 가지 않아서
(제목이 단속이라니...쩝 듣기만 해도 답답하다)
10년 정도 가지고 있다가
올해 2월에 짬이 나서 읽다가
또 멈추고...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엄기호의 글은 사유하게 만들고,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성찰하게 만든다.
그런데, 막 잘 읽히지는 않아서
손이 선뜻 가지는 않네...
나도 점점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있는 것 같다. 큰일이야...ㅠㅠ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