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어떤 걸 쓰셨는데요?"
도선은 천천히 예전 시나리오를 복기했다.
...
"예전에는...... 그 당시 제 나이 또래의 어린 친구들이 분투하는 이야기를 썼어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이야기. 어떻게든 사회라는 궤도 안에 들어가려고, 자신들이 생각하는른의 모습이 되려고 치열하게 사는 이야기. 그러다가 깨지고 흩어지는 이야기요."
"오, 저 같은 사람들 얘기네요. 그래서 결국 주인공들이 궤도안에 들어가나요?"
"아니요. 원하던 위치에 딱 들어가진 못해요. 그런데 본인들도모르는 사이에 어떤 궤도를 만들긴 했어요. 되게 독자적인 궤도요."
아. 남자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선은 왠지 민망해져서 덧붙였다.
"뻔하죠 뭐. 뻔하지만 그래도 낙관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나봐요." - P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