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주인이 우리를 배웅하며 말했다.
"15년 뒤에 또 놀러 오시길요."
"좋아요! 우리도 부디 그럴 수 있길 바라요!"
뜻밖의 선물 같은 인사를 받아 기뻤다.
"저 말 너무 좋지 않아?"
"응. 나 좀 감동했어."
"뭐랄까, 우리가 15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을 경험하면서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데, 또 앞으로의 15년도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해주는 것 같아.
15년 동안 잘 살아왔고, 수고했고, 앞으로의 15년도 기대하라고."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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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는 마치 기억의 외장하드 같다. 분명 내게일어났던 일이지만 자주 꺼내지 않아 그곳에 있었는지도 잊은 일들을 친구의 입에서 들을 때, 왜인지 부끄러우면서도 든든하다. 내가 잊어도 예진이가 알고 있겠구나. 나의 일부분을 이 친구가 지켜주고 있겠구나,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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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전거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라이딩을 다니는 건 아니지만 ‘이동 수단으로서의 자전거‘를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도 동네 카페, 마트, 요가원 등 가까운 거리를 오갈 때는 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어릴 때도 새벽에 늘 혼자 자전거를 타고 목욕탕에 다니곤 했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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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알림에 떴길래, 


'앗, 구병모 신작 나왔네!'하는 


마음에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제목 '절창'이 명창을 의미하는 줄 알고


소리꾼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나 첫 장면부터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보면서


앗차~ 이거 구병모 소설이었지 했다. 


오언과 아가씨, 선생님과 기타 선생님. 


그들 사이의 감정의 요동침은 읽는 내내


불편하고 마음이 아팠다. 


또한, 처음 여자애가 오언에게서 본 건 무엇일까?


마지막 선택과 남긴 말을 무엇일까?


독서 입주 가정 교사의 행보와 


기타 선생님과 오언의 관계...


짐작은 가지만 또한 해석의 여지가 많아서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뭔가 토론이 하고 싶어진다. 


찝찝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할 얘기가 많아지는 책은 좋은 책이겠지?


20251016


p.s :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인물들의 감정 때문에 가슴 한 편이 저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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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설이 내 마음속에 남긴 무언가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절대 잊히지 않는다. 그건 정말이지 ‘무언가‘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하나의소설을 읽고 났을 때 각자의 마음속에 서로 다른 형태로 남는 고유한 자국이다. 소설마다 다르고 또 그 소설을 읽는 사람 각각이 다른, 두 지문의 결합같이 복잡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지닌 자국.
나는 ‘칼을 든 노파‘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내 마음속에 남아 있던, ‘무언가‘ 새겨져 있던 자국이 떠올랐다.
"혹시 구병모 작가님 말하는 거야?"
"맞는 것 같아!"
세상에. 한국에서도 만나면 너무나 반가운 한국문학의 독자를 핀란드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생각하지못했다.
"세상에, 그 소설 좋잖아."
평소라면, 한국이었다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텐데,
나는 주책맞게 휴대폰을 열었다.
"그 작가님이랑 나랑 인스타그램 친구야. 볼래?"
유명 인사와의 친분을 자랑하는 속물이 된 것 같아말하면서도 스스로가 너무 웃겼지만 그래도 왠지 그 행동을 멈출 수 없었다. 티나와 내가 비록 처음 만난 사이지만 실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다고, 우리가 책과 소설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어필하고 싶었다. 동시에 그 순간만큼은 내가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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