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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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란 말이 무색하게 폭설이 찾아올 때도 있고 아침기온이 뚝 떨어질 때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동지 이후로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 해가 지구를 천천히 데우고 있다는 사실.
말하자면 지구는 너무 커다란 집이라 데우는 데 시간이 걸릴뿐, 기다리면 바닥부터 서서히 따뜻해지리란 걸 안다. 동지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나 이제 막 땅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옛사람들이 연중 가장 긴 밤을 지나 낮이 다시금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하늘의 봄‘이라 부르고, 그 후 햇볕이 땅에 차곡차곡 쌓인 다음 찾아오는 입춘을 ‘땅의 봄‘이라 부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 번의 입절기는 이처럼 땅에 번지기 시작한 새로운 계절의 기운(氣)을 가리킨다. 녹지 않은 눈 아래를 살살헤쳐 보았을 때 빼꼼히 머리 내민 새싹처럼, 눈에 띄지 않을뿐 봄기운은 이미 곳곳에서 일어서고立) 있을 것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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