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사이좋게 잘 놀다와!"친구의 어머니께 그런 말, ‘사이좋게 잘 놀아라‘라는말을 들으니 갑자기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아서 친구 어머니의 따뜻한음성을 마음속 깊은 곳에 소중히 품고 자꾸만 곱씹게되었다. - P57
예진이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다. 예진이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은 누구라도 같은 말을 할 거였다. 언제나 말을 예쁘게, 기분 좋게 하는 사람. 그래서 만나면나까지 덩달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 만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 바르고 또 밝은 사람. 인간 비타민. - P48
"미쳤어. 말도 안 돼. 내년이면 15년이라는 거야?""그런 건가? 왜 이렇게 나이를 빨리 먹었지? 미쳤나봐.‘우린 둘 다 ‘미쳤다‘는 말을 했지만 뭐가 미쳤는지주어가 없었다. 사실 미친 건 아무것도 없었고 다만 시간이 정직하고 착실하게 흘렀을 뿐이었다. - P40
그러나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지금까지 잠자코 들어주셨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런 믿음 또한 모순이겠지. 그러니 조금다르게 말해볼게.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이야기를 알고 나서혹시라도 오언을 이해하게 되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내가 나를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고. 그래서 나는 가장 중요한 물음을 처음부터 건네지 않고 내내 외면했다고. - P287
"신이라는 건 있잖아. 그냥 하나의 오래된 질문이라고 생각해."경전을 읽고 기도하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가 신을 응답의존재로 간주하며 신이 대답을, 특히 그중에서도 축복에 가까운 무언가를 내려주지 않으면 멋대로 증오하거나 부정하기 일쑤인데 질문이라니. 그건 좀 사고의 전환 같았어. - P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